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錄/벽암록

벽암록 77칙 本則 評唱

空空 2024. 5. 16. 22:15

【評 唱】

저승문운문這僧問雲門 스님이 운문에게 물었다.

여하시초불월조지담如何是超佛越祖之談 “어떤 것이 부처와 조사를 초월한 말입니까?”

문운門云 호병餬餅 “호떡!”

 

환각한모탁수마還覺寒毛卓豎麼 머리털이 쭈뼛 솟구쳐 오름을 느꼈느냐?

납승가문불문조衲僧家問佛問祖 납승들이 부처를 묻고 조사를 묻고

문선문도問禪問道 선禪을 묻고 道를 묻고

 

문향상향하료問向上向下了 향상向上을 묻고 향하向下를 묻다가

갱무가득문更無可得問 다시 물을 만한 것이 없으면

각치개문단卻致箇問端 이제는 질문의 단서를 일으켜

문초불월조지담問超佛越祖之談 부처와 조사를 초월하는 말을 묻는다.

 

운문시작가雲門是作家 운문은 작가였다.

편수장선고便水長船高 강물이 깊으면 배가 높이 뜨고

니다불대泥多佛大 진흙이 많으면 불상이 크게 마련이다.

편답도便答道 호병餬餅 그래서 운문은 “호떡!”이라고 답하였다.

 

가위도불허행可謂道不虛行 공불랑시功不浪施

이른바 “도란 아무렇게나 행하여지지 않고 공이란 헛되이 베풀어지지 않는다.”한다.

 

운문부시중운雲門復示眾云 운문은 다시 대중 법문을 하였다.

이물가작료爾勿可作了 “그대들은 조작으로 이해하려고 하지 말라.

 

견인도저조사의見人道著祖師意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보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이 무엇인가를 묻고

 

편문초불월조지담도리便問超佛越祖之談道理

부처와 조사를 초월하는 말이 무엇인가를 묻는다.

 

이차환십마작불爾且喚什麼作佛 그대들은 무엇을 부처라고 하며

환십마작조喚什麼作祖 무엇을 조사라고 여기기에

즉설초불월조지담即說超佛越祖之談 부처와 조사를 초월한 말에 대해 이야기하는가?

 

편문개출삼계便問箇出三界 이파삼계래간爾把三界來看

삼계三界를 벗어난 것을 물었으니 그대들은 삼계를 가져와봐라.

 

유십마견문각지격애착이有什麼見聞覺知隔礙著爾

무슨 견문각지見聞覺知가 있길래 그대들에게 장애가 되었으며

 

유십마성색불법여여가료有什麼聲色佛法與汝可了

무슨 성색聲色과 불법佛法이 있길래 그대들을 깨쳐줄 수 있었으며

 

료개십마완了箇什麼碗 이나개위차수지견以那箇為差殊之見

무슨 장애가 있길래 차별적인 견해를 지었는가?

 

타고성물내이하他古聖勿奈爾何 횡신위물橫身為物

옛 성인들은 그대들을 어찌할 수가 없는 나머지 몸을 가로 누여 사람을 지도하면서

 

도개거체전진물물적체道箇舉體全真物物覿體 불가득不可得

‘전체가 모두 그대로 참다우며 사물마다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고

말하였지만 실로 그런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향여도我向汝道 내(운문 자신) 그대들에게 말하노라.

직하유십마사直下有什麼事 조시매몰료야早是埋沒了也

일삼음이 있다 하면 벌써 잘못되어버린다.”

 

회득차어會得此語 편식득호병便識得餬餅

운문의 이 말을 안다면 바로 “호떡”이라 한 의도를 알 것이다.

 

오조운五祖云 려시비사향驢屎比麝香

오조법연五祖法演이 “말똥을 사향에 비교한다.”고 하였다.

 

소위직절근원불소인所謂直截根源佛所印

이른바(증도가) “곧바로 근원을 끊는 것은 불조가 인가한 바이며

 

적엽심지아불능摘葉尋枝我不能

잎을 따고 가지를 찾는 건 나는 못한다.” 했다.

 

도저리욕득친절到這裏欲得親切 여기서 이 근원을 끊는 것을 몸소 간절히 얻고자 한다면

막장문래문莫將問來問 물음을 가지고 묻지를 말라.

 

간저승문看這僧問 여하시초불월조지담如何是超佛越祖之談

이 스님이 “어떤 것이 부처와 조사를 초월한 말입니까?”고 묻자

 

문운門云 운문이

호병餬餅 환식수참마還識羞慚麼 환각루두마還覺漏逗麼

”호떡“이라고 말한 것을 보고서 수치스러움을 알고 또한 잘못 했는 줄을 느꼈느냐?

 

유일반인有一般人 두찬도杜撰道 사람들이 제멋대로 꾸며 말하길

운문雲門 견토방응見兔放鷹 편도호병便道餬餅

“운문이 토끼를 보자마자 매를 날려 곧바로 호떡이라고 말했다”고 하나

 

약임마장호병若恁麼將餬餅 이처럼 ‘호떡’을 가지고

편시초불월조지담견거便是超佛越祖之談見去 기유활로豈有活路

부처와 조사를 초월한 말이라는 견해를 낸다면 어찌 살길이 있겠는가?

 

막작호병회莫作餬餅會 호떡이라는 것도 알려 하지 말고

우부작초불월조회又不作超佛越祖會 편시활로야便是活路也

부처와 조사를 초월한다는 것도 알지 않는 그것이 살길이다.

 

여마삼근해타고일반與麻三斤解打鼓一般

이는 삼 세 근[麻三斤]과 북칠 줄 안다[解打鼓]는 것과 한가지이다.

 

수연지도호병雖然只道餬餅 기실난견其實難見

비록 그저 ‘호떡’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후인다작도리운後人多作道理云

후인들이 흔히들 이를 이러니저러니 말로 따져서 말하기를

 

추언급세어麤言及細語 개귀제일의皆歸第一義

“거친 말과 자세한 말 모두가 第一義로 귀결된다.”고 한다.

 

약임마회若恁麼會 차거작좌주且去作座主 이처럼 이해한다면 강석講席의 좌주座主가 되어

일생영득다지다해一生贏得多知多解 일생동안 수많은 알음알이를 감싸고 있게 되리라.

 

여금선화자도如今禪和子道 또 요즈음 선승들은 말한다.

초불월조지시超佛越祖之時 “부처와 조사를 초월할 때는

제불야답재각근하諸佛也踏在腳跟下 모든 부처님도 발밑에 밟혀 있으며

조사야답재각근하祖師也踏在腳跟下 조사도 발밑에 밟혀 있다.

 

소이所以 운문지향타도雲門只向他道 호병餬餅

그러므로 운문이 저 승을 향해 호떡이라고 말했다”

 

기시호병既是餬餅 기해초불월조豈解超佛越祖

그러나 호떡이 어떻게 부처와 조사를 초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시거참상간試去參詳看 시험 삼아 자세히 참구해보도록 하라.

 

제방송극다諸方頌極多 진향문두변작언어盡向問頭邊作言語

총림의 송이 지극히 많으나 모두가 문 앞에 어정거릴 뿐인데

 

유설두송득최호唯雪竇頌得最好 시거간試舉看

오로지 설두의 송이 가장 좋으니 들어보아라.

 

송운頌云 송은 다음과 같다.

 

 

►수장선고水長船高 니다불대泥多佛大

물길이 길면 배의 돛폭이 높고 진흙이 많으면 그 진흙으로 빚은 불상이 크다.

‘상대의 정도에 따라 거기에 알맞게 대응하는 것’

 

►도불허행道不虛行 공불랑시功不浪施

적합한 상대가 있어야만 비로소 道는 발현한다/周易 繫辭

 

►물가작료勿可作了 無可作悟了人 깨닫지 못했으면서 깨달은 체하는 것은 옳지 않다.

►도착道著 말하다. 단언하다

►삼계三界 중생들이 윤회하는 3종류의 세계.

①欲界 욕망의 세계

②色界 물질의 세계

③無色界 순수 의식세계

 

►성색불법聲色佛法 소리와 형태로 나타난 불법. 설법의 음성과 좌선 수행 등의 모습.

►나개那箇 무엇으로

►차수지견差殊之見 특수한 견해

►조시早是 이미

►매몰료埋沒了 손발을 쓸 수 없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

 

►추언급세어麤(麁)言及細語

<열반경涅槃經>20云

제불상연어諸佛常軟語 제불은 늘 연어軟語지만

위중고설추爲衆故說麁 중생을 위한 고로 추麁를 설한다.

추어급연어麁語及軟語 추어麁語와 및 연의軟語가

개귀제일의皆歸第一義 다 제일(第一義로 돌아간다.

 

‘거칠 추麁’ 거칠다. 굵다. 섞이다

‘거칠 추 매조미쌀 추麤’ 거칠다. 굵다. 섞이다

 

►차거작좌주且去作座主 결국 좌주가 되어

►영득贏得 ~으로 끝나 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