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4권 3-3
매월당 시집 제4권 3-3
3 우설雨雪 비와 눈
3 홍쇄우제虹鎖雨霽 무지개 사라지고 비도 갰다
만래우신제晚來雨新霽 느지막이 비 새로 개고
채홍소천구彩虹銷天衢 채색 무지개 하늘 길에 사라졌네.
하채전공벽霞彩展空碧 노을 채색 공중에 펴 푸르렀는데
산광여화도山光如畫圖 산 빛은 그림같이 아롱졌네.
신량입정수新凉入庭樹 새 서늘한 기운 뜰 나무에 들고
미풍감아주微風撼我幮 약한 바람 내 방장房帳을 흔들어대네
면피당하란眄彼堂下蘭 저 당堂 아래의 난초를 보니
분피형극간紛披荆棘間 가시덤불 사이에 어지럽게 헤치고 나와
형향태복복馨香愈馥馥 고운 향기 더욱 향기롭구나.
원금시일탄援琴時一彈 거문고 당기어 때로 한번 타보니
차차세험희嗟嗟世險巇 슬프구나, 세상의 험악한 것이여!
묵묵정선환嘿嘿情鮮歡 잠잠한 情 기쁨이 적었는지라
입문부자료入門不自聊 문에 들어와도 스스로 어쩔 수 없고
출문수여관出門誰與寬 문에 나가서도 누구와 열어 놓고 지내리.
호가부오호浩歌復嗚呼 호탕하게 노래하다가 다시 탄식하는데
결월승운단缺月昇雲端 이지러진 달 구름 가에 올라오누나.
►채홍彩虹 무지개.
►하채霞彩 노을의 아름다운 색채色彩.
●악양만경岳陽晩景 악양루의 저녁 풍경/장균張均(691-760)
만경한아집晩景寒鴉集 까마귀 모여 있는 저녁 경치 속에
추풍여안귀秋風旅雁歸 가을바람에 기러기들 돌아온다
수광부일거水光浮日去 물은 수면에 비친 햇빛에 반짝이며 흘러가고
하채영강비霞彩映江飛 저녁놀은 강에 비치며 날아간다
주백로화토洲白蘆花吐 강가 모래섬엔 하얀 갈대꽃 날리고
원홍시엽희園紅柿葉稀 정원의 붉은 감나무엔 잎이 몇 개 안 남았다
장사비습지長沙卑濕地 여기 장사는 땅이 낮고 습기가 많아
구월미성의九月未成衣 늦은 가을 9월인데도 아직 겨울옷을 만들지 못하였다
►‘흔들 감撼’ 흔들다. 흔들리다. 움직이다
►‘휘장 주幮’
►‘곁눈질할 면(묜)眄’ 곁눈질하다. 돌보다
►분피紛披 꽃이 만발滿發함. 흩어져 어지러움.
‘어지러울 분紛’ 어지럽다. 번잡煩雜하다. 번거롭다. 엉클어지다
‘헤칠 피披’ 헤치다, 펴다. (끈을)풀다. 열다, 개척開拓하다
►형향馨香 꽃다운 향기香氣. 향내.
‘꽃다울 형馨’ 꽃답다. 향기香氣롭다. 향내나다
►복복馥馥=복욱馥郁. 풍기는 향기香氣가 그윽함.
‘향기 복, 화살 꽂히는 소리 벽馥’ 향기香氣. 향기香氣롭다
●산거모춘즉사山居暮春卽事 산에 살면서 늦은 봄날에
/원감국사圓鑑國師(원감충지圓鑑沖止(1226-1292)
절속삼춘모節屬三春暮 석 달 봄이 끝나갈 무렵
풍화물색제風和物色齊 바람도 溫和하고 萬物도 모두 푸르네.
조앵초출곡早鶯初出谷 때 이른 앵무鸚鵡 새 처음으로 골짜기에 나오고
신연이함니新燕已銜泥 새로 온 제비는 이미 진흙을 입에 물었네.
운멱산병암雲羃山屛暗 구름 덮이자 屛風같은 山 어두워지고
연롱수악저煙籠樹幄低 안개 둘러싸니 나무들이 휘장揮帳처럼 늘어졌구나.
암화홍복복巖華紅馥馥 바위틈에 핀 붉은 꽃은 香氣 더욱 짙고
정초벽처처庭草碧萋萋 마당에 난 푸른 풀은 무성하고 무성하구나.
우헐구호부雨歇鳩呼婦 비 그치자 비둘기는 짝을 부르고
림심록양미林深鹿養麛 깊은 숲엔 사슴이 새끼를 기르는 모습
수여료산보睡餘聊散步 한잠 자고 나서 散步를 하였더니
일재소창서日在小窓西 해는 벌써 작은 窓門 西쪽에 있네.
►차차嗟嗟 ‘탄식할 차嗟’
차차신공嗟嗟臣工 아, 모든 중신과 백관들이여!
경이재공敬爾在公 그대들 맡은 일을 다 하여라
왕리이성王釐爾成 임금께서 그대들이 해야 할 법을 내려 주셨으니
내자내여來咨來茹 와서 의논하고 와서 도모하여라
차차보개嗟嗟保介 아, 권농관들이여(保介 농사를 장려하는 관리)
유막지춘維莫之春 지금은 늦은 봄인데
역우하구亦又何求 또 무엇을 구하는가?
여하신여如何新畬 새로 일군 밭은 어떠하냐?/<詩經 周頌>
►‘험준할 희巇’ 험준險峻하다. 틈, 틈새. 빈틈
►묵묵嘿嘿 간사하거나 교활하게 웃는 모양. 헤헤(웃는 소리)
‘고요할 묵嘿(=묵默, 黙)’ 고요하다. 말을 아니 하다. 입 다물다
►오호嗚呼 슬플 때나 歎息할 때 ‘아, 어허’ 等의 뜻으로 내는 소리. ‘슬플 오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