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錄/벽암록

벽암록 63칙 頌 評唱

空空 2024. 5. 10. 18:10

【評 唱】

량당구시두선화兩堂俱是杜禪和 “양편 승당엔 모두가 엉터리 선객들”이라는 것은

설두불향구하사雪竇不向句下死 설두가 결코 남전의 언구에 떨어지지 않았고

 

역불인려전마후亦不認驢前馬後

하인이 나귀나 말의 앞뒤에 끌려 다니듯이 예속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발전처有撥轉處 까 드러내고 몸을 피하여

편도便道 발동연진불내하撥動煙塵不柰何

문득 “자욱한 티끌만 일으킬 뿐 어찌할 수 없었네.”한 것이다.

 

설두여남전파수공행雪竇與南泉把手共行 일구설료야一句說了也

설두는 남전과 함께 손을 잡고 가면서 한 구절로 송을 끝마쳤다.

 

량당수좌兩堂首座 몰헐두처沒歇頭處 양편 승당의 수좌들은 쉴 곳이 없어

도처지관발동연진到處只管撥動煙塵 내하부득柰何不得

가는 곳마다 오로지 자욱한 망상의 티끌을 일으키면서도 어찌하지 못하였는데

 

뢰득남전여타단저공안賴得南泉與他斷這公案 수득정진收得淨盡

다행히도 남전이 그들에게 이 공안을 재판하여 준 덕분에 말끔히 다 수습할 수 있었다.

 

타쟁내전불구촌他爭柰前不搆村 후불질점後不迭店

그러나 이들은 앞으로 가자니 마을도 없고 뒤로 가자니 주막도 없는 것처럼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데야 어찌하겠는가.

 

소이도所以道 그러므로 설두가 말했다.

뢰득남전능거령賴得南泉能舉令 일도량단임편파一刀兩段任偏頗

“남전이 바른 법령을 거행한 덕분에 단칼로 두 동강 내어 한 쪽을 택했네.”

 

직하일도량단直下一刀兩段 갱불관유편파更不管有偏頗

이렇듯 남전은 서슴없이 단칼로 두 동강을 내어 어느 쪽으로 기울든 상관치 않았다.

 

차도남전거십마령且道南泉據什麼令

자 일러보라, 남전이 어떠한 법령에 의거하여 고양이를 두 동강 내었단 말인가.

 

 

►몰헐두沒歇頭 시시비비를 쉬지 못하다. 결말을 짓지 못하다.

‘歇頭’ 歇子. 쉬다.

 

►전불구촌前不搆村 후불질점後不迭店=進退兩難

앞으로 나아가자니 마을이 없고 뒤로 돌아가자니 주막이 없다.

‘구搆’ 조우遭遇(우연偶然히 서로 만남)

‘번갈아들 질, 범할 일迭’

 

의위량두부도意爲兩頭不到 수타전기무초절처隨他轉起無勦絶處

뜻이 양두兩頭에 이르지 못하고 남을 따라 전기轉起하여 초절勦絶하는 곳이 없음.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25 대우지大愚芝 전부지촌후부지점前不至村後不至店

현사상당玄沙上堂 중집정衆集定 현사가 상당하여 대중이 집정集定하자

이주장일시진하以拄杖一時趂下 주장자로 일시에 쫓아내고 

향시자도向侍者道 시자를 향해 말하되

 

아금일험입지옥약전사我今日嶮入地獄若箭射

내가 금일 위험하게 지옥에 들어감이 화살을 쏜 듯하다.

 

자운者云 시자가 이르되

차희화상재부인신且喜和尙再復人身 다만 화상이 다시 人身을 회복했음을 기뻐합니다.

 

사운師云 스님이 이르되

대소현사전부지촌大小玄沙前不至村 대소 현사는 앞으론 촌에 이르지 못했고

후부지점後不至店 뒤론 점포에 이르지 못했다

차작마생도득출신로且作麽生道得出身路 그래 어떻게 말해야 出身路를 얻겠는가.

 

<전불구촌후불질점前不搆村後不迭店>

벽암록碧巖錄第72則

간타고인看他古人 저 고인을 보아라,

이십년참구二十年參究 20년을 참구하고도

유자반청반황猶自半靑半黃 오히려 스스로 반청반황하고

점피착골粘皮著骨 점피착골하여(어물어물 계속 치대다)

불능영탈不能穎脫 능히 영탈颖脫하지 못했다.

시즉야시是則也是 옳기는 곧 또 옳지만

지시전불구촌只是前不搆村 다만 이는 앞으론 촌에 이르지 못했고

후불질점後不迭店 뒤로는 점포를 바꾸지 못했다

 

<벽암록碧巖錄第76則>

일등시작가一等是作家 일등一等(한 모양으로 평등함) 이 작가이거늘

위십마전불구촌爲什麽前不搆村 무엇 때문에 앞으론 촌에 이르지 못했고

후불질점後不迭店 뒤로는 점포를 바꾸지 못했는가.

/2014-09-26 23:5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