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록 11칙 頌과 着語
【頌과 着語】
름름고풍부자과凜凜孤風不自誇 늠름한 높은 기상 자랑 마오.
유자부지유猶自不知有 그래도 (본래의 면목이) 있는 줄을 모르는구나.
야시운거라한也是雲居羅漢 운거사의 나한상처럼 자만하는 놈이로구나.
단거환해정룡사端居寰海定龍蛇 단엄하게 세상에 거처하며 용과 뱀을 구분 지었네.
야요별치소也要別緇素 야요조백분명也要皂白分明
그렇고말고. 물들었는지 순수한지를 구별해야 하고 흑백을 분명히 해야 한다.
대중천자증경촉大中天子曾輕觸 대중천자가 일찍이 가볍게 건드렸다가
설십마대중천자說什麼大中天子 무슨 대중천자를 말하느냐.
임대야수종지기任大也須從地起 비록 위대하다지만 모름지기 땅 위에 서 있는 존재이고
갱고쟁내유천하更高爭奈有天何 더없이 높다 하나 하늘이 있는 데야 어찌하겠는가?
삼도친조롱조아三度親遭弄爪牙 발톱과 어금니에 세 차례나 할퀴었네.
사하마다구작십마死蝦蟆多口作什麼 발톱 빠진 호랑이군. 많은 말을 해서 무엇 하랴.
미위기특未為奇特 유시소기교猶是小機巧 기특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적잖은 기교이다.
약시대기대용현전若是大機大用現前 (황벽스님이) 대기대용을 드러냈다 하면
진시방세계盡十方世界 내지산하대지乃至山河大地 진재황벽처걸명盡在黃檗處乞命
온 시방세계, 산하대지 모두가 황벽스님에게 목숨을 구걸하리라.
►고풍孤風 고고한 자태 ‘고孤’=특特
‘고孤’ 특출적特出的(고孤는 특출한 것) 걸출적傑出的(걸출한 것)
►환해寰海 지구의 모든 육지와 바다. 천하. 세계. 환구사해寰區四海. 환영寰瀛.
선제정호무先帝正好武 돌아가신 황제 현종玄宗이 무사武事를 즐기시어
환해미조고寰海未凋枯 온 천하가 아직 시들어 마르지 않았더라.
/두보杜甫 <견회遣懷>
►룡사龍蛇 용과 뱀. ‘비범한 사람과 평범한 사람’
►치소緇素 검은 옷과 흰옷을 아울러 이르는 말. 승려와 속인을 아울러 이르는 말.
►조백皂白 흑백. 시비是非. 선악.
►대중천자大中天子 당唐의 선종宣宗(810-859)
►사하마死蝦蟆 하마蝦蟆. 죽은 개구리. 남을 욕하는 말
►다구多口 말이 많다. 떠들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