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록 70칙 頌 評唱
【評 唱】
차삼인답처此三人答處 각각부동各各不同 야유벽립천인有壁立千仞
이 세 사람의 답변은 각각 다르지만 (위산은) 천 길 벼랑에서 있는 듯도 하였고
야유조용동시也有照用同時 야유자구불료也有自救不了
(오봉은) 照用이 함께 하기도 하였으며 (운암은) 결국 자신마저도 구제하지 못하였다.
각청화상도卻請和尚道 “스님께서는 말씀해보시오” 했는데
설두편향차일구중雪竇便向此一句中 정기료야呈機了也
설두는 이 한 구절 속에 기봉을 드러내어
갱취중경경찰更就中輕輕拶 령인이견운令人易見云
다시 그 가운데 사뿐사뿐 내지르면서 사람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말했다.
호두생각출황초虎頭生角出荒草
“뿔 돋친 호랑이가 울창한 풀 속에서 나왔다”는 것은
위산답처溈山答處 일사맹호두一似猛虎頭 상안각上安角
위산의 대답이 흡사 사나운 호랑이의 머리 위에 뿔이 돋친 것과 같으니
유십마근방처有什麼近傍處
어떻게 그 곁에 가까이 갈 수 있겠는가라는 것이다.
불견승문라산不見僧問羅山 듣지 못하였느냐. 어떤 스님이 나산羅山에게 물었던 것을.
동생부동사시여하同生不同死時如何 “함께 살다가 함께 죽지 않을 때는 어떠합니까?”
산운山云 여우무각如牛無角 “소에게 뿔이 없는 것과 같다.”
승운僧云 동생역동사시여하同生亦同死時如何 “함께 살고 또한 함께 죽을 때는 어떠합니까?”
산운山云 여호대각如虎戴角 “호랑이가 뿔이 돋친 격이다.”
설두지일구송료야雪竇只一句頌了也
설두는 이 한 구절로 본칙공안의 송을 끝마친 것이다.
타유전변여재他有轉變餘才 갱운更云
그러나 설두에겐 몸을 비낄 수 있는 재주가 아직 남아 있어 다시 읊었다.
십주춘진화조잔十洲春盡花凋殘
“십주에 봄이 저무니 꽃잎이 시들한데”라고 하였다.
해상유삼산십주海上有三山十洲 바다에는 三神山과 十洲가 있고
이백년위일춘以百年為一春
(이 세상의) 일백 년이 거기에서는 한 번의 봄에 해당된다고 한다.
설두어대풍조雪竇語帶風措 완전반박宛轉盤礡
설두의 말에는 풍류까지 있고 완연히 드넓은 기상이 서려 있다.
춘진지제春盡之際 백천만주화百千萬株花 일시조잔一時凋殘
삼산과 십주에 봄이 다 가면 온갖 꽃나무들은 일시에 시든다.
독유산호수림獨有珊瑚樹林 불해조락不解凋落
그러나 산호 숲만이 시들지 않고 있어서
여대양상탈與大陽相奪 기광교영其光交映
태양과 그 빛남을 겨루며 그 빛이 서로가 서로에게 비치고 있다.
정당임마시正當恁麼時 부방기특不妨奇特
바로 이러한 때야말로 참으로 기특하다 하겠다.
설두용차雪竇用此 명타각청화상도明他卻請和尚道
설두는 이를 이용하여 “스님께서 말씀해보시지요”라는 것을 밝혔다.
십주十洲 개해외제국지소부皆海外諸國之所附 십주는 모두 해외 여러 나라에 속해 있다.
1조주一祖洲 출반혼향出反魂香 첫째는 조주祖洲니 반혼향返魂香이 난다.
2영주二瀛洲 생지초옥석生芝草玉石 천여주미泉如酒味
둘째는 瀛洲니 芝草와 玉石이 나고 샘물은 술맛과 같다.
3현주三玄洲 출선약出僊藥 복지장생服之長生
셋째는 현주玄洲니 仙藥이 나오는데 이를 먹으면 불로장생한다.
4장주四長洲 출목과옥영出木瓜玉英
넷째는 장주長洲니 모과木瓜와 옥영玉英이 난다.
5염주五炎洲 출화완포出火浣布
다섯째는 염주炎洲니 불에 넣어도 타지 않는 화완포火浣布가 난다.
6원주六元洲 출령천여밀出靈泉如蜜 여섯째는 元洲니 꿀 맛 같은 영천靈泉이 있다.
7생주七生洲 유산천무한서有山川無寒暑 일곱째는 生洲니 산천에 추위와 더위가 없다
8봉린주八鳳麟洲 인취봉훼린각人取鳳喙麟角 전속현교煎續弦膠
여덟째는 봉린주니 봉의 부리와 기린의 뿔을 달여 끊어진 활줄을 잇는 아교를 만든다.
9취굴주九聚窟洲 출사자동두철액지수出獅子銅頭鐵額之獸
아홉째는 취굴주聚窟洲니 사자의 청동 머리에 무쇠 이마를 지닌 짐승이 산다.
십단주十檀洲(一作流洲) 출곤오석出琨吾石 작검作劍 절옥여니切玉如泥
열째는 단주檀洲(또는 流洲)니 곤오석이 나는데 이를 칼로 만들면 옥돌이 진흙처럼 잘린다고 한다.
산호珊瑚 외국잡전운外國雜傳云
산호는 <외국잡전外國雜傳>에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대진서남大秦西南 창해중漲海中 가칠팔백리可七八百里 도산호주到珊瑚洲
“진秦나라 서남쪽 창해漲海 속으로 7~8백리쯤 가노라면 산호주가 있다.
주저반석洲底盤石 산호주의 밑바닥은 반석으로 되어 있으며
산호생기석상珊瑚生其石上 반석 위에서 산호가 돋아나는데
인이철망취지人以鐵網取之 사람들이 이를 철망鐵網으로 채취한다.”
우십주기운又十洲記云 또한 <십주기十洲記>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산호珊瑚 생남해저生南海底 “산호는 남쪽 바다 밑에서 나온다.
여수고삼이척如樹高三二尺 나무의 높이는 2~3자이고
유지무피有枝無皮 사옥이홍윤似玉而紅潤
가지는 있으나 껍질이 없고 옥처럼 생겼으며 빨갛고 윤기가 난다.
감월이생感月而生 범지두개유월훈凡枝頭皆有月暈
이는 달에 감응感應하여 나며 모든 가지에는 모두 달무리가 망울져 있다”
(차일칙여팔권수공안동간此一則與八卷首公案同看)
이 제70칙의 이야기는 제71칙과 함께 보라.
►나산羅山 나산도한羅山道閑. 생몰상세미상.
►완전반박宛轉盤礴 반박도도지盤礴滔滔地. 자유자재하다.
►대양大陽=太陽
►반혼향反魂香 이 향을 사르면 죽은 이의 영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혜림음의慧琳音義>18 반혼反魂
십주기운十洲記云 취굴주재서해중주야聚窟洲在西海中洲也
<십주기>에 이르되 취굴주聚窟洲는 서해 중에 있는 주洲다.
차상유대수此上有大樹 사차국풍似此國楓
이 위에 큰 나무가 있는데 이 나라의 단풍나무와 비슷하다.
향문수백리香聞數百里 명위반혼수名爲反魂樹
향기가 수 백리에 풍기며 이름 해 반혼수反魂樹다.
벌취기수伐取其樹 어옥부중자취즙於玉釜中煮取汁
그 나무를 베어서 옥부玉釜 중에 삶아 즙을 취한다.
갱이미화숙전지更以微火熟煎之 다시 작은 불로 그것을 익히고 다린다.
여흑양如黑鍚 령가환令可丸 흑석黑鍚과 같아지면 가히 환丸이 되게 하는데
명화경정향名火驚精香 이름이 화경정향火驚精香이며
역명진령환亦名震靈丸 또 이름이 진령환震靈丸이며
역명반생향亦名反生香 또 이름이 반생향反生香이며
역명인조정亦名人鳥精 또 이름이 인조정人鳥精이며
역명각사향亦名却死香 또 이름이 각사향却死香이니
범유오명凡有五名 무릇 다섯 이름이 있다.
소지향기원문燒之香氣遠聞 그것을 태우면 향기가 멀리 풍기는데
사시재지문향잉활死尸在地聞香仍活
죽은 시체라도 땅에 있으면서 향기를 맡으면 그대로 살아난다.
한漢 연화延和(征和로 의심됨) 3년(前 90)
무제행행안정궁武帝行幸安定宮 서국월지왕견사西國月支王遣使
무제가 안정궁에 거동했는데 서국 월지왕이 사신을 파견하여
헌반혼향사량獻反魂香四兩 집현교集絃膠 신맹수神猛獸
반혼향 4량兩ㆍ집현교集絃膠ㆍ신맹수神猛獸를 바쳤다.
황색심소黃色甚小 위복백사지망량威伏百邪之䰣魎
황색이면서 매우 작았는데 백사百邪의 망량䰣魎을 위복威伏시켰다.
제친시지개유험의帝親試之皆有驗矣 제경지帝輕之
제帝가 그것을 친히 시험했는데 모두 영험이 있었지만 제가 그것을 가볍게 여겼다.
어후불각실기사자급수등막지소지於後不覺失其使者及獸等莫知所之 잠귀서국潛歸西國
후에 불각에 그 사자 및 짐승 등을 잃었으며 간 곳을 알지 못했는데 몰래 서국으로 돌아갔다.
►선약僊藥=仙藥 ‘춤출 선/신선 선僊=仙’
►지초芝草 영지버섯
►목과木瓜 일종의 약초
►옥영玉英 옥지정영玉之精英
►화완포火浣布 불에 타지 않는 옷감.
내이화서지모방성자乃以火鼠之毛紡成者 불구화不懼火
곧 화서火鼠의 털로 방직紡織해 이룬 것이니 불을 두려워하지 않음.
구예시득투어화중이완지垢穢時得投於火中而浣之
때 묻어 더러울 때는 불 속에 득투得投하여 그것을 세탁(浣)함.
거법원주림據法苑珠林35載 <법원주림35>의 기재에 의거하면
위명제시魏明帝時 서국헌화완포가사西國獻火浣布袈裟
위명제魏明帝 때 서국에서 화완포 가사를 헌납했는데
이화시지以火試之 구소불괴久燒不壞
불로 그것을 시험하매 오랫동안 태워도 파괴되지 않았음.
►봉훼鳳喙 봉황의 부리.
►속현교續弦膠=란교鸞膠, 봉교鳳膠.
<조정사원祖庭事苑>4 봉교鳳膠
봉교출봉린주鳳膠出鳳麟洲 봉교는 봉린주鳳麟洲에서 나오는데
주재서해중洲在西海中 주洲가 서해 중에 있으며
지면방정일천오백리地面方正一千五百里 지면이 方正하며 1천5백리며
사면개약수요지四面皆弱水遶之 사면엔 다 약수弱水(터럭도 가라앉는 물)가 둘러 있으며
상다봉린上多鳳麟 위에 봉과 기린이 많은데
수만위군數萬爲群 수만 마리가 무리를 이룸.
자봉훼급린각煑鳳喙及麟角 합전작교合煎作膠
봉의 부리 및 기린의 뿔을 삶아 합해 달여서 아교阿膠를 만들며
명속현교名續紘膠 속현교續紘膠(줄을 붙이는 아교)로 이름하며
일명련금니一名連金泥 일명 연금니連金泥(쇠를 잇는 풀)라고도 함.
궁노이단지굉弓弩已斷之紘 궁노弓弩(弩는 쇠뇌)의 이미 끊어진 줄이나
도일이단지철刀釰已斷之鐵 도검의 이미 잘라진 쇠를
이교련속以膠連續 봉교로 연결해 이으면
종불탈야終不脫也 마침내 풀어지지 않음.
한무제漢武帝 천한天漢 3年(前98)
순북해사항산巡北海祠恒山 북해를 순수巡狩하다가 恒山에 제사를 지냈는데
왕모견사헌령교사량王母遣使獻靈膠四兩 서왕모가 사자를 파견해 영교 4兩을 헌납했다.
제이부외고帝以付外庫 부지교지묘야不知膠之妙也
무제가 외고外庫에 송부送付했는데 봉교의 영묘靈妙함을 알지 못했음은
이위서국수원以爲西國雖遠 이공자불기而貢者不奇
서국西國이 비록 멀긴 했으나 공자貢者가 기특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제행화림원사호帝幸華林苑射虎 이노굉단而弩紘斷
무제가 화림원華林苑에 거둥(幸)해 범을 쏘다 쇠뇌의 끈이 끊어졌는데
사자시수가使者時隨駕 인상언因上言 사자가 때에 어가御駕를 따르다가 인해 말씀을 올려
청이교일분請以膠一分 봉교 1分(分은 量詞. 1량의 100분의 1)을 쓰기를 청했다.
구유속노굉口濡續弩紘 제경왈帝驚曰 이물야異物也
입으로 적셔 쇠뇌의 끈을 잇자 무제가 놀라 가로되 이물異物이로다.
내사무사수인乃使武士數人 대제인지對帝引之
곧 무사 몇 사람을 시켜 무제를 대면해 그것을 당겼는데
종일불탈終日不脫 승미속시야勝未續時也
종일 풀어지지 않았고 잇지 않은 때보다 나았다.
교膠 청색여벽옥靑色如碧玉 봉교는 청색인데 벽옥碧玉 같다.
견선전습유見仙傳拾遺 선전습유仙傳拾遺를 보라.
►곤오석琨吾石 美玉. 이 돌로 검을 만들면 玉이 진흙처럼 잘라진다고 한다.
►외국잡전外國雜傳 자세치 않다.
►대진大秦 전설 속의 나라.
시고대중국대라마제국급근동지구적칭호是古代中國對羅馬帝國及近東地區的稱呼
이는 고대 중국에서 라마제국(로마제국) 및 동쪽에 가까운 지구에 대한 칭호였음
/百度百科
►창해漲海=南海
►십주기十洲記 동방삭이 편찬했다는 <海內十洲記>
►팔권수공안동간八卷首公案同看
본칙(70)은 8권의 처음 공안(71, 72칙)과 서로 연결시켜 읽어보아야 한다.
/2014-09-30 23: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