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록 7칙 頌 評唱
【評 唱】
설두시작가雪竇是作家 설두스님은 작가作家이다.
어고인난교난작於古人難咬難嚼 난투난견難透難見 절각효와처節角淆訛處
씹기 어렵고 투철히 알아차리기 어려운 마디마디 뒤얽힌 옛사람의 말씀을
송출교인견頌出教人見 부방기특不妨奇特
송頌하여 사람들에게 이를 알아차리도록 해주었으니 참으로 기특한 일이다.
설두식득법안관려자雪竇識得法眼關棙子
설두스님은 법안스님의 요점[關棙子 문빗장]을 알았으며
우지혜초락처又知慧超落處 혜초慧超스님의 핵심을 알았다.
갱공후인향법안언구하更恐後人向法眼言句下 착작해회錯作解會 소이송출所以頌出
그는 또한 후인이 법안스님의 말을 잘못 알까 염려하였기에 송을 한 것이다.
저승여차문這僧如此問 이 스님은 이렇게 묻고
법안여시답法眼如是答 편시便是 법안스님도 이처럼 대답한 것을 송한 것이 바로
강국춘풍취불기江國春風吹不起 “강남의 나라에 봄바람 불지 않는데
자고제재심화리鷓鴣啼在深花裏 두견새는 꽃 속 깊은 곳에서 지저귄다”이다.
차량구지시일구此兩句只是一句 이 두 구절은 같은 이야기이다.
차도설두의재십마처且道雪竇意在什麼處 말해보아라, 설두스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
강서강남다작량반해회도江西江南多作兩般解會道
강서·강남 지방에서 흔히들 이를 두 가지로 이해하여
강국춘풍취불기江國春風吹不起 “강남의 나라에는 봄바람 불지 않는다”는 구절은
용송여시혜초用頌汝是慧超 “네가 혜초”라는 말에 대한 송으로서
지저개소식只這箇消息 이 소식은 가령
직요강국춘풍야취불기直饒江國春風也吹不起
강남의 나라에는 봄바람마저도 불지 않는다는 뜻을 노래한 것이라 한다.
자고제재심화리鷓鴣啼在深花裏
“두견새는 꽃 속 깊은 곳에서 지저귄다”는 구절을 놓고는
용송제방상량저화用頌諸方商量這話 호호지浩浩地
여러 총림에서 이러쿵저러쿵하는 말들이 끝없이 많아
사자고제재심화리상사似鷓鴣啼在深花裏相似
마치 두견새가 꽃 속 깊은 곳에서 지저귀는 것을 송한 것처럼 생각하나
유십마교섭有什麼交涉 이와는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수부지殊不知 설두저량구雪竇這兩句
이는 설두스님의 두 구절이 같은 이야기라는 것을 모른 것이다.
지시일구只是一句 요득무봉무하要得無縫無罅 명명향여도明明向汝道
참으로 꿰맨 흔적이나 틈이 없이 분명히 그대에게 이르노니
언야단어야단言也端語也端 개천개지蓋天蓋地
한 마디 한 마디 모두 도의 실마리이어서 하늘과 땅을 덮는다.
타문여하시불他問如何是佛 그가 “무엇이 부처입니까?”하고 묻자
법안운法眼云 여시혜초汝是慧超 법안스님은 “네가 혜초”라 하였으며
설두도雪竇道 설두스님은
강국춘풍취불기江國春風吹不起 “강남의 나라에 봄바람 불지 않는데
자고제재심화리鷓鴣啼在深花裏 두견새는 꽃 속 깊은 곳에서 지저귄다”고 하였다
향저리천득거向這裏薦得去 가이단소독보可以丹霄獨步
이를 깨치면 높은 하늘 위에서 홀로 걷겠지만
이약작정해爾若作情解 삼생륙십겁三生六十劫
만일 그대가 알음알이를 짓는다면 三生내지 六十劫을 허비하게 된다.
설두제삼제사구雪竇第三第四句 설두스님의 셋째·넷째 구절은
특살상자忒殺傷慈 위인일시설파為人一時說破 초선사당하대오처超禪師當下大悟處
너무나 자비스러워 사람을 위해 혜초스님이 그 자리에서 크게 깨친 것을 일시에 설파한 것이다.
여삼급랑고어화룡如三級浪高魚化龍
“세 단계의 거친 폭포수를 거슬러 올라 고기가 용으로 변했건만
치인유호야당수癡人猶戽夜塘水
어리석은 사람은 아직도 밤새워 연못물을 퍼내는구나.”라고 했는데
우문삼급랑禹門三級浪 맹진즉시룡문孟津即是龍門
우문禹門의 세 단계 폭포수는 맹진孟津 즉 용문龍門이다.
우제착위삼급禹帝鑿為三級 우임금이 이를 파서 세 단계로 만들었다.
금삼월삼今三月三 도화개시桃花開時 요즈음도 3월 3일 복사꽃이 필 때면
천지소감天地所感 천지의 기운에 감응하여
유어투득룡문有魚透得龍門 용문폭포를 뚫고 올라가는 물고기가 있는데
두상생각앙종렵미頭上生角昂鬃鬣尾 머리에 뿔이 솟고 지느러미가 높다랗게 돋아
나운이거拏雲而去 구름을 치면서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
도부득자점액이회跳不得者點額而回
반면 이 폭포를 뛰어넘지 못한 물고기는 이마에 푸른 점만 찍혀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치인향언하교작癡人向言下咬嚼 어리석은 사람은 언어문자만을 되씹으니
사호야당지수구어상사似戽夜塘之水求魚相似
이는 마치 밤새워 연못물을 퍼내 고기를 잡으려는 것과 흡사하다.
수부지殊不知 어이화위룡야魚已化為龍也
물고기는 이미 용으로 변해버렸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모른다고 하겠다.
단사옹유송운端師翁有頌云
나(원오스님)의 은사의 은사이신 白雲守端(1025-1072) 스님에게는 다음과 같은 송이 있다.
일문대광전一文大光錢 대광전大光錢 한 푼으로
매득개유자買得箇油餈 인절미 하나 사들고
끽향두리료喫向肚裏了 우물우물 뱃속에 넣어두니
당하불문기當下不聞飢 배고픔을 당장에 잊는구나.
차송극호此頌極好 지시태졸只是太拙 이 송은 지극히 좋기는 하지만 너무나 졸작拙作이다.
설두송득극교雪竇頌得極巧 불상봉범수不傷鋒犯手
설두의 송은 지극히 정교한 솜씨로 칼날에 손을 다치지 않았다.
구시경장주애문인舊時慶藏主愛問人 지난날 경장주慶藏主는 사람들에게
여하시삼급랑고어화룡如何是三級浪高魚化龍
“세 단계의 거친 폭포를 거슬러 올라 물고기가 용으로 변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라고 즐겨 물었다.
아야불필재我也不必在 내 또한 반드시 그렇게 묻지는 않지만
아차문이我且問爾 그대에게 묻노니
화작룡거化作龍去 즉금재십마처即今在什麼處
용으로 변하여 떠나가 버렸는데 지금은 어느 곳에 있을까?
►효와誵訛=효와誵譌 효와淆訛 효와殽訛 오와聱訛 효와肴訛 뇨와譊訛 효와詨訛
혼효와오混淆訛誤 어지럽게 섞여 그릇되고 잘못된 것.
종용록음의운從容錄音義云 효와誵訛 불근야不謹也
<종용록음의從容錄音義>에 이르되 誵訛 불근不謹(삼가지 않음)이다.
동사략운同事略云 언사부평이모言辭不平易貌
동同사략事略에 이르되 언사言辭가 평이하지 아니한 모양이다.
►관려자關棙子=관려자關捩子, 가장 중요한 점. 핵심.
►직요直饒 비록 ~라 해도
►작가作家 作家宗師, 훌륭한 스승
►강서江西=강우江右.
양자강중류남안지지揚子江中流南岸之地 양자강 중류 남안南岸의 땅.
►강남江南
고대초월지지古代楚越之地 고대 초월楚越의 땅.
양자강이남지역강서강소안휘삼성揚子江以南地域江西江蘇安徽三省
양자강 이남 지역인 강서ㆍ강소ㆍ안휘 3성省.
►천득거薦得去 ‘천득薦得’=천취薦取
천薦 영회領會 영오領悟 천薦은 영회領會(깨달아 이해함). 영오領悟(깨달아 앎).
우식又識 인식認識 또 식識, 인식認識.
►단소독보丹霄獨步 붉은 노을 속을 혼자 가다
독자재공중행보獨自在空中行步 홀로 스스로 자재하여 공중에서 행보함이니
형용선오지후形容禪悟之後 초탈범속超脫凡俗 선오禪悟한 후에 범속凡俗을 초탈하여
자주자재自主自在 자주자재自主自在하며
무의무애적경계無依無礙的境界 의지함도 없고 장애도 없는 경계를 형용함.
►삼생륙십겁三生六十劫 ‘깨달을 기약이 없다’
위성문승수행소수지시간爲聲聞乘修行所須之時間 성문승聲聞乘의 수행에 쓰이는 바의 시간이 됨.
수사제십륙행상등지관修四諦十六行相等之觀 단진삼계지번뇌斷盡三界之煩惱
4제諦 16행상行相 등의 관을 닦아 3계의 번뇌를 끊어 없애고
증아라한과證阿羅漢果 아라한과를 증득하는데
기극속자삼생其極速者三生 그 극히 신속한 자는 3생이며
극지자즉경륙십겁極遲者則經六十劫 극히 느린 자는 곧 60겁을 경과 함.
선림중禪林中 의위상거령오선법意爲相距領悟禪法 극기요원極其遙遠
선림 중에선 뜻이 선법을 영오함과의 서로의 거리가 극히 그 요원遙遠함이 됨.
어함과장의미語含誇張意味 시선가상용기척어是禪家常用譏斥語
말에 과장된 의미를 함유했으니 이는 선가에서 상용하는 기척어譏斥語이다.
<릉엄경현의楞嚴經玄義>4 주註
삼생륙십겁자三生六十劫者 삼생육십겁이란 것은
석현명이승수행운析玄明二乘修行云 석현析玄에 이승수행二乘修行을 밝혀 이르되
성문리자삼생聲聞利者三生 성문으로서 날카로운 자는 3생이며
둔자륙십겁鈍者六十劫 둔한 자는 60겁이며
지불리자사생支佛利者四生 벽지불辟支佛(支佛)로서 날카로운 자는 4생이며
둔자백겁鈍者百劫 둔한 자는 100겁이다.
►상자傷慈 자비심이 지나치다
상어자비심중傷於慈悲心重 과도자비過度慈悲
자비로 손상하는 마음이 무거움이니 과도한 자비.
위선가적심접인謂禪家赤心接人 언구초번言句稍繁
이르자면 禪家가 적심赤心으로 접인接人하는 언구가 조금 번다함.
►설파說破
진리眞理가 될 만한 것을 밝혀 듣는 사람을 납득納得하도록 꿰뚫어 말함.
상대방相對方의 이론理論을 완전完全히 깨뜨려 뒤엎음.
장선법설명백將禪法說明白 도명선법요지挑明禪法要旨
선법을 가지고 명백하게 설하여 선법의 요지를 돋우어 밝힘임.
안선가인위按禪家認爲 안험컨대 선가에서 인식하기를
선법초월어언의리禪法超越語言義理 선법은 어언과 의리를 초월하는지라
인차시무법설파적因此是無法說破的 이로 인해 이것은 설파할 방법이 없는 것임.
►우문禹門 龍門. 산서성山西城 하진현河津懸의 서쪽
<조정사원祖庭事苑>2 우문禹門
수경운水經云 수경水經에 이르되
전유출공혈鱣鮪出鞏穴
전유鱣鮪(鱣 드렁허리. 鮪 다랑어)가 공혈鞏穴(굳을 공鞏)에서 나와
삼월즉상도룡문三月則上度龍門 3월이면 곧 올라 용문을 건너는데
득도위룡의得度爲龍矣 건넘을 얻으면 용이 되지만
부즉점액이환否則點額而還 아니면 곧 이마에 점 찍혀 돌아온다.
우문禹門 우착룡문禹鑿龍門 혹왈우문或曰禹門
우문은 우禹가 용문을 뚫었는데 혹 가로되 우문임.
►룡문龍門
위어산서평양하진位於山西平陽河津
산서山西 평양平陽 하진河津에 위치함.
여섬서서안한성현경지황하중류與陝西西安韓城縣境之黃河中流 기처산악대치其處山嶽對峙
섬서 서안 한성현경韓城縣境의 황하 중류와 더불어 그곳 산악이 대치對峙하여
형성문궐지상形成門闕之狀 위일천연험요지소爲一天然險要之所
문궐門闕의 형상을 형성했으며 하나의 천연적인 험요險要의 처소가 됨.
<후한서後漢書>67
이응李膺 자원례字元禮 영천양성인야潁川襄城人也
이응李膺은 자가 원례元禮며 영천 양성 사람이다.
응성간항膺性簡亢 무소교접無所交接
이응은 성품이 간항簡亢(뜻이 크고 오만)하여 교접하는 바가 없었다.
유이동군순숙진식위사우唯以同郡荀淑陳寔爲師友
오직 동군同郡의 순숙荀淑과 진식陳寔을 사우師友로 삼았다.
시시조정일란是時朝庭日亂 강기퇴타綱紀穨阤
이때의 조정은 날마다 혼란했으며 강기綱紀가 퇴타穨阤(쇠퇴. 붕괴)했다.
응독지풍재膺獨持風裁 이성명자고以聲名自高
이응만이 오직 풍재風裁(풍모. 풍치)를 유지했으며 성명聲名이 저절로 높아졌으므로
사유피기용접자士有被其容接者 명위등룡문名爲登龍門
사士가 그의 용접容接을 받음이 있는 자는 이름하여 등용문登龍門이라 했다.
►점액點額
전설매년삼월간傳說每年三月間 전설에 매년 3월 사이
황하룡문유성군리어도도黃河龍門有成群鯉魚跳渡
황하의 용문에 무리를 이룬 이어鯉魚(잉어)가 있어 도약해 건너는데
도과자성위룡跳過者成爲龍 도약해 지난 자는 용이 되고
미도과자未跳過者 도약해 건너지 못한 자는
액두피점상기호이퇴회額頭被點上記號而退回
액두額頭(이마)에 기호가 점 찍힘을 입고 퇴회退回함.
일반시문중一般詩文中 상이점액常以點額 유지과장고시락제喩指科場考試落第
일반의 시문詩文 중 늘 점액으로써 과장고시에 낙제함을 비유로 가리키며
선록중즉이점액禪錄中則以點額 유지미능계오선기喩指未能契悟禪機
선록 중에는 곧 점액으로써 능히 선기禪機에 계오契悟하지 못함을 비유로 가리킴.
►종렵미鬃鬣尾 말의 갈기 같은 꼬리
►단사옹端師翁 백운수단白雲守端(1025-1072) 오조법연(원오의 스승)의 스승.
사옹師翁=사조師祖
지사지사이언指師之師而言 사師의 사師를 가리켜 말함.
환오사오조법연圜悟嗣五祖法演 오조사백운수단五祖嗣白雲守端
원오는 오조법연을 이었고 오조는 백운수단을 이었다.
►일문대광전一文大光錢 대광년간에 만든 한 푼의 돈, ‘文’ 량사量詞
그러나 大光이란 연호는 없으므로 여기서는 ‘非錢之錢 돈 아닌 돈’으로 본다
용우계산동전적기본단위用于計算銅錢的基本單位
동전을 계산하는 데 쓰는 기본단위.
남북조이래南北朝以來 동전원형銅錢圓形 중유방공中有方孔
남북조 이래로 동전은 원형이었고 가운데 네모난 구멍이 있으며
일면주유문자一面鑄有文字 고칭전일매위일문故稱錢一枚爲一文
한 면에 문자를 주조해 있으므로 고로 동전 1매를 일컬어 1文이라 함.
►상봉범수傷鋒犯手 자기 칼끝으로 자신의 손을 베다.
불선도검자不善刀劍者 기용역손괴봉인旣容易損壞鋒刃
도검을 잘하지 못하는 자는 이미 용이하게 칼날을 손괴하고
우용이롱상자기적수又容易弄傷自己的手
또 용이하게 자기의 손을 농상弄傷(희롱하다가 다침)하나니
비유기봉시설불당比喩機鋒施設不當 우선법선인병위불리于禪法禪人竝爲不利
기봉의 시설이 부당不當하여 선법과 선인 모두가 불리함에 비유함.
►경장주慶藏主 원오와 동문수학했던 선승
여환오동시인與圜悟同時人 원오와 같은 시대의 사람.
<승보정속전僧寶正續傳>4 원오근圜悟勤
시경장주時慶藏主 때에 경장주慶藏主는
중추포참衆推飽參 대중이 포참飽參이라고 추천하며
우선동하종지尤善洞下宗旨 또 동하洞下의 종지를 잘 아는지라
사종지유師從之游 스님이 그를 따라 노닐면서
왕왕진기요往往盡其要 왕왕 그의 종요宗要를 다했다.
►장주藏主 육두수六頭首의 하나.
선원禪院의 대장경을 관리하는 직책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사원직사승寺院職事僧 사원의 직사승職事僧.
주관불경도서主管佛經圖書 불경과 도서圖書를 주관함.
역칭지장亦稱知藏 또 명칭이 지장知藏.
►아야불필재我也不必在 나라면 반드시 이런 식으로 말하지 않겠다.
‘나는 그 점을 문제로 삼지 않는다’
/2014-07-04 08: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