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錄/벽암록

벽암록 65칙 垂示

空空 2024. 5. 11. 11:49

벽암록碧巖錄 65칙 외도량마편영外道良馬鞭影

【垂 示】

수시운垂示云 수시에 이르기를

 

무상이형無相而形 진리는 일정한 모습이 없으나

충십허이방광充十虛而方廣 시방세계에 가득 나타난다.

 

무심이응無心而應 마음은 보이지 않지만

편찰해이불번遍剎海而不煩 온 세상에 두루 대응한다.

 

거일명삼舉一明三 하나를 보면 셋을 알고

목기수량目機銖兩 얼핏 보아도 척 알아채며

 

직득방여우점直得棒如雨點 소나기가 쏟아지듯 몽둥이질 하고

갈사뢰분喝似雷奔 우뢰가 치듯 할喝을 한다고 해도

 

야미당득향상인행리재也未當得向上人行履在

이를 얻고자 밟아 나가도 이 경지에는 미치지 못한다.

 

차도작마생且道作麼生 시향상인사是向上人事

말해 보라. 무엇이 항상일로를 걷는 자의 일인지를,

 

시거간試擧看 다음 이야기를 살펴보라.

 

 

►무상이형無相而形 충십허이방광充十虛而方廣

우리의 본성은 일정한 모습을 지니지 않으므로

어떤 형태로도 나타나며 턱없이 크고 넓어 十方虛空에 가득하다.

 

‘形·充’ 두 동사의 주격은 法性·法身·佛性·佛身·眞如 등이다.

‘十虛’ 4方+4維+上下

‘方廣’ 방정광대方正廣大의 약어.

 

►무심이응無心而應 편찰해이불번遍剎海而不煩

우리의 본성은 無我無心한 것이어서 모든 사물에 자유자재로

대응하므로 온 세계에 두루 미치면서도 조금도 거추장스럽지 않다.

 

‘應·遍’ 두 동사의 주격은 法性·法身·佛性·佛身·眞如 등이다.

‘應’ 때와 장소에 따라 활동하다.

 

‘刹海’=찰진刹盡. 육지와 바다. 온 세계.

전칭찰토대해全稱刹土大海 전칭이 찰토대해刹土大海니

지십방세계이언指十方世界而言 시방세계를 가리켜 말함.

속칭위우주俗稱爲宇宙 속칭 우주가 됨.

 

‘不煩’ 번거롭지 않다. 거추장스럽지 않다.

 

<무심이응無心而應>

<선문염송집 권18 제742칙>

투자인승문投子因僧問 투자에게 중이 묻되

여하시제일월如何是第一月 무엇이 이 제1월입니까?

사운師云 맹춘유한孟春猶寒 스님이 이르되 맹춘이지만 아직 춥다.

 

승운僧云 여하시제이월如何是第二月 무엇이 이 제2월입니까?

사운師云 중춘점훤仲春漸暄 중춘인지라 점차 따뜻하다.

 

‘第一月’ 청정한 오심悟心과 미묘한 선지禪旨. 第二月과 상대됨.

‘第二月’ 분별하는 망심妄心과 정견情見의 지해知解. 第一月과 상대됨.

 

 

정인악송淨因岳頌 정인악淨因岳이 송하되

맹춘유한제일월孟春猶寒第一月 맹춘이지만 아직 추운 것은 제1월이고

중춘점훤제이월仲春漸暄第二月 중춘이라 점차 따뜻함은 제2월이라 하니

약무한사괘심두若無閑事掛心頭 만약 쓸데없는 일을 심두에 걸지 않는다면

편시인한호시절便是人閒好時節 곧 이 인간이 좋은 시절이다

호시절好時節 좋은 시절이여

강남병량절江南幷兩浙 강남과 아울러 양절兩浙(浙東과 浙西)이

춘한우추열春寒又秋熱 봄에 춥고 또 가을에 덥다.

 

‘약무한사괘심두若無閑事掛心頭’/선종무문관禪宗無門關 19칙

송왈頌曰

춘유백화추유월春有百花秋有月 봄에는 온갖 꽃이 있고 가을에 달이 있으며

하유량풍동유설夏有涼風冬有雪 여름에 서늘한 바람이 있고 겨울에 눈이 있다

약무한사괘심두若無閑事挂心頭 만약 쓸데없는 일을 心頭에 걸림이 없다면

편시인간호시절便是人間好時節 곧 이 인간이 좋은 시절이니라.

 

 

지해일송智海逸頌 지해일智海逸이 송하되

투자투자投子投子 투자, 투자여

초금매고超今邁古 초금超今하고 매고邁古했다

우인식인遇人識人 사람을 만나면 사람을 알고

두회면토頭灰面土 두회면토頭灰面土 했다

 

일월이월一月二月 제1월과 제2월을

한훤선설寒暄善說 한훤寒暄으로 선설善說했다

적주봉고견취미寂住峯高見翠微 적주봉이 높아 취미(翠微無學)를 친견했고

홍련설상무횡골紅蓮舌相無橫骨 홍련설상에 횡골橫骨(하복부에 있음)이 없다.

 

‘매고邁古’ ‘매邁’ 초과. 초월

‘두회면토頭灰面土’=회두토면灰頭土面·타니대수拖泥帶水·화광동진和光同塵과 같은 뜻.

선림 중에서 가차假借(藉)하여 수행자가 오도한 후에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군중 속으로 투신하여 진세의 오탁을 돌아보지 않음을 달게 원함을 형용.

 

‘적주봉寂住峯’ 投子山 앞의 봉우리 이름.

 

►거일명삼舉一明三 목기수량目機銖兩

하나를 보면 셋을 알고 얼핏 보기만하고도 극히 적은 분량을 판별할 만큼 예민한 자라도.

 

‘目機銖兩’

‘눈으로 저울눈을 재다’가 아니라

‘사물의 무게를 눈대중으로 銖와 兩의 차이도 틀리지 않고 재다’

사물을 판단, 감식하는데 예민함을 말한다.

‘銖兩’ 무게가 얼마 안 나가는 저울눈. 약간, 근소.

 

►당득當得 해당, 일치, 상당. 적중하다. 해당되다.

►향상인向上人 法性·至道 등을 지니고 있는 인물. 道를 깨달은 자.

►행리재行履在=行履處 활동범위. 실행하는 곳.

‘行履’ 行蹟履歷의 약어.

 

 

●무심이응無心而應

춘유백화추유월春有百花秋有月 봄에 百花가 있고 가을에 달이 있으며

하유량풍동유설夏有凉風冬有雪 여름에 서늘한 바람이 있고 겨울에 눈이 있도다.

약무한사괘심두若無閑事挂心頭 만약 쓸데없는 일만 心頭에 걸지 않는다면

편시인간호시절便是人間好時節 곧 이 인간이 좋은 시절이로다.

/無門關 19則

 

춘천월야일성와春天月夜一聲蛙 봄 하늘 달 밝은 밤 한 소리 개구리여

당파건곤공일가撞破乾坤共一家 건곤을 쳐서 깨뜨려 한가지로 一家로다.

정임마시수회득正恁麽時誰會得 바로 이러한 때 누가 會得하는가

령두각통유현사嶺頭脚痛有玄沙 령두嶺頭에 발이 아픈 현사가 있도다.

/속전등록續傳燈錄32 장구성張九成 게偈

 

춘풍춘재입춘교春風春載入春郊 춘풍에 춘을 싣고 春郊에 드니

춘답춘방춘사요春蹋春芳春事饒 춘이 春芳을 밟아 春事가 넉넉하도다.

춘일양춘춘최려春日釀春春最麗 춘일에 춘을 빚으니 춘이 가장 곱고

춘가춘고료춘소春歌春鼓鬧春宵 春歌와 春鼓가 春宵에 시끄럽도다.

/잡독해雜毒海8 입춘立春 목진민木陳忞

‘빚을 양釀’ ‘밤 소宵’

 

풍요취죽성고옥風搖翠竹聲敲玉 바람이 翠竹을 흔드니 소리가 옥을 두드림이며

우세군봉색발람雨洗群峯色潑藍 비가 群峯을 씻으니 색이 쪽을 뿌렸도다.

묘상당당기자시妙相堂堂祇者是 妙相이 당당하여 단지 이것이 이것이거늘

선생유구즘생담先生有口怎生談 先生이 입이 있지만 어찌 얘기를 내리오.

/잡독해雜毒海3 의사醫士 곡원도谷源道

‘두드릴 고敲’ ‘뿌릴 발潑’ ‘어찌 즘怎’

 

풍전부견화중엽風前不見花中葉 바람 앞엔 꽃 속의 잎이 보이지 않더니

우후난심엽저화雨後難尋葉底花 비 온 후엔 잎 아래의 꽃을 찾기 어렵구나.

봉접분분과장거蜂蝶紛紛過墻去 벌과 나비가 紛紛하며 담장을 지나가니

지의춘색재린가只疑春色在隣家 다만 춘색이 隣家에 있는가 의심하도다.

/희수소담광록希叟紹曇廣錄5 수보제몽중설법화須菩提夢中說法話 소담게紹曇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