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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錄/벽암록

벽암록 96칙 頌 評唱 ③

【評 唱】

목불부도화木佛不渡火 “나무부처는 불을 건너지 못하니

상사파조타常思破竈墮 항상 파조타가 생각나네.”라고

차일구역송료此一句亦頌了 한 구절로 역시 송을 끝냈다.

 

설두인차목불부도화雪竇因此木佛不渡火 설두는 “나무부처는 불을 건너지 못한다.”함으로

상사파조타常思破灶墮 “항상 파조타가 생각난다.” 하였다.

 

숭산파조타화상嵩山破灶墮和尚 불칭성자不稱姓字 언행파측言行叵測

숭산嵩山의 파조타화상은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으며 언행도 알 수 없었다.

 

은거숭산隱居嵩山 일일령도一日領徒 입산오간入山塢間

숭산에 은거하다가 하루는 제자를 거느리고 산간 마을로 들어갔다.

 

유묘심령有廟甚靈 그 마을엔 매우 영험스러운 사당이 있었는데

전중유안일조殿中唯安一灶 사당 안에는 유일하게 솥 하나가 안치되어 있을 뿐이었다.

 

원근제사불철遠近祭祀不輟 원근을 막론하고 여러 사람들이 계속 제사를 올리느라

팽살물명심다烹殺物命甚多 짐승을 죽이고 삶는 일이 매우 많았다.

 

사입묘중師入廟中 이주장고조삼하운以拄杖敲竈三下云

파조타화상이 사당 안에 들어가 주장자로 솥을 세 차례 치면서 말하였다.

 

돌여본전토합성咄汝本塼土合成 “쯧쯧! 그대는 본래 질그릇 흙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령종하래靈從何來 신령함이 어디로부터 오겠으며

성종하기聖從何起 성스러움이 어디에서 일어난다고

임마팽살물명恁麼烹殺物命 이처럼 짐승의 생명을 삶아 죽이느냐.”

 

우내격삼하又乃擊三下 말을 마치고 또다시 세 차례를 쳤다.

조내자경파타락竈乃自傾破墮落 그러자 솥이 저절로 기울어지면서 깨져버렸다.

 

수유須臾 유일인有一人 청의아관青衣峨冠 조금 후 깨진 솥에서 푸른 옷에 높은 관을 쓴 사람이

홀연립사전설배왈忽然立師前設拜曰 갑자기 나오더니 화상 앞에 서서 절을 한 후 말하였다.

 

아내조신我乃竈神 “저는 부엌신입니다.

구수업보久受業報 오랫동안 업보를 받아오다가

금일몽사설무생법今日蒙師說無生法 오늘에야 스님의 無生法忍의 설법으로

 

이탈차처已脫此處 생재천중生在天中 특래치사特來致謝

이곳을 벗어나 하늘나라에 태어났기에 일부러 찾아와 감사드립니다.”

 

사왈師曰 스님이 말하였다.

여본유지성汝本有之性 “그대에게 본래 있던 성품이지

비오강언非吾強言 내가 억지로 한 말은 아니다.”

 

신재배이몰神再拜而沒 그 신은 두 번 절을 한 후 사라져버렸다.

시자왈侍者曰 이에 시자가 물었다.

 

모갑등某甲等 구참시화상久參侍和尚 미몽지시未蒙指示

“저희들은 오랫동안 스님을 모셨지만 아직껏 가르침을 받지 못하였는데

 

조신득하경지竈神得何徑旨 편내생천便乃生天

부엌신은 왜 대뜸 깨달음을 얻어 바로 하늘나라에 태어났습니까?”

 

사왈師曰 화상이 말했다.

아지향이도我只向伊道 “나는 그에게 다만 이렇게 말했을 뿐이다.”

 

여본전토합성汝本塼土合成 ‘너는 본래 질그릇 흙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령종하래靈從何來 신령함이 어디로부터 오겠으며

성종하기聖從何起 성스러움이 어디로부터 일어나느냐’

 

시승侍僧 구무대俱無對 시자와 스님 모두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사운師云 회마會麼 화상이 말했다. “알겠느냐?”

승운僧云 불회不會 “모르겠습니다.”

 

사운師云 례배착禮拜著 “(법문을 청하려거든) 절을 올려봐라.”

승례배僧禮拜 스님 둘이 절을 했다.

 

사운師云 화상이 말하였다.

파야파야破也破也 타야타야墮也墮也 “깨지고 깨졌으며 떨어지고 떨어졌다.”

시자홀연대오侍者忽然大悟 이에 시자는 홀연히 크게 깨쳤다.

 

후유승後有僧 그 뒤 어떤 스님이

거사안국사舉似安國師 사탄운師歎云 이를 안국사에게 말씀드리자 국사는 탄식하며 말하였다.

차자此子 회진물아일여會盡物我一如 “이 사람은 物我가 하나[一如]임을 몽땅 알았구나.”

 

조신오차즉고시灶神悟此則故是 부엌신이 이를 깨달았던 것은 그렇다 치고

기승其僧 내오온성신乃五蘊成身 그 승과 시자는 오온五蘊의 몸이 그대로 있는데도

 

역운亦云 파야타야破也墮也 이구개오二俱開悟

“깨치고 떨어졌다”는 말에 부엌신과 시자가 모두가 깨침을 얻었다.

 

차사대오온且四大五蘊 여전와니토與塼瓦泥土 시동시별是同是別

자, 그렇다면 四大五蘊과 질그릇·진흙이 같은 것일까, 다른 것일까?

 

기시여차既是如此 설두위십마도雪竇為什麼道

이미 이와 같다면 설두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말했을까?

 

장자홀격착杖子忽擊著 방지고부아方知辜負我

“주장자를 홀연히 내려치니 나를 저버렸다는 걸 알았네.”

 

인심각성개고부거因甚卻成箇辜負去 무엇 때문에 나를 배반했는가.

지시미득주장자재只是未得拄杖子在 이는 아직 주장자(본래 면목)를 얻지 못한 때문이다.

 

차도설두송목불부도화且道雪竇頌木佛不渡火

말해보라, 설두는 “나무부처는 불을 건너지 못한다.”는 공안을 노래하면서

 

위십마각인파조타공안為什麼卻引破灶墮公案 무엇 때문에 파조타의 공안을 인용했을까?

로승직절여이설老僧直截與爾說 노승(원오)은 단도직입적으로 그대들에게 말하노라.

 

타의지시절득실他意只是絕得失 정진의상情塵意想

저 설두의 뜻은 그대들이 얻고 잃는 마음. 情塵(번뇌망상) 意想(분별심)등을 끊어버려

 

정라라지淨裸裸地 티끌 한 점 없도록 해서

자연견타친절처야自然見他親切處也

자연 파조타하상이 친절히 가르쳐 보인 곳을 몸소 알게 한 것이다.

 

 

►파측叵測 헤아릴 수 없다. 가히 추측하지 못함. ‘叵’ ~할 수 없다.

►산오간山塢間 산간의 부락

►전토塼土 기와와 흙.

 

►무생법無生法 무생인無生忍, 無生法忍. 불생불멸의 진리.

위관제법무생무멸지리이체인지謂觀諸法無生無滅之理而諦認之

이르자면 제법의 무생무멸의 이치를 관하여 그것을 체인諦認(자세하게 분변하고 인식함)하고

안주차부동심安住且不動心 안주하면서 또 마음을 움직이지 않음.

 

<대지도론大智度論>50

무생법인자無生法忍者 무생법인이란 것은

어무생멸제법실상중於無生滅諸法實相中 생멸이 없는 제법의 실상 중에서

신수통달信受通達 신수信受하여 통달하고

무애불퇴無礙不退 무애하면서 불퇴하나니

시명무생인是名無生忍 이 이름이 무생인無生忍이다.

 

<선림소어고증禪林疏語考證>3 무생법인無生法忍

릉엄운棱嚴云 무생법인無生法忍 릉엄에 이르되 무생법인無生法忍.

(주註)

진여실상명무생법인眞如實相名無生法忍 무루진지명지위인無漏眞知名之爲忍

진여의 실상을 무생법인이라고 이름하며 無漏의 眞知를 이름하여 忍이라 한다.

 

득차지시인가인지법무생리得此智時忍可印持法無生理

이 智를 얻을 때 법의 무생의 이치를 인가인지忍可印持하므로

 

결정불류決定不謬 경지상명명무생인境智相冥名無生忍

결정코 어긋나지 않아 境智가 상명相冥함을 이름이 無生忍이다.

 

유가론운瑜伽論云 하명인何名忍 유가론에 이르되 어찌하여 이름이 인忍인가?

자무분발自無憤勃 스스로 분발憤勃(분을 발끈 냄)함이 없어

불보타원不報他怨 고명인故名忍 남에게 원한을 갚지 않으므로 고로 이름이 忍이다.

 

<무문도찬어록無文道燦語錄> 원소상당元宵上堂 원소元宵(대보름날 밤)에 상당.

연등여래작야재선법당상燃燈如來昨夜在善法堂上 연등여래가 어젯밤에 善法堂上에 있으면서

 

여풍백우사삼전법륜설등명불사與風伯雨師三轉法輪說燈明佛事

풍백우사에게 삼전법륜하여 등명불사를 설해 주매

 

석가로자불기우좌증무생법인釋迦老子不起于座證無生法忍

석가노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無生法忍을 증득하고

 

면수기별面授記莂 기별을 面授(대면하여 받음)했다.

제인장련상상폐미합안諸人長連床上閉眉合眼 제인은 장련상상에서 눈썹을 닫고 눈을 감았거늘

우하증몽견래又何曾夢見來 또 어찌 일찍이 꿈에라도 보았겠는가.

 

►경지徑旨 경절직시徑截直示. 단도직입적이고 분명한 가르침.

►안국사安國師 숭산의 혜안국사慧安國師(582-709)

►물아일여物我一如 만물과 내가 하나가 된 경지

/2014-10-14 07: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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