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4권 1-1

空空 2024. 1. 22. 19:28

매월당 시집 제4권 1-1

1 몽夢 꿈

 

1 몽중작夢中作 꿈속에 짓다

 

일간모옥우소소一間茅屋雨蕭蕭 한 칸[間] 모옥茅屋에 비가 우수수 내리는데

춘반여추의적료春半如秋意寂寥 봄이 반이나 지났건만 가을처럼 마음이 적적하다.

속객불래산조어俗客不來山鳥語 속객俗客은 오지 아니하고 산새만 지저귀는데

개중청미천수묘箇中清味倩誰描 그 속의 청미淸味를 누구에게 부탁하여 묘사하리.

 

 

비몽사몽간에 짓다

 

한 칸짜리 초가집에 쏴쏴 비가내리니

무르익은 봄인데도 가을처럼 적적하고 쓸쓸해지네.

속세손님은 찾아오지 않는 산에 새들만 지저귀는데

이렇게 맑게 세상사는 재미를 어떤 분이 묘사할 수 있나.

 

 

►소소蕭蕭 (바람이나 빗소리) 쏴쏴, 휙휙.

►적료寂廖 적요寂寥의 원말. 적적하고 쓸쓸함

►낱 개箇 낱낱. 개. 이것, 저것. 어떤. 무슨.

►‘예쁠 천, 사위 청倩’ 남자의 미칭美稱. 예쁘다. 빠르다

 

 

●몽중작夢中作 꿈속에서 지은 시/세종대왕世宗大王

 

우요교야민심락雨饒郊野民心樂 풍요로운 비, 들에 가득하고 백성들 마음 즐거워

일영경도희기신日暎京都喜氣新 서울에 상서로운 햇빛 비치니 기쁜 일이로다.

다황수운유적루多黃雖云由積累 비록 창황한 일들이 쌓여있다 하지만

지위오군신궐신只爲吾君愼厥身 나라에 밝은 정치 있어야 하리.

 

 

●몽중작夢中作 꿈속에서/정양정鄭楊貞(1541-1620)

 

채분일석격풍진釵分一夕隔風塵 한 저녁 두 갈래로 나뉘어 살아가니

수루행망석로신垂淚行忙石路新 눈물로 가도 가도 돌길이 새롭구나

천외옥루류후약天外玉樓留後約 하늘 밖 누각에서 훗날을 기약하니

은근래방무릉춘慇懃來訪武陵春 은근히 무릉 봄을 찾아온 기분일세.

 

정양정鄭楊貞은 임당林塘 정유길鄭惟吉(1515_1588)의 딸이며

문양文陽 유자신柳自新(1541-1612)의 아내인데

<시화휘성詩話彙成>에는 봉래부인蓬萊夫人 정씨鄭氏로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