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록 43칙 頌과 着語
【頌과 着語】
수수환동만인애垂手還同萬仞崖
(남을 지도하는) 손을 드리우면 그대로 만 길 벼랑과 같으니
불시작가不是作家 수능변득誰能辨得 하처불원융何處不圓融
작가가 아니고서야 어찌 구별할 수 있겠으며 원융할 수 있겠는가?
왕칙기행제후피도王敕既行諸侯避道
임금의 명령이 발포되니 제후가 길을 피한다.
정편하필재안배正偏何必在安排 굳이 정위 편위 따질 필요 있겠는가?
약시안배若是安排 하처유금일何處有今日
만일 이러니저러니 따졌다가는 어떻게 (깨닫는) 오늘이 있을 수 있겠는가?
작마생량두불섭作麼生兩頭不涉 어찌하여 양쪽을 다 관계하지 않는가?
풍행초구風行草傴 수도거성水到渠成
바람이 부니 풀잎이 쓰러지고 물이 흘러오니 도랑이 이뤄진다.
류리고전조명월琉璃古殿照明月 옛 유리궁전에 비치는 밝은 달이여!
원타타지圓陀陀地 동그랗구먼.
절기인영切忌認影 차막당두且莫當頭
절대 그림자를 오인하지 말고 머리 위에 있는 저것이 달이라고 오인하지 말라.
인준한로공상계忍俊韓獹空上階
우습구나, 영리한 사냥개[韓獹]가 괜스레 섬돌을 오른다.
불시저회不是這回 이번뿐만 아니다.
차과료야蹉過了也 잘못 빗나가버렸군.
축괴작십마逐塊作什麼 흙덩이를 좇아가 무엇 하려고.
타운打云 (원오스님은) 치면서 말했다.
니여저승동참你與這僧同參 (설두스님) 그대도 그 객스님과 똑같이 잘못했구먼.
따뜻한 손길이 천길 벼랑일세
우주가 어찌 평등과 차별에만 있으랴
찬란한 유리 궁전 달빛에 눈부시다
바보 같은 개가 덧없이 2층을 오르네
►안배安排 적재적소에 알맞게 배치하다.
►원타타지圓陀陀地 자유자재한 모습. ‘地’ 어조사
형용물지원형形容物之圓形 물건의 원형을 형용함.
략칭원타타略稱圓陀陀 지地 조사助詞
약칭略稱이 원타타圓陀陀니 지地는 조사.
선가이차형용심체지원전무애禪家以此形容心體之圓轉無礙
선가禪家에서 이로써 심체의 원전무애圓轉無礙를 형용함.
►한로韓獹=한로韓盧
로盧 렵구獵狗 특지흑색렵구特指黑色獵狗
로盧는 사냥개며 특히 흑색의 사냥개를 가리킴.
<조정사원祖庭事苑>1 한정韓情이니 마땅히 한로韓盧로 지어야 함.
한로韓獹 한씨韓氏의 名犬/戰國策
로盧 흑야黑也 위흑구야謂黑狗也
로盧는 흑黑이니 이르자면 흑구黑狗임.
제인한국상구어시齊人韓國相狗於市 제인이 韓國에서 시장에서 개를 관찰하는데
수유구호명遂有狗號鳴 드디어 어떤 개가 부르짖으며 울므로
이국지기선而國知其善 나라에서 그것이 좋은 개인 줄 알았다.
<한로축괴韓獹逐塊>/金剛經
한로韓獹(한나라의 사냥개)가 흙덩이를 쫓아간다는 뜻으로
무용한 사물에 시간과 정력을 소비함의 비유.
►당두當頭 목전. 갑자기. 즉석에서
►인준忍俊 인준불금忍俊不禁(웃음을 참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