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錄/벽암록

벽암록 18칙 頌 評唱

空空 2024. 3. 30. 16:21

【評 唱】

설두당두도雪竇當頭道 무봉탑견환난無縫塔見還難

설두스님이 첫머리에서 “무봉탑은 보기 어렵다”고 하니

 

수연독로무사雖然獨露無私 즉시요견시환난則是要見時還難

비록 사심 없이 오롯이 드러내 보였으나 볼려고 하면 도리어 어렵다.

 

설두특살자비雪竇忒殺慈悲 설두스님은 자비가 각별하여

갱향이도更向爾道 다시 그대에게 말하기를

징담불허창룡반澄潭不許蒼龍蟠 “맑은 연못에는 푸른 용이 살수가 없다” 하였다.

 

오조선사도五祖先師道 은사이신 오조스님께서는

설두송고일책雪竇頌古一冊 “나는 설두스님이 頌古하신 이 한 권 중에서

 

아지애타징담불허창룡반일구我只愛他澄潭不許蒼龍蟠一句

‘맑은 연못에는 푸른 용이 살 수가 없다’는 한 구절이 가장 마음에 든다.” 하니

 

유교사자猶較些子 그래도 조금은 나은 편이다.

 

다소인거타국사량구처작활계多少人去他國師良久處作活計

많은 사람들은 국사가 한참 동안 말없이 있었던 곳에서 살림살이를 하는데

 

약임마회若恁麼會 일시착료야一時錯了也

이처럼 이해한다면 모두 잘못된 것이다.

 

불견도不見道 듣지 못하였느냐?

와룡불감지수臥龍不鑒止水 “臥龍은 고인 물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무처유월파징無處有月波澄 와룡이 없는 곳엔 달빛 어린 파도가 맑고

유처무풍랑기有處無風浪起 있는 곳엔 바람이 불지 않아도 물결이 인다.”는 말을.

 

우도又道 와룡장포벽담청臥龍長怖碧潭清

또한 “와룡은 푸른 연못이 맑아질까 미리 두려워한다.”하기도 하였다.

 

약시저개한若是這箇漢 만일 이러한 놈이라면

직요홍파호묘直饒洪波浩渺 설령 큰 파도가 아득하고 아득하여

백랑도천白浪滔天 흰 물결이 하늘까지 넘실거린다 해도

역부재리허반亦不在裏許蟠 그 속에 도사리고 있지 않는다.

 

설두도차송료雪竇到此頌了 설두스님은 이에 이르러 송을 마치고

후두착사자안목後頭著些子眼目 맨 끝에서 상당한 안목으로

탁출일개무봉탑琢出一箇無縫塔 하나의 무봉탑을 세우더니

수후설도隨後說道 바로 뒤이어 말하였다.

 

층락락영단단層落落影團團 “층층이 우뚝하고 광채는 둥글둥글

천고만고여인간千古萬古與人看 천고 만고에 사람들에게 보여주는구나.”했는데

 

이작마생간爾作麼生看 그대는 어떻게 보는가?

즉금재십마처即今在什麼處 바로 지금은 어느 곳에 있을까?

 

직요이견득분명直饒爾見得分明 야막착인정반성也莫錯認定盤星

설령 그대가 분명하게 볼 수 있다 해도 또한 언구에 얽매어 그릇치지 말라.

 

 

►즉시則是 只是 다만

►와룡臥龍 살아 있는 용

►감鑒 모습을 나타내다.

 

►지수止水 괴어 흐르지 않는 물. 깨끗한 마음. 明鏡止水.

치심위지수置心爲止水 마음은 명경지수처럼 깨끗이 가지고

시신여부운視身如浮雲 육신은 뜬 구름같이 부질없게 본다네.

/백거이白居易 <자각自覺>

 

사수死水 체지불류적수滯止不流的水

사수死水니 체지滯止하여 흐르지 않는 물.

 

<조정사원祖庭事苑>2 지수止水 장자莊子(덕충부德充符)

중니왈仲尼曰 중니仲尼가 가로되

 

인막감어류수이감어지수人莫鑑於流水而鑑於止水

사람이 유수流水에 비추지 않고 지수止水에 비추나니

 

유지능지중지唯止能止衆止

오직 지止라야 능히 중지衆止를 지止한다

(衆止는 일체 静止를 구하는 자)

 

►파징波澄 파도가 자다

 

►저개한這箇漢=시개한是箇漢.

의위시일개진정적장부한意謂是一箇眞正的丈夫漢

뜻으로 이르자면 이 일개의 진정한 장부한이며

 

시일개진정적참선자是一箇眞正的參禪者

이 일개의 진정한 참선자임.

 

개箇 대사代詞 상당우저나相當于這那 우상당우십마又相當于什麽

개箇는 대사代詞니 저這ㆍ나那에 상당함. 또 십마什麽에 상당함.

 

►리허裏許 내리內裏. 리변裏邊. ~ 속에. ~ 안에

허許는 표시처소表示處所

 

►착사자안목著些子眼目 약간의 안목을 드러내다

/2014-08-08 01:3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