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錄/벽암록

벽암록 46칙 頌과 着語

空空 2024. 4. 29. 20:27

【頌과 着語】

허당우적성虛堂雨滴聲 빈 집의 빗방울 소리여!

종래무간단從來無間斷 예로부터 지금까지 끊어졌던 적이 없다.

대가재저리大家在這裏 모두가 이 속에 있느니라.

 

작자난수대作者難酬對 작가 선지식도 대답하기 어려워라.

과연부지果然不知 예상대로 모르는군.

산승종래불시작자山僧從來不是作者 산승은 원래 작가가 아니다.

유권유실유방유수有權有實有放有收 방편도 있고 진실도 있으며 놓음도 거두어들임도 있으며

살활금종殺活擒縱 죽이고 살리며 사로잡고 놓아주기를 마음대로 한다.

 

약위증입류若謂曾入流 만일 성인의 무리 속에 들어갔다[入流]고 한다면

자두입교분刺頭入膠盆 머리를 (들러붙는) 아교통 속으로 처박는다.

불환작우만성不喚作雨滿聲 환작십마성喚作什麼聲 빗방울 소리가 아니라면 무슨 소리라 하겠는가?

 

의전환불회依前還不會 여전히 모르리라.

산승기증문니래山僧幾曾問你來 산승이 몇 번이나 물었던가?

저칠통這漆桶 이 먹통아!

환아무공철추래還我無孔鐵鎚來 구멍 없는 쇠망치를 나에게 가져와라.

 

회불회會不會 알건 모르건

량두좌단兩頭坐斷 두 쪽을 모두 꼼짝 못하게 한다.

량처불분兩處不分 둘로 나눌 수 없다.

부재저량변不在這兩邊 양쪽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남산북산전방패南山北山轉𩃎霈 남산·북산에 도리어 세찬 비가 쏟아진다.

두상각하頭上腳下 머리 위, 머리 아래가 온통 비 투성이다.

 

약환작우성즉할若喚作雨聲則瞎 불환작우성不喚作雨聲 환작십마성喚作什麼聲

빗방울 소리라 한다면 장님이며 빗방울 소리라 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리라 하겠는가?

 

도저리到這裏 수시각답실지시득須是腳踏實地始得

여기에 이르러서는 모름지기 참된 경지를 밟아야만 한다.

 

 

►대가大家=대중大衆. 모든 사람. ‘大’ 大衆 ‘家’ 어미

►작자作者

►입류入流 작가종사作家宗師. 一家를 이룬 禪의 巨匠.

►자두입교분刺頭入膠盆

즉자뇌입교분卽刺腦入膠盆 곧 자뇌입교분刺腦入膠盆이니

파뇌찬입교수분리把腦鑽入膠水盆裏 뇌를 잡아 교수분膠水盆(아교 동이) 속에 처넣음이니

유지호도우치喩指糊塗愚癡 호도糊塗하고 우치함을 비유로 가리킴.

 

►방패𩃎霈 비가 억수 같이 내리는 모양.

우설성모雨雪盛貌 우설雨雪이 성한 모양.

 

‘방패𩃎霈’ 쫙쫙 펴다

‘큰비가 내릴 방𩃎’ 큰비가 내리다. (눈ㆍ비가)세차게 내리는 모양.

 

‘비 쏟아질 패霈’ 비가 쏟아지다. 젖다(물이 배어 축축하게 되다)

큰비(상당한 기간에 걸쳐 많이 쏟아지는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