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錄/벽암록

벽암록 30칙 頌과 着語

空空 2024. 4. 5. 06:57

【頌과 着語】

진주출대라복鎮州出大蘿蔔 진주에서 큰 무우가 생산된다.

천하인지天下人知 천하 사람이 모두 알고 있다.

절기도착切忌道著 절대 말조심하여라.

일회거저일회신一回舉著一回新 거량하면 할수록 더더욱 새롭구나.

 

천하납승취칙天下衲僧取則 천하의 납승들이 극칙極則으로 여기고 있네.

쟁내불임마爭奈不恁麼 어찌 하리요! 그렇지 않다.

수용저한언장어誰用這閑言長語 누가 이 쓸데없는 말들을 하고 있느냐?

 

지지자고자금只知自古自今 예나 제나 이런 줄만을 알 뿐

반개반합半開半合 절반을 열리고 절반은 닫혔군.

여마사속如麻似粟 삼대처럼 좁쌀처럼 많기도 하다.

자고야불임마自古也不恁麼 예전에도 이렇지 않았고 

여금야불임마如今也不恁麼 이제도 그렇지 않다

 

쟁변곡백오흑爭辨鵠白烏黑 따오기는 희고 까마귀는 검은 것을 어떻게 분별할까?

전기영탈全機穎脫 온 기틀이 통째로 싹 사라졌다.

장자자장長者自長 긴 것은 긴 대로

단자자단短者自短  짧은 것은 짧은 대로이다.

식득자귀識得者貴 이를 아는 것은 귀하지만

야불소득변也不消得辨 그렇다고 분별할 필요는 없다.

 

적적賊賊 도적아! 도적아!

돌咄 쯧쯧!

갱불시별更不是別 별일도 아니네.

자시담가과상自是擔枷過狀 스스로 형틀을 짊어지고 자백서를 내민다.

 

납승비공증념득衲僧鼻孔曾拈得 납승의 콧구멍을 꿰었구나.

공과료야空過了也 꿰뚫렸구나!

렬전裂轉 쥐어틀어라!

 

 

►취칙取則 공안으로 삼다.

►한언장어閑言長語

다여무용지어多餘無用之語 많이 남아서 쓸데없는 말.

 

►자고자금自古自今 고금을 통해서 변하지 않는 법칙[極則]

►전기영탈全機穎脫 모조리 드러나 버리다

‘穎脫’ 재능이 남보다 뛰어나다

 

►담가과상擔枷過狀 담가진상擔枷陳狀. 자업자득自業自得의 뜻으로 쓴다.

고랑틀이나 목에 씌우는 칼을 지고 와서 자기의 죄상을 고백하는 것.

 

과過 여야予也 상狀 죄상罪狀 즉담가자복기죄상야卽擔枷自服其罪狀也

과過는 여予(주다)며 상狀은 죄상임. 곧 칼을 지고 그 죄상을 자복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