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풍國風 진풍陳風 144. 주림株林
국풍國風 진풍陳風
144. 주림株林 주 땅의 숲
호위호주림胡為乎株林 종하남從夏南 주 땅의 숲에 무엇 하러 가는가 하남에게 간다하네
비적주림匪適株林 종하남從夏南 주 땅의 숲에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남에게 간다네.
가아승마駕我乘馬 세우주야說于株野 네 마리 말 수레 타고 주 땅 들판에 가서 즐긴다네.
승아승구乘我乘駒 조식우주朝食于株 네 필 망아지 수레 타고 주 땅에 가서 아침밥 먹네.
어찌 주림에 갔는가, 하남(하징서)을 쫓았노라.
주림에 간 것이 아니라 하남을 좇았다네.
내가 수레를 타고 가 주림의 들에 머물렀다네.
내가 수레를 타고 가 주림에서 아침을 먹었네.
■하희夏姬
춘추春秋시대 정鄭나라 목공穆公(BC649-BC606)의 딸이며 절세의 미인이자 천하에 둘도 없는 음녀淫女이다.
결혼 전에 이복 오빠인 공자 만蠻과 사통을 하였으며 진陳나라 대부 하어숙夏御叔에게 출가하여 아들 하징서夏徵舒를 두고 과부가 된 후에는 더욱 문란해져 진陳나라의 간신 공영孔寧)의행보儀行父·진영공陳靈公과 동시 상관하는 짓을 저지르니 참다 못한 아들 하징서夏徵舒가 영공을 시해하였으며 이를 구실로 초나라의 장왕莊王이 하징서를 능지처참하고 진나라를 멸국치현했다. 이처럼 한 나라를 뒤집어엎고 한 제후와 세 가문을 패가망신시킨 경국지색傾國之色의 요부妖婦이다.
●<모시전毛詩傳><모시전毛詩箋><모시정의毛詩正義>
<모전毛傳>은 한漢나라의 모형毛亨(?-?)이 자하子夏에게서 순황荀況을 거쳐 그에게 전해진 <시경詩經>을 대상으로 전傳을 붙여 <모시고훈전毛詩詁訓傳>을 지었는데 後漢에 와서 정현鄭玄이 전箋을 붙였으며 당唐나라 공영달孔穎達 등이 당시까지 전래한 여러 자료를 중심으로 자세한 소疏를 덧붙여 총정리 하여 <모시정의毛詩正義>를 완성하여 오늘날의 <시경>이 되었다.
【毛詩 序】 주림株林 자령공야刺靈公也 <주림>은 영공靈公을 풍자한 詩이다.
음호하희淫乎夏姬 구치이왕驅馳而往 조석불휴식언朝夕不休息焉
하희夏姬(하징서의 어머니)와 간음하려고 수레를 몰아서 달려가기를 아침과 저녁으로 쉬지를 않았다.
【鄭玄 序】
하희夏姬 진대부처陳大夫妻 하징서지모夏徵舒之母
하희는 陳나라 대부의 아내이고 하징서의 어머니이며
정녀야鄭女也 징서자자남徵舒字子南 부자어숙夫字禦叔
鄭나라 여자인데 徵舒의 자字가 子南이며 남편의 자는 어숙禦叔이다.
►호위호주림胡為乎株林 종하남從夏南 주 땅의 숲에 무엇 하러 가는가 하남에게 간다하네
【毛亨 傳】
주림株林 하씨읍야夏氏邑也 하남夏南 하징서야夏徵舒也
주림은 하씨夏氏들의 고을이고 하남夏 하징서夏徵舒이다.
【鄭玄 箋】 전운箋云 전箋에 이르기를
진인책령공陳人責靈公 진陳나라 사람들이 영공靈公을 나무라기를
군하위지주림君何為之株林 종하씨자남지모從夏氏子南之母 위음일지행為淫泆之行
군주께서 무엇하러 주림에 가서 하씨 자남의 어머니를 따라가 음란하고 음탕함을 행하려 하는가?
►비적주림匪適株林 종하남從夏南 주 땅의 숲에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남에게 간다네.
【鄭玄 箋】 전운箋云 비匪 비야非也 전箋에 이르기를 (비적 비)匪는 아님이다.
언아비지주림言我非之株林 종하씨자남지모從夏氏子南之母
내가 주림에 가는 게 아니라 하씨 자남의 어머니를 따라가
위음일지행為淫泆之行 자지타이自之他耳
음란하고 음탕함을 행함은 스스로 갔음이 다름이라 말함이다.
저거지사牴拒之辭 만남을 막음을 말함이다.
►가아승마駕我乘馬 세우주야說于株野 네 마리 말 수레 타고 주 땅 들판에 가서 즐긴다네.
►승아승구乘我乘駒 조식우주朝食于株 네 필 망아지 수레 타고 주 땅에 가서 아침밥 먹네.
【毛亨 傳】 대부승구大夫乘駒 대부는 망아지(망아지 구駒) 수레를 탄다.
【鄭玄 箋】 전운箋云 我我 국인國人 아我 군야君也 전箋에 이르기를 我는 나라 사람이고 我는 군주이다.
군친승군승마君親乘君乘馬 군주가 친히 타면 군주의 말 수레를 타는데,
승군승구乘君乘駒 군주가 타기를 망아지 수레를 탔음은
변역거승變易車乘 이지주림以至株林 바꾸어 변하여 수레를 타고 그로써 주림에 이르렀음이다.
혹설사언或說舍焉 혹조식언或朝食焉 우책지야又責之也
혹 그곳 집에서 즐기고 혹은 그곳에서 아침을 먹었으니 또 그것을 책망하였다.
마륙척이하왈구馬六尺以下曰駒 말이 6척 이하를 구駒라고 말한다.
●시경집전詩經集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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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호주림胡為乎株林 종하남從夏南 어찌 주림을 위하는고? 하남을 따름이라.
비적주림匪適株林 종하남從夏南 주림에 감이 아니라 하남을 따름이라.
부야賦也 부이다.
주림株林 하씨읍야夏氏邑也 하남夏南 징서자야徵舒字也 주림은 하씨의 읍. 하남은 징서의 자.
영공靈公 음어하징서지모淫於夏徵舒之母 조석이왕하씨지읍朝夕而往夏氏之邑
영공이 하나라 징서 어머니를 간음하여 아침저녁으로 하씨의 읍에 갔다.
고기민상여어왈군호위호주림호故其民相與語曰君胡爲乎株林乎
그러므로 그 백성이 서로 더불어 하는 말이 가로대 인군이 어찌 주림에 가는 고,
(‘임금이 어찌 주림에 자꾸 가서 무슨 짓을 하는고’ 하는 말을 민망히 여겨 ‘아니라’
다른 뜻이 있다는 식으로 에둘러 말하기를)
왈종하남이曰從夏南耳 연즉비적주임야然則非適株林也 특이종하남고이特以從夏南故耳
가로대 하남에 간 것이니(징서를 따라 간 것이니), 그렇다면 주림에 간 것이 아니라 특별히 써 하남을 따라 간 것이라 하니
개음호하희蓋淫乎夏姬 불가언야不可言也 대개 하나라 희와 간음하는 것을 가히 말하지(입에 담지) 못함이다.
(姬 대부의 아내, 지위가 높은 여자를 가리키는 말, 곧 목공의 딸)
고故 이종기자언지以從其子言之 시인지충후여차詩人之忠厚如此
그러므로 그 아들을 따라가는 것으로써 말하니 시인의 충후함이 이와 같다.
▪
가아승마駕我乘馬 세우주야說于株野 우리 승마를 멍에 하여 주림의 들에 머물렀도다.
승아승구乘我乘駒 조식우주朝食于株 우리 망아지를 타고서 아침을 주림에 가서 먹도다.
부야賦也 부이다.
세說 사야舍也 세는 그침이다(말씀 설/달랠 세/기뻐할 열/벗을 탈說)
마육척이하왈구馬六尺以下曰駒 말이 여섯 자 아래를 구라 한다.
1장에서는 영공의 간음을 슬쩍 덮어서 얘기했다가 여기서는 다시 속에 있는 말을 슬그머니 내어
‘아이구, 우리 승마를 타고 주야에 머물더니 주림에 가서 하희와 밥을 먹고 있구나’하며 비난하고 있다.
2장의 운은 馬와 野가 한 짝이고, 驅와 株가 한 짝이다.
춘추전春秋傳 <춘추전>에
하희夏姬 정목공지여야鄭穆公之女也 가어진대부하어숙嫁於陳大夫夏御叔
하희는 정나라 목공의 딸이니 진나라 대부 하어숙에게 시집갔느니라.
영공靈公 여기대부공녕의행부與其大夫孔寧儀行父 통언通焉 영공이 그 대부 공영과 의항보로 더불어 간통하거늘
설야간洩冶諫 불청이살지不聽而殺之 설야가 간하니까 듣지 않고 죽이더니
후後 졸위기자징서소시卒爲其子徵舒所弑 뒤에 마침내 그 아들인 징서에게 시해 당하고
이징서而徵舒 부위초장왕소주復爲楚莊王所誅 징서는 다시 초 장왕에게 베인 바가 되었느니라.
<춘추좌전> 선공宣公 九年편
하희夏姬는 정목공鄭穆公의 딸로 진대부陳大夫 어숙御叔에게 시집가 하징서夏徵舒를 낳았다.
진령공여공녕陳靈公與孔寧 의행부통어하희儀行父通於夏姬 개충기일복이희우조皆衷其衵服以戲于朝
陳靈公이 공녕과 의항보와 함께 하희와 通情하고 모두 그 속곳을 바쳐 입고서 조정에서 희희덕거렸다.
▸속옷 충衷(옷 속에 바쳐 입음) ▸속 속곳 일衵(여자가 맨 속에 입는 속옷)
설야간왈洩冶諫曰 설야가 간하며 말했다.
공경선음公卿宣淫 민무효언民無效焉 차문불령且聞不令 군기납지君其納之
‘공과 경이 음란함을 보이면 백성들이 본받을 것이 없을뿐더러 소문나서 좋을 것이 없으니 인군께서는 거두어주소서.’
공왈오능개의公曰吾能改矣 공고이자公告二子 이자청살지二子請殺之
공이 ‘나는 능히 고치겠노라.’고 하면서 두 사람에게 말했더니 두 사람은 죽이자고 했다.
공불금公弗禁 수살설야遂殺洩冶 공이 막지 않았고 마침내 설야를 죽였다.
공자왈孔子曰 공자께서
시운민지다벽詩云民之多辟 무자립벽無自立辟
‘시에 백성들은 사벽함이 많으니 스스로 사벽함을 세우지 말지어다(大雅 生民之什 板편 제6장)라고 했으니
기설야지위호其洩冶之謂乎 그 설야를 이름이로다.’고 하셨다.
이어 <춘추> 宣公十年편에 공자는 여름 4월(夏四月)에
계사癸巳 진하징서시기군평국陳夏徵舒弒其君平國
계사일에 陳의 하징서가 그 군주를 평국에서 죽였다고 기록하였고
이 사건에 대해 <좌전>에서는
진령공여공녕의행부靈公與孔寧儀行父 음주어하씨飲酒於夏氏
진陳 영공이 공녕과 의항보와 함께 하씨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공위행부왈징서사녀公謂行父曰徵舒似女 공이 행보에게 ‘징서가 너를 닮았다.’고 했더니
대왈對曰 역사군亦似君 대답하기를 ‘또한 군주도 닮았습니다.’고 했다.
징서병지徵舒病之 공출자기구사이살지公出自其廄射而殺之 이자분초二子奔楚
징서는 괴로워하다가 공이 나가자 따라가 마구간에서 활로 쏘아 죽였더니 두 사람은 초나라로 도망갔다'고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