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록 22칙 頌과 着語
【頌과 着語】
상골암고인부도象骨巖高人不到 상골암 높고 높아 오르는 이 없어라.
도자수시롱사수到者須是弄蛇手 오른 이에게 독사는 장난감,
릉사비사불내하稜師備師不柰何 혜릉도 현사도 어쩌지 못했구나.
상신실명유다소喪身失命有多少 모두들 독사에 몸 망치고 숨 끊기네.
소양지韶陽知 운문은 이미 알고 있었네.
중발초重撥草 남북동서무처토南北東西無處討 풀 헤쳐 보아야 동서남북 어디에도 독사 없음을,
홀연돌출주장두忽然突出拄杖頭 별안간 주장자 불쑥 내밀었지.
포대설봉대장구抛對雪峰大張口 설봉 앞에 던진 건 독사 아가리.
대장구혜동섬전大張口兮同閃電 독사 아가리여 번갯불과 같구나.
척기미모환불견剔起眉毛還不見 눈 치켜 떠 살펴도 보이지 않네.
여금장재유봉전如今藏在乳峰前 설두산 유봉 그 독사 있기는 있지.
래자일일간방편來者一一看方便 모든 이 하나하나 열심히 살펴보게나.
사고성갈운師高聲喝云 간각하看脚下 설두스님이 소리쳤다. "바로 네 발밑을 살펴보아라."
상골암고인부도象骨巖高人不到 상골암象骨巖 드높아 오르는 이 없다.
천개만개모색불착千箇萬箇摸索不著 千사람 万사람이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다.
비공경계非公境界 그대가 넘볼 경계는 아니다.
도자수시롱사수到者須是弄蛇手 올라가는 자라면 뱀을 희롱하는 솜씨꾼이지.
시정식정시적식적是精識精是賊識賊 들 여우가 들 여우를 알고 도적이 도적을 알아보는 법.
성군작대작십마成群作隊作什麼 이런 사람이 한 무리를 이룬들 무엇 할까?
야수시동화시득也須是同火始得 한솥밥 먹어본 놈이라야 알 수 있다.
릉사비사불내하稜師備師不柰何 능稜스님·비備스님도 어찌하지 못했으니
일상령과一狀領過 (저들의 죄를) 한 건에 처리해버려라!
방과일착放過一著 한 수 봐주자.
상신실명유다소喪身失命有多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까!
죄부중과罪不重科 죄를 거듭 판결하지 말라.
대루평인帶累平人 괜한 사람까지 연루시키네.
소양지韶陽知 소양韶陽(雲門)스님은 알고서
유교사자猶較些子 그래도 조금은 나은 편이군.
저로한지구일척안這老漢只具一隻眼 이 늙은이가 진리를 보는 눈[一隻眼]만은 갖추었군.
로한불면작기량老漢不免作伎倆 이 늙은이가 재주부리는구나.
중발초重撥草 거듭 풀을 헤쳐 보았지만
락초한유십마용처落草漢有什麼用處 제이의제에 떨어진 놈[落草漢]이니 어찌 쓸모가 있겠는가.
과연재십마처果然在什麼處 그럼 그렇지. (독사가) 어디에 있느냐?
편타便打 (원오스님은) 내려쳤다.
남북동서무처토 南北東西無處討 동서남북 어디에도 찾을 곳 없었다.
유마유마有麼有麼 있느냐, 있느냐?
도려안할闍黎眼瞎 (설두)스님은 장님이다.
홀연돌출주장두忽然突出拄杖頭 갑자기 주장자를 불쑥 내밀어
간看 보아라!
고착안高著眼 눈을 높이 들어라!
편타便打 (원오스님은) 내려쳤다.
포대설봉대장구拋對雪峰大張口 설봉스님에게 내던지며 큰 소리 내지르네.
자작자수自作自受 자업자득이네.
탄각천개만개제십마사吞卻千箇萬箇濟什麼事 千사람 万사람을 삼켜서 무슨 일을 하려는가?
천하인모색불착天下人摸索不著 천하 사람이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다.
대장구혜동섬전大張口兮同閃電 내지른 큰 소리, 번갯불 같아
량중공안兩重公案 두 겹으로 된 공안이다.
과연果然 그럼 그렇지.
뢰유말후구賴有末後句 말후구末後句가 있었기 망정이지.
척기미모환불견剔起眉毛還不見 눈썹을 치켜세워도 보이질 않고
차과료야蹉過了也 빗나갔군.
오호사해五湖四海 멱임마인야난득覓恁麼人也難得
온 천하에서 이러한 사람을 찾아보아도 찾기 어렵다.
여금재십마처如今在什麼處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여금장재유봉전如今藏在乳峰前 이제는 유봉乳峰(雪竇山) 앞에 숨어 있으니
향십마처거야向什麼處去也 어느 곳으로 갔을까?
대소설두야작저거취大小雪竇也作這去就 설두스님(처럼 훌륭한 이)도 이처럼 행동하는군.
산승금일山僧今日 야조일구也遭一口 산승은 오늘도 한입 물렸다.
래자일일간방편來者一一看方便 찾아오는 사람들아! 낱낱이 방편을 살펴보라.
할瞎 봉사다.
막향각근하간莫向腳跟下看 간취상좌각근하看取上座腳跟下
(설두스님의) 발밑을 보지 말고 그대 자신의 발밑을 보라.
착일전료야著一箭了也 (설두스님은) 정곡을 쏘았다.
사고성갈운師高聲喝云 간각하看腳下 설두스님은 크게 소리 질러 말한다. “발밑을 보라!”
적과후장궁賊過後張弓 도적이 떠난 뒤에 활을 당기는구나.
제이두제삼두第二頭第三頭 (제일의제가 아니라) 제이의제, 제삼의제이다.
중언부당흘重言不當吃 한 말 또 하게 하지 말라!
►상골암象骨巖 상골봉象骨峰. 상골산象骨山.
설봉산雪峰山(位於福建侯官縣西)原名象骨山 설봉산하유상골암雪峰山下有象骨巖
설봉산(복건 후관현 서쪽에 위치함)의 원명이 상골산이니 설봉산 아래 상골암이 있음.
►롱사수弄蛇手 설봉의 ‘별비사’를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아는 사람. ‘깨달은 사람’
►성군작대成群作隊 어중이떠중이가 무리를 이루다.
►동화同火 동화同伙. 동참同參. 같은 스승의 문하생들. 같은 무리들
고대병제古代兵制 십인공조동취十人共灶同炊 칭위동화稱爲同火
고대의 병제兵制에 10인이 공동의 부뚜막에 공동으로 취사함을 일컬어 同火라 했음.
후범지공동참가모종조직後泛指共同參加某種組織
후에 널리 공동으로 모종의 조직에 참가하거나
종사모종활동자從事某種活動者
모종의 활동에 종사하는 자를 가리켰음/百度百科
►죄부중과罪不重科 한번 사형으로 결정되면 여죄餘罪를 묻지 않는다.
중重 중복重複 과科 판결判決 징처懲處
중重은 중복이며 과科는 판결, 징처懲處(징벌하여 처분함).
►지구일척안只具一隻眼
차일척안此一隻眼 여량척안상대與兩隻眼相對
이 일척안一隻眼은 양척안兩隻眼과 상대됨.
지견일변적심각적안광只見一邊的深刻的眼光
단지 일변一邊만 보는 심각深刻한 안광임.
<전등록傳燈錄>25
단명자기單明自己 불오목전不悟目前 차인지구일척안此人只具一隻眼
오로지 자기만 밝히고 목전을 깨닫지 못한다면 이 사람은 단지 일척안만 갖췄다.
►락초한落草漢 초리한草裏漢 당송唐宋시대의 속어로 ‘멍청한 놈’ ‘촌놈’의 뜻.
몸소 풀 속에 들어가 찾아 주듯이 자비심 많은 스승이 너무 친절하게 말하여 주는 것.
또 第二義門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함.
타락어비하경지지인墮落於卑下境地之人 비하卑下의 경지에 타락한 사람.
내경멸지어乃輕蔑之語 곧 경멸하는 말.
►대장구大張口 입을 크게 벌리다.
►척기미모剔起眉毛=미모척기尾毛剔起
깊이 생각해볼 것도 없이 곧바로 받아들여 실행하는 것을 뜻한다.
선가권계학인진작정신돈오선지적습어禪家勸誡學人振作精神頓悟禪旨的習語
禪家에서 학인에게 권계해 정신을 振作해 禪旨를 돈오하라는 習語(습관적인 언어)
우형용령회선의又形容領會禪義 응접선기극위쾌첩應接禪機極爲快捷
또 선의禪義를 영회領會하고 선기禪機를 응접함이 극히 쾌첩快捷함을 형용함.
척剔 도挑 발동撥動
척剔은 도挑(돋우다), 발동撥動.
<명각선사어록明覺禪師語錄>권2
호봉불련구시과胡蜂不戀舊時窠 말벌은 옛집을 그리워하지 않고
맹장부재가중사猛將不在家中死 용감한 장수는 집에서 죽음을 맞지 않는다
약시개한若是個漢 만약 (그대가) 대장부라면
요문거착聊聞擧著 착어, 즉 공안公案을 듣자마자
척기미모변행剔起眉毛便行 망설일 것 없이 곧바로 실행해야 하리라.
<오등회원五燈會元>권19 대위법태大潙法泰 선사 중에서
보검염래변용寶劍拈來便用 잘 드는 칼을 들었으면 즉시 사용하는 것에
기유지의豈有遲疑 어찌 망설임이나 의심이 있을 수 있겠는가
미모척기변행眉毛剔起便行 갱무회호更無回互
그 즉시로 실행하고 조금도 달라짐이 없어야 한다.
(回互 엇갈리다. 변화하다. 전환하다)
►오호사해五湖四海 사해오호四海五湖
범지전국각지泛指全國各地 널리 전국 각지를 가리킴.
<5湖>
강서파양호江西鄱陽湖 호남청초호湖南靑草湖
호남동정호湖南洞庭湖 강소단양호江蘇丹陽湖 강소태호江蘇太湖
►유봉乳峰 설두가 머물던 설두산의 별명.
►간방편看方便 방편을 보여 봐라. 솜씨를 보여 봐라. ‘看’ ~을 보여 봐라
►착著 ‘적중(명중)하다’
►중언부당흘重言不當吃 했던 말[重言]을 또 지껄이는 것[吃]은 온당치 않다.
‘했던 말을 또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