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錄/벽암록

벽암록 44칙 頌과 着語

空空 2024. 4. 26. 19:55

【頌과 着語】

일예석一拽石 한 사람은 연자방아를 끌고

환중천자칙寰中天子敕 천하제일인 천자의 칙명이다.

라아견반癩兒牽伴 문둥이가 짝을 이끌고 간다.

향상인임마래向上人恁麼來 향상인이란 이렇구나.

 

이반토二般土 또 한 사람은 흙을 나른다.

새외장군령塞外將軍令 야전사령관의 명령이다.

량개일상령과兩箇一狀領過 두 죄인을 한꺼번에 처벌하라.

동병상련同病相憐 동병상련이구나.

 

발기수시천균노發機須是千鈞弩 대기大機를 드러내려면 천 균鈞짜리 활이어야만 한다.

약시천균若是千鈞 야투부득也透不得 삼만 근이라 해도 뚫지 못하리라.

불가경수不可輕酬 경솔하게 답변해서는 안 되지.

기위사하마豈為死蝦蟆 죽은 두꺼비가 돼서야 안 되지.

 

상골로사증곤구象骨老師曾輥毬 일찍이 상골산象骨山 노스님(설봉)이 공을 굴렀다지만

야유인증임마래也有人曾恁麼來 그래도 이렇게 한 사람도 있었구나.

유개무공철추有箇無孔鐵鎚 구멍 없는 쇠망치이다.

아수부지阿誰不知 누가 그걸 모르랴?

 

쟁사화산해타고爭似禾山解打鼓 화산禾山스님이 북을 칠 줄 안다는 것만 같겠느냐.

철궐자鐵橛子 쇠말뚝이다.

수환저로한시득須還這老漢始得 반드시 늙은이어야 할 수 있다.

일자친득一子親得 한 자식(설두스님)만이 몸소 (그 도리를) 얻었구나.

 

보군지報君知 그대에게 알리노니

설두야미몽견雪竇也未夢見 설두스님 또한 아직 꿈에도 보지 못했다.

재설상가상在雪上加霜 설상가상이로구나.

니환지마你還知麼 그대는 아는가?

 

막망로莫莽鹵 제멋대로 해석하지 말라!

야유사자也有些子 이 한마디가 있구나.

롱롱동동儱儱侗侗 그러나 미련하고 미련하군.

 

첨자첨혜고자고甜者甜兮苦者苦 단 것은 달고 쓴 것은 쓰다.

사답화謝答話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착하주각錯下注腳 주각注脚을 잘못 달았군.

호여삼십방好與三十棒 좋게 삼십 방망이는 주어야지.

끽봉득야미喫棒得也未 방망이를 맞을 수 있느냐?

편타便打 의구흑만만依舊黑漫漫 (원오스님은) 치면서 말했다. 여전히 캄캄하군.

 

 

►일예석一拽石 ‘拽石’ 연자방아를 돌리다. ‘끌 예拽’

馬祖의 法嗣인 盧山의 歸宗智常和尙(?-827) 이야기.

어느날 僧堂의 전원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거기에 귀종이 찾아와 維那和尙에게 물었다.

 

“무엇을 하고 있느냐?”

“맷돌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래? 그거야 자네 멋대로 돌리게나.

하지만 맷돌의 중심은 흔들리지 않게 하게나”

이것이 ‘일예석一拽石’이다.

 

►환중천자칙寰中天子勅 한 나라 안에서의 황제의 칙명. 확고부동한 지상 명령.

환중寰中 환내寰內 천자기내天子畿內 환중寰中은 환내寰內니 천자의 기내畿內.

 

<사기史記>102

당唐(풍당馮唐)대왈對曰 당唐(馮唐)이 대답해 가로되

 

신문상고왕자지견장야臣聞上古王者之遣將也 궤이추곡왈跪而推轂曰

신이 듣기로 上古의 王者가 장수를 파견하매 꿇어앉아 수레의 바퀴를 밀며 가로되

 

곤이내자閫以內者 곤閫(문지방. 郭門의 문지방) 以內의 것은

과인제지寡人制之 과인이 그것을 통제하리니

곤이외자閫以外者 곤閫 이외의 것은

장군제지將軍制之 장군이 그것을 통제하시오.

 

군공작상개결어외軍功爵賞皆決於外 귀이주지歸而奏之

군공軍功과 작상爵賞은 다 밖에서 결정하고 돌아와 그것을 아뢰었습니다.

 

►이반토二般土 ‘般土’ 흙을 나르다.

盤龍山 可文和尙의 法嗣인 袁州 木平山에 살던 善道和尙의 고사.

 

善道和尙은 새로 온 雲水에게 반드시 3짐의 흙을 운반시켜 시험을 했다.

이 일을 그는 이렇게 頌했다.

 

‘東山의 길은 좁고 西山은 낮다.

그대들 3짐의 흙을 사양 말라.

길에서 한 세월 다 보내는 게 안타깝구나.

환히 깨닫지 못하니 끝내 어둠일세.’

 

<碧巖錄 34則>

지여선도화상只如善道和尙 지여只如 선도화상善道和尙(唐代僧. 장자광長髭曠을 이었음)은

조사태후遭沙汰後 갱불부작승更不復作僧 사태沙汰를 만난 후 다시는 또 승인이 되지 않았는데

인호위석실행자人呼爲石室行者 사람들이 석실행자라고 호칭했다.

 

매답대망이보每踏碓忘移步

매번 답대踏碓(디딜방아를 밟다)하면서 이보移步(걸음을 옮김)를 망각했다.

 

►새외장군령塞外將軍令 변방에서 장군의 명령.

황제의 칙명과는 별개의 명령 체계.

 

►발기수시천균노發機須是千鈞弩

馬祖의 法嗣인 石鞏慧藏和尙은 누가 오기만 하면 활시위에 살을 얹고

‘화살을 보라’며 그 사람의 가슴을 겨누었다.

‘發機’ 활을 쏨. ‘機’는 弩에 장치한 기교機巧. ‘千鈞’ 3만근의 무게

 

►상골로사象骨老師 화산禾山의 스승 설봉의존.

►롱롱동동儱儱侗侗 불분명하다. 뚜렷하지 않다.

롱동적첩어儱侗的疊語 농동儱侗의 첩어疊語.

불분효不分曉 분효分曉(분명)하지 않음.

 

롱통籠統 함혼含混

농통籠統이니 함혼含混(모호함. 명확하지 않음. 비슷한 말 含糊).

 

►첨자첨혜고자고甜者甜兮苦者苦 단 것은 달아야 하고 쓴 것은 써야 함.

각기 자기가 놓인 처지에서 스스로의 맡은 일을 충실히 할 때 바로 ‘眞過’가 실현된다.

 

네 사람이 모두 제각각 독특한 맛이 있다.

拽石의 歸宗, 般土의 木平, 輥毬의 雪峰. 解打鼓의 禾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