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錄/벽암록

벽암록 82칙 垂示

空空 2024. 5. 20. 06:49

벽암록碧巖錄 82칙 대룡견고법신大龍堅固法身

【垂 示】

수시운垂示云 수시에 이르기를

 

간두사선竿頭絲線 장대 끝의 낚싯줄은

구안방지具眼方知 눈을 갖춘 자라야 볼 수 있고

격외지기格外之機 격식 밖의 기틀은

작가방변作家方辨 선지식이라야 분별할 수가 있다.

 

차도且道 말해 보라.

작마생시간두사선作麼生是竿頭絲線 무엇이 장대 끝의 낚싯줄이며

격외지기格外之機 격식 밖의 기틀인가를.

시거간試舉看 다음 이야기를 살펴보라.

 

 

►간두사선竿頭絲線 낚싯대 끝에서 늘어진 낚싯줄.

‘竿頭’ 장대(竿).

‘絲線’ 명주실로 꼬아 만든 줄. ‘상대방을 시험하기 위해 쓰는 수단’

낚싯대를 늘여 물고기처럼 낚으려고 하지만 제대로 눈이 밝은 자는 좀처럼 걸려들지 않는다.

 

<오등회원五燈會元>4 장사경잠長沙景岑

백척간두부동인百尺竿頭不動人 백척간두竿頭에서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여

수연득입미위진雖然得入未爲眞 비록 그렇게 득입 했으나 眞이 되지 않는다.

 

<념고휘집拈古彙集>18 덕성선자어德誠船子語

간두사선종군롱竿頭絲線從君弄 낚싯대와 낚싯줄은 그대의 희롱하는 대로 따르지만

불범청파의자수不犯淸波意自殊 청파를 범하지 못함은 뜻이 스스로 특수해서이니라.

 

<선문염송집 권18 제719칙>

협산상당운夾山上堂云 협산이 상당해 이르되

명불월호明不越戶 명明이 호戶를 넘지 못하고

혈불서소穴不捿巢 혈穴이 소巢에 깃들지 않는다.

목불고타위目不顧他位 눈은 타위他位를 돌아보지 않고

각불답타위리脚不踏他位裏 발은 타위地位 속을 밟지 않는다.

 

륙호불엄六戶不掩 육호六戶를 닫지 않았고

사구무종四衢無蹤 사구四衢에 종적이 없다.

학불정오學不停午 학學은 오午에 정류하지 않고

의불립현意不立玄 의意는 현玄에 서지 않는다.

 

천겁안불차설두저千劫眼不借舌頭底 천겁千劫에 눈은 설두舌頭의 것을 빌리지 않고

만겁설두불고안중명萬劫舌頭不顧眼中明 만겁에 설두는 안중의 明을 돌아보지 않는다.

준기불가봉망사峻機不假鋒鋩事 준기峻機는 봉망사鋒鋩事를 빌리지 않나니

도저리到這裏 유개십마사有个什麽事 이 속에 이르러 저(个) 무슨 일이 있느냐.

 

도리闍梨 사리闍梨여,

간두사선종군롱竿頭絲線從君弄 낚싯대와 낚싯줄은 그대의 희롱하는 대로 좇겠지만

불범청파의자수不犯淸波意自殊 청파淸波를 범하지 못함은 뜻이 스스로 특수하여서이다.

/련등회요聯燈會要21

 

‘명불월호明不越戶’/<허당집虗堂集>1 제13십則

사운師云 스님(從倫)이 이르되

상당거좌내조정설법지청규上堂踞坐乃祖庭說法之淸規

상당上堂과 거좌踞坐는 곧 조정祖庭 설법의 청규며

 

집중만참식종문시도지홍범集衆晚參寔宗門示徒之洪範

집중集衆과 만참晚參은 진실로(寔) 종문에서 시도示徒하는 홍범洪範이다.

 

명불월호明不越戶 명明이 호戶를 넘지 못한다는 것은

태양문하요변삼추太陽門下要辨三秋 태양문하에서 3秋를 분변함을 요함이며

 

혈불서소穴不栖巢 혈穴이 소巢에 깃들지 않는다는 것은

명월당전령지구하明月堂前令知九夏 명월당전에서 9夏를 알게 함이다.

 

목불고타위리目不頋他位裏 눈은 타위他位 속을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은

수시편처불봉雖是偏處不逢 비록 이 편처偏處에서 만나지 못하더라도

기내현중불실其奈玄中不失 현중玄中에서 잃지 않음을 어찌하겠는가.

 

각부답타위리脚不踏他位裏 발은 타위地位 속을 밟지 않는다는 것은

래편천하勑遍天下 칙령이 천하에 두루 하지만

왕불류행王不流行 왕王이 유행流行하지 않음이다.

 

후천동립사차차後天童立四借借 후에 천동天童이 4借借를 세웠으니

일왈차위명공一曰借位明功 하나는 가로되 차위명공이며

이왈차공명위二曰借功明位 둘은 가로되 차공명위며

삼왈차차불차차三曰借借不借借 셋은 가로되 차차불차차이며

사왈전초불차차四曰全超不借借 넷은 가로되 전초불차차이다.

 

약비구참조동정종若非久參曹洞正宗 만약 조동정종을 구참久參하지 않았다면

왕왕촉도성체往往觸途成滯 왕왕 촉도성체觸途成滯하리라.

 

고륙호불엄故六戶不掩 고로 6戶를 닫지 않았고

사구무종四衢無蹤 4衢에 종적이 없다 하였으니

신호입식불거음계信乎入息不居陰界 입식入息하매 陰界에 거주하지 않고

출식불섭중연出息不涉衆緣 출식出息하매 중연衆緣에 건너지 않음을 믿을 것이다.

 

임마간래恁麼看來 이렇게 간래看來하매

안이비설신의관타심사眼耳鼻舌身意關他甚事 안이비설신의가 저 무슨 일에 상관되며

내지견문각지멱심래유乃至見聞覺知覔甚來由 내지 견문각지를 무슨 내유를 찾겠는가.

 

직요학불정오直饒學不停午 직요直饒 학學은 午에 정류하지 않고

의불립현意不立玄 의意는 현玄에 서지 않는다 해도

이시불쾌칠통已是不快漆桶 이미 이는 불쾌칠통不快漆桶이거늘

 

하필향천겁만겁何必向千劫萬劫 구각설단口角舌端 미첨안저眉尖眼底

명래암사明來暗謝 처지기혹망자재處智起惑亡者哉

하필이면 천겁만겁에 구각설단과 미첨안저에서

명래암사하는 곳에 지기혹망인 것을 향하겠는가.

 

단적준기첩변端的峻機捷辯 단적端的한 준기첩변이거늘

기범봉망豈犯鋒鋩 어찌 봉망鋒鋩을 범하겠는가.

현창현제료무흔적玄唱玄提了無痕跡 현창현제라 마침내 흔적이 없다.

 

소이도所以道 소이로 말하되

도저리유심마사到這裏有甚麼事 이 속에 이르러 저(个) 무슨 일이 있느냐 하였다.

 

수본무사雖本無事 불견도不見道 비록 본래 無事지만 말함을 보지 않았는가,

막장무사위무사莫將無事爲無事 무사無事를 가지고 무사로 삼지 말지니

왕왕사종무사생往往事從無事生 왕왕 일이 무사로 좇아 생겨난다 하였다.

 

약불호소지시명백若不呼召指示明白 만약 호소하고 지시함이 명백하지 않더라도

절공일향切恐一向 심언축구尋言逐句 정식복탁情識卜度

일향 심언축구하거나 정식으로 복탁卜度함을 간절히 염려한다.

 

시타협산증是他夾山曾 이는 그 협산이 일찍이

어화정강상於華亭江上 홍료탄두紅蓼灘頭 화정강상, 홍료탄두에서

구전심수口傳心授 엽철화련도葉綴花聯道 구전심수하고 엽철화련하여 말하되

 

간두사선종군롱竿頭絲線從君弄 낚싯대와 낚싯줄은 그대의 희롱하는 대로 좇겠지만

불범청파의자수不犯淸波意自殊 청파淸波를 범하지 못함은 뜻이 스스로 특수하여서이다.

 

흡사림제촉삼성운恰似臨濟囑三聖云 흡사 임제가 삼성에게 부촉하여 이르되

연류부지문여하沿流不止問如何 흐름을 따라 멈추지 않음을 어떠하냐고 묻는다면

진조무변설향타眞照無邊說向他 진조眞照가 무변하다고 그를 향해 설한다.

리상리언여불품離相離言如不稟 모양을 여의고 언어를 여의어 받지 않음과 같나니

취모용료급수마吹毛用了急須磨 취모吹毛를 쓰고는 급히 갊을 쓸지어다.

 

 

단하순송丹霞淳頌 단하순丹霞淳이 송하되

월침벽해룡비은月沉碧海龍非隱 달이 벽해에 잠겨 용이 숨지 않고(*月沉碧海龍非隱)

무쇄창오봉부지霧鏁蒼梧鳳不知 안개가 창오를 에워 봉이 알지 못한다

겁외삼삼무영목劫外森森無影木 겁외에 삼삼(森森)한 무영수(無影木)며

수음황유미맹지垂陰況有未萌枝 수음(垂陰)은 하물며 미맹지(未萌枝)가 있음에랴.

 

‘월침벽해룡비은月沉碧海龍非隱’/허당집虗堂集1 제13칙.

사운師云 스님(從倫)이 이르되

유구비종지有句非宗旨 유구有句는 종지宗旨가 아니며

무언절성범無言絶聖凡 무언無言엔 성범聖凡이 끊겼다

암중통일선暗中通一線 암중暗中에 일선一線을 통하나니

운영상동암雲影上東巖 운영雲影이 동암東巖에 올랐다.

 

수시월침벽해雖是月沉碧海 비록 이 달이 벽해에 잠기고

무쇄창오霧鎻蒼梧 안개가 창오를 에웠더라도

룡비은이혹약재연龍非隱而或躍在淵 용龍이 숨지 않고 혹 도약하면서 연못에 있고

봉부지이료무의의鳳不知而了無依倚 봉鳳이 알지 못하면서 마침내 의의依倚함이 없다.

 

현미막측玄微莫測 현미玄微하여 헤아리지 못하고

유오난명幽奧難明 유오幽奧하여 밝히기 어렵다.

 

공겁외령목초연空劫外靈木迢然 공겁空劫 밖에 영목靈木이 초연迢然하고

짐조전의근활이朕兆前意根豁爾 짐조朕兆 전에 의근意根이 활이豁爾하다.

 

유시고현일월由是高懸日月 이로 말미암아 일월을 고현高懸하여

삼삼울울森森鬱鬱 이별유호천而別有壺天 삼삼울울하면서 따로 호천壺天이 있고

암도춘추暗度春秋 춘추春秋를 몰래 지내며

밀밀엄엄이密密嚴嚴而 밀밀엄엄密密嚴嚴하여

비동세경非同世境 세경世境과 같지 않다.

 

소이도所以道 소이로 말하되

무영수하無影樹下 영겁청량永劫淸凉 무영수하에 영겁永劫토록 청량淸凉하고

불향산중不響山中 장년보응長年普應 불향산중에 장년長年토록 보응普應한다.

 

미맹지청음잡지未萌枝淸陰匝地 미맹지의 청음淸陰이 잡지匝地하고

몰체화수색휘천沒蒂花殊色輝天 몰체화의 수색殊色이 휘천輝天한다.

 

유제구안인唯除具眼人 오직 구안인具眼人이라야

방성기중의方省其中意 비로소 그 중의 뜻을 성찰함을 제除한다.

 

지여저사합작마생분석只如底事合作麼生分析 지여 底事를 합당히 어떻게 분석하는가.

불시지음도측이不是知音徒側耳 이 知音이 아니면서 도연徒然히 측이側耳하거늘

비풍류수기상간悲風流水豈相干 비풍유수가 어찌 상간相干하리오.

 

►구안具眼 具眼者. 눈이 밝은 자.

►격외지기格外之機 격식을 벗어난 자유 자재로운 솜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