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錄/벽암록

벽암록 27칙 頌과 着語

空空 2024. 4. 4. 09:10

【頌과 着語】

문기유종답역유동問旣有宗答亦攸仝 물음에도 대답에도 깊은 뜻 서렸구나.

삼구가변일족료공三句可辨一鏃遼空 삼구三句 헤아려니 화살은 먼 구름 밖

대야혜량표삽삽大野兮涼飇颯颯 넓은 들에 찬바람

장천혜소우몽몽長天兮疏雨濛濛 온 하늘에 가랑비

군불견소림구좌미귀객君不見少林久坐未歸客 그대는 아는가, 소림사의 나그네

정의웅이일총총靜依熊耳一叢叢 웅이산 깊은 숲에 잠든 듯 깨어 있음을

 

 

문기유종問既有宗 물음 속에 종지가 있고

심변래풍深辨來風 전불허발箭不虛發 상대를 잘 알아서 화살을 헛되이 쏘진 않았군.

 

답역유동答亦攸仝 대답 역시 그렇다.

기유량반豈有兩般 어찌 서로 다르랴.

여종대구如鐘待扣 치는 대로 종소리가 울려나오는 것과 같다.

공불랑시功不浪施 헛되이 굴지 말라.

 

삼구가변三句可辨 한 화살이 삼구三句를 분별하고

상중하上中下 상·중·하로다.

여금시제기구如今是第幾句 지금은 몇째 구에 해당할까?

수시향삼구외천취시득須是向三句外薦取始得 모름지기 삼구三句 밖에서 알아야 한다.

 

일족료공一鏃遼空 저 멀리 허공을 난다.

중中 맞혔다.

과야過也 지나갔다.

축착개착𡎺著磕著 척척 들어맞는군(쌓을 축 𡎺  쌓다. 막다)

전과신라箭過新羅 화살이 신라를 지나가 버렸다.

 

대야혜량표삽삽大野兮涼飆颯颯 너른 들녘엔 쌀쌀한 회오리바람 을씨년스럽고

보천잡지普天匝地 하늘에 가득 땅에 가득하여라.

환각골모탁수마還覺骨毛卓豎麼 소름이 끼쳐 털이 바짝바짝 서는 것을 알겠느냐?

방행거야放行去也 용서해주었다.

 

장천혜소우몽몽長天兮疏雨濛濛 높은 하늘에선 가랑비 부슬부슬 내린다.

풍호호風浩浩 수만만水漫漫 바람은 끝이 없고 물은 질펀하다.

두상만만頭上漫漫 각하만만腳下漫漫 머리 위엔 바람이 끝이 없고 발아래엔 물이 질펀하다.

 

군불견君不見 그대 보지 못하였는가?

소림구좌미귀객少林久坐未歸客 소림에 오래 앉아 돌아가지 않는 길손이

 

갱유부즉류한更有不唧𠺕漢 반드시 어줍잖은 녀석이 있다.

대루살인帶累殺人 남들에게 누를 끼쳤다.

황하두상黃河頭上 사장과래瀉將過來 황하수에다 던져버려라.

 

정의웅이일총총靜依熊耳一叢叢 웅이산熊耳山 한 모퉁이 숲에 고요히 기대어 있는 것을.

개면야착開眠也著 합안야착合眼也著 눈을 떠도 집착이며 눈을 감아도 집착이다.

귀굴리작활계鬼窟裏作活計 귀신의 굴속에서 살림살이를 하는구나.

안할이롱眼瞎耳聾 수도저경계誰到這境界 눈멀고 귀 먹었으니 누가 이 경계에 이르렀을까?

불면타절이판치不免打折爾版齒 그대의 앞니가 부서질지 모르니 조심하게.

 

 

►유동攸仝 ‘유攸’=소所. 어조사. ‘동仝’=동同

►천취薦取=천득薦得. 스스로를 그곳으로 내세우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임무를 맡다.

 

천薦 영회領會 영오領悟 우식又識 인식認識 취取 후철後綴

천薦은 영회領會(깨달아 이해함). 영오領悟(깨달아 앎). 또 식識, 인식. 취取는 후철.

 

►료공遼空=료천遼天. 의위마천意爲摩天 뜻이 마천摩天(하늘을 어루만지다)이 됨.

 

►축착개착𡎺著磕著 축착개착築著磕著. ‘축𡎺’ 막다. 쌓다

 

(돌연지突然地)당착팽착撞著碰著

(突然地)에서 당착팽착撞著碰著(부딪침)하고

 

촉차촉피觸此觸彼

촉차촉피觸此觸彼(여기저기 부딪침)하여

 

사사상물물상계당본분야事事上物物上契當本分也

사사상事事上 물물상物物上 본분에 계당契當(계합)함.

 

축𡎺 용동축用同築 자야刺也

축𡎺은 용이 축築과 같으며 자刺임.

 

광운廣韻 개磕 고합절苦盍切 우고개절又苦蓋切

광운 개磕 고합절苦盍切(갑)이며 또 고개절苦蓋切(개)이다.

 

설문說文 개磕 석성石聲

설문 개磕 석성石聲이다.

 

정자통正字通 개磕 량석상격성兩石相擊聲

정자통 개磕 두 돌이 서로 치는 소리다.

 

►량표삽삽涼飇颯颯 바람이 쌀쌀하게 부는 모양

►골모탁수骨毛卓豎 한모탁수寒毛卓豎. 놀랐을 때 모의 털이 곧추서는 것

►소우몽몽疏雨濛濛 성근 빗발이 자욱이 내리다.

 

►만만漫漫 멀고도 지리支離함.

밤, 길 또는 냇물 줄기 같은 것이 멀고 긴 모양.

 

종혼반우박야반從昏飯牛薄夜半 황혼 따라 소여물 먹이노라 밤중이 다가오니

장야만만하시단長夜漫漫何時旦 긴 밤 멀고 길어 언제 아침이 오리.

/영척甯戚 <반우가飯牛歌>

 

춘산무한수만만春山無限水漫漫 봄 산 끝이 없고 강은 멀고 길구나/유장경劉長卿

옥야만만횡소연沃野漫漫橫素煙 기름진 들판 펼쳐 있고 흰 이내 비꼈는데

중유봉산탱창천中有鳳山撑蒼天 봉의산鳳儀山 가운데 솟아 하늘을 비티었네.

/이선제李先齊 <춘일소양강행春日昭陽江行>

 

지시간장구혹공간광원적양자指時間長久或空間廣遠的樣子

시간이 장구하거나 혹 공간이 광원廣遠한 양자樣子를 가리킴.

 

►소림구좌미귀객少林久坐未歸客 달마대사.

소림사에서 9년 면벽[久坐]한 채 인도로 돌아가는 걸 잊은 길손[未歸客]

 

►웅이일총총熊耳一叢叢 웅이산의 깊은 숲속.

‘熊耳’ 달마의 묘탑이 있는 웅이산.

 

►불면不免 면부득免不得. ~하는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판치版齒 판치板齒 앞니. 큰 이. 어금니.

일조피마답一朝被馬踏 하루아침에 말에 밟혀

순렬판치무脣裂板齒無 입술 찢어지고 어금니 없이 되었도다.

/두보杜甫 <희증이우戱贈二友>

 

당문치當門齒 위전치야謂前齒也

당문치當門齒니 이르자면 전치前齒(앞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