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록 75칙 頌 着語
【頌과 着語】
호즉이呼即易 부르기는 쉬워도
천하인총의착天下人總疑著 천하 사람이 모두 의심한다.
취육인래승臭肉引來蠅 냄새나는 살코기가 파리 떼를 부른다.
천하납승총부지락처天下衲僧總不知落處 천하의 납승이 모두 의도를 몰랐다.
견즉난遣即難 보내기는 어렵다.
불방초절不妨勦絕 아예 싹 끊어버렸구나.
해상명공수海上明公秀 바다 위의 신기루로다.
호환기봉자세간互換機鋒子細看 서로 주고받은 기봉을 자세히 보라.
일출일입一出一入 이구작가二俱作家 한 번 나오고 한 번 들어가니 둘 다 작가였다.
일조주장량인부一條拄杖兩人扶 한 개의 주장자를 두 사람이 잡았다.
차도재아수변且道在阿誰邊 말해보라, 누구 것인가?
겁석고래유가괴劫石固來猶可壞 견고한 겁석劫石도 오히려 부서지고
수리금추여하변취袖裏金鎚如何辨取 소매 속의 황금 철추를 어떻게 알까?
천성부전千聖不傳 이는 많은 성인도 전수하지 못 하였다.
창명심처립수건滄溟深處立須乾 푸른 바다 깊은 물도 디디자마자 곧 마른다.
향십마처안배向什麼處安排 어찌 망설일 수가 있으리요!
봉두유안棒頭有眼 방망이 끝에 눈이 있다.
독허타친득獨許他親得 그 스님 혼자만이 몸소 얻었다고 인정하리라.
오구로烏臼老 오구로烏臼老 오구 늙은이여, 오구 늙은이여
가석허可惜許 애석하다.
저로한불식호오這老漢不識好惡 이 늙은이가 좋고 싫은 것도 알지 못하다니
기하반幾何般 몇 번이나 이와 같았을까?
야시개무단한也是箇無端漢 그도 두서없는 놈이다.
백천만중百千萬重 (설두가 한 이 송의 깊은 뜻이) 백 천 만 겹이다.
여타표병태무단與他杓柄太無端 그에게 준 국자 자루가 너무나 두서없었네.
이재언전已在言前 이미 말 이전에 있다.
계합타파채주洎合打破蔡州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호여삼십봉好與三十棒 30대를 때려야 하리라.
차도과재십마처且道過在什麼處 말해보라, 어느 곳에 잘못이 있는가를.
►호즉이呼即易 견즉난遣即難 부르기는 쉬워도 보내기는 어렵다
아래 원오의 평창에서 말했다.
호사이견사난呼蛇易遣蛇難 뱀을 부르기는 쉬워도 보내기는 어렵다.
여금장개표자취래如今將箇瓢子吹來 요즈음 휘파람을 불어
환사즉이喚蛇即易 뱀을 부르기는 쉽지만
요견시즉난要遣時即難 뱀을 보낼 때가 더욱 어려운 것이다.
‘瓢子’는 뱀가죽을 표주박 입구에 친 물건으로 이것을 불면 뱀이 모인다고 한다.
곧 뱀을 불러 모으기는 쉽지만 과연 모인 뱀을 필요한 만큼 잡고
필요 없는 놈은 돌아가게 하기란 어렵다는 뜻이다.
결국 본칙에서 오구가 중을 점검하면서
‘굴봉원래유인끽재屈棒元來有人喫在
억울한 방망이를 얻어맞는 놈이 있기는 있었구나‘라고.
불러 들였지만 그 일은 쉽다 하더라도
‘여약요汝若要 산승회여여山僧回與汝
그대가 필요하다면 산승의 것을 그대에게 돌려주겠다.’
‘타착일개야打著一箇也’며 중을 시험하기는 쉽지 않으며 더욱 나아가
‘소득임마消得恁麼 이처럼 할 수 있다니 대단해’라고
맞은 채 그대로 있는 따위의 행위는 空前의 경지라 할 수 있다.
오구는 부르고 주는 일이 자유자재였다.
►해상명공수海上明公秀
①‘明公’ 태양. ‘秀’ 태양이 떠오르는 수려한 모습.
바다에서 태양이 떠올라 멀리까지 다 보이므로 모든 환영이 사라진 경지.
②‘明公秀’ 신기루. 실체가 없는 것의 비유.
명공明公 혹지일륜或指日輪 명공明公은 혹 일륜日輪을 가리키며
혹지신루或指蜃樓 혹 신루蜃樓(신기루)를 가리킴.
미지숙시未知孰是 어떤 게 옳은지 알지 못함.
►일조주장량인부一條拄杖兩人扶 한 주장자를 두 사람이 잡고 있다.
방법은 달라도 그 귀결점은 결국 같다.
►겁석劫石 大盤石. ‘무한한 시간’의 뜻 ‘劫’=劫波.
불교 5種의 시간의 무한성 비유
①草木喩 ②沙細喩 ③芥子喩 ④劫塵喩 ⑤拂石喩 중 劫石은 ⑤拂石喩에 속한다.
겁석고래유가괴劫石固來猶可壞 견고한 겁석劫石도 오히려 부서지고
창명심처립수건滄溟深處立須乾 푸른 바다 깊은 물도 디디자마자 곧 마른다.
이 중과 오구의 대결은 비록 거대한 劫石이 닳아지고 깊고 깊은 바다가
다 메말라 버리는 한이 있어도 영원히 미해결인 채로 그대로 있다는 것이다.
이 중과 오구를 동시에 칭찬하고 있다.
►금추金鎚 겁석劫石을 깨부술 수 있는 망치.
►기하반幾何般 몇 번이나 이와 같았을까? 종횡무진한 수단이 얼마나 되는가?
‘幾何般’ 오구 같은 선기를 가진 이가 천하에 몇이나 있을까?
누가 이와 같은 선기를 보일 수 있는가?
►여타표병태무단與他杓柄太無端 그에게 준 국자 자루가 너무나 두서없었네.
섣불리 몽둥이를 내주는 것은 서툰 짓이다.
중에게 자기의 몽둥이를 내 주다니 무모하기 짝이 없는 짓이지만
감히 그렇게 하는 데에 오구의 깊이가 있다.
‘太無端’ 너무나 뜻밖이다.
‘無端’ 하는 일이 서툴다. 무모하다.
►백천만중百千萬重 그 전술전략을 도저히 측량할 수가 없다.
►계합洎合=機合. 機呼. 하마터면 ~할 뻔 했다. ‘물 부을 계(기, 게)洎’
►타파채주打破蔡州 채주성이 함락되다.
唐 元和 9年(814) 吳 원제元濟가 반란을 일으켜 채주성蔡州城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元和 12年(817)에 평정됐는데 75칙은 이 고사를 인용하여
‘아주 위급한 상황에 놓였다’는 뜻으로 썼다.
구설당오원제舊說唐吳元濟 거채주성據蔡州城
구설에 당나라의 오원제가 채주성蔡州城을 근거지로
압취병분이주押取幷汾二州 불수천하不隨天下 이불통신而不通信
병분幷汾 2州를 압취押取해 천하를 따르지 않아 통신이 되지 않았다.
차성고용공此城高聳空 인난도고불능공파人難到故不能攻破
이 성은 허공에 높이 솟아 사람이 이르기 어려운 고로 능히 공격해 깨뜨리지 못했다.
시천대설時天大雪 여성제與城齊 차시리소파지此時李愬破之
때에 하늘이 大雪인지라 성과 제등하자 이때 이소李愬가 이를 타파했다.
<자치통감資治通鑑>240 당헌종원화唐憲宗元和 12年(817)
조왈條曰 동십월冬十月 조條에 가로되 동冬 10월
리소야습채주李愬夜襲蔡州 금오원제擒吳元濟 檻送京師
이소李愬가 채주蔡州를 야습하여 오원제吳元濟를 사로잡아 경사로 함송檻送했다.
<벽암록碧巖錄 75則 종전초種電鈔> 타파채주打破蔡州
방어사부조方語死不弔 방어方語 사망에 조문하지 않음.
우명여현사又命如懸絲 또 명이 실에 매달린 것과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