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록 65칙 頌 着語
【頌과 着語】
기륜증미전機輪曾未轉 기틀의 바퀴를 굴리지 않았으나
재저리在這裏 여기에 있다.
과연부동일사호果然不動一絲毫 과연 한 실오라기만큼도 움직이지 않는다.
전필량두주轉必兩頭走 굴리면 반드시 양쪽으로 달리리라.
불락유不落有 있음[有]에 떨어지지 않는다면
필락무必落無 반드시 없음[無]에 떨어지고
부동즉서不東則西 동쪽으로 가지 않는다면 서쪽으로 간다.
좌안반근左眼半斤 우안팔량右眼八兩 왼쪽 눈은 반 근이고 오른쪽 눈은 여덟 냥이다.
명경홀림대明鏡忽臨臺 밝은 거울이 경대에 걸려 있으니
환견석가로자마還見釋迦老子麼 석가부처님을 보았느냐?
일발편전一撥便轉 한 번 튕겨주니 대뜸 피하는군.
파야파야破也破也 깨졌군, 깨졌어.
패야패야敗也敗也 탄로 났군, 탄로 났어.
당하분연추當下分妍醜 당장에 어여쁘고 추함을 분간하도다.
진대지시개해탈문盡大地是箇解脫門 온 대지가 해탈문이다.
호흥삼십봉好興三十棒 족히 30방망이는 먹여야지.
환견석가로자마還見釋迦老子麼 석가부처님을 보았느냐?
연추분혜미운개妍醜分兮迷雲開 어여쁘고 추함을 분간함이여! 미혹의 구름이 열리니
방일선도放一線道 (방편으로) 작은 길을 하나 터놓았군.
허이유개전신처許爾有箇轉身處 쟁내지시개외도爭奈只是箇外道
그대가 몸을 비낀 곳이 있는 것을 인정하겠지만 외도인 것을 어찌하랴.
자문하처생진애慈門何處生塵埃 자비의 문 어디엔들 티끌먼지가 일어나랴?
편계부증장遍界不曾藏 온 세계 어디에도 결코 숨기지 못하지.
퇴후퇴후退後退後 물러서라, 물러서라.
달마래야達磨來也 달마스님이 오신다.
인사량마규편영因思良馬窺鞭影 생각해보니 채찍 그림자를 엿보는 훌륭한 말은
아유주장자我有拄杖子 나에게 주장자가 있으니
불소이여아不消爾與我 그대가 나에게 주지 않아도 된다.
차도십마처시편영처且道什麼處是鞭影處 십마처시량마처什麼處是良馬處
말해보라, 어디가 채찍 그림자며 어디가 훌륭한 말[馬]인가?
천리추풍환득회千里追風喚得回 천리를 바람처럼 달리다가도 부르면 곧 되돌아온다.
기불전출삼문거야騎佛殿出三門去也 불전에 올라타고 절문 밖으로 나가는군.
전신즉착轉身即錯 몸을 비꼈다 해도 잘못이다.
방과즉불가放過即不可 용서해줘서는 안 된다.
편타便打 (원오가) 선상을 쳤다.
환득회喚得回 명지삼하鳴指三下 아아! 돌아왔구나! (설두는) 손가락을 세 번 튕겼다.
전불구촌前不搆村 후불질점後不迭店 앞으로 가자니 마을도 없고 뒤로 돌아가자니 주막도 없다.
요절주장자拗折拄杖子 향십마처거向什麼處去 주장자를 꺾고 어느 곳으로 가느냐?
설두뢰성심대雪竇雷聲甚大 우점전무雨點全無 설두는 우레 소리만 컸지 빗방울은 전혀 없다.
►기륜증미전機輪曾未轉
절대적 진리는 아직 한 번도 글이나 말로 표현된 일이 없다.
‘機輪’ 수행자의 민첩한 기질을 수레바퀴의 회전에 비유. ‘외도의 민첩한 기질’
‘機’ 心機. 개성이 절대적 정지상태에 있는 활동의 원동력.
‘輪’ 그 활동의 가능성을 표시하기 위해 附加한 것.
‘轉’ 輪字에서 連想되어 ‘활동의 개시’란 뜻.
►전필량두주轉必兩頭走 앞 句의 이유를 설며한 句.
만약 말이나 글로 그 절대적 진리를 표현하려 하면 어쩔 수 없이
有無의 2見에 빠져 오히려 절대적 진리에서 멀어진다.
►명경홀림대明鏡忽臨臺 당하분연추當下分妍醜
밝은 거울에 문득 무엇이든 비치면 당장 그 美醜를 알아 버린다.
붓다가 外道의 속셈을 즉각 간파해 버렸음을 표현.
‘當下’=直下. 즉시. 당장. 대번에. 그 자리에서
‘分’ 判別·判定
‘妍醜’=美醜
►자문하처생진애慈門何處生塵埃
佛陀의 끝없는 자비 속에 있으니 어디에서 먼지와 티끌이 생기랴.
어느 누구건 불타 앞에 나오면 그 무한한 자비에 감싸여
迷惑을 떨쳐버리고 깨달음을 얻게 된다.
外道가 세존의 良久의 慈門 어디에도 티끌 하나 없음을 보는 동안에 스스로의
마음에 있는 티끌까지 깨끗이 없어져서 비로소 그 眞境을 터득할 수가 있었다.
►인사因思 그 일을 생각하다. 알다.
►천리추풍환득회千里追風喚得回 환득회명지삼하喚得回鳴指三下
하루 천리를 달리는 추풍을 다시 불러들일까?
불러들이려면 손가락을 3번만 튕기면 된다.
外道를 칭찬한 句이다.
‘千里追風’ 천리마. ‘追風’은 진시황의 7名馬 중의 한 마리.
일행천리적추풍마日行千里的追風馬 추풍追風 마명馬名
하루에 천 리를 가는 추풍마니 추풍은 말 이름임.
고금주중왈古今注中曰 <고금주중古今注>中에 가로되
진시황유칠명마秦始皇有七名馬 진시황이 일곱 명마가 있었으니
추풍追風 백토白兔 섭경躡景 분전奔電 비핵飛翮 동작銅爵 최부最鳧
‘鳴指三下’=彈指三下. ‘鳴指’ 경고·신호
절대의 진리를 뭐라고 하나?
말하면 有無가 되지
마음은 그윽한 거울
美醜가 다 드러난다.
迷妄의 구름 걷히면 大慈大悲 속에 무슨 티끌이 있을까.
채찍 그림자만 봐도 알아보는 천리마를 불러들여 볼까?
손가락 3번만 튕기면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