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錄/벽암록

벽암록 84칙 頌 評唱

空空 2024. 5. 21. 16:03

【評 唱】

설두도雪竇道 돌咄 저유마로這維摩老 설두스님이 “쯧쯧! 유마 늙은이”라고 하였는데

두상頭上 선하일돌先下一咄 작십마作什麼 처음에 ‘쯧쯧’한 것은 왜 그랬을까?

 

이금강왕보검以金剛王寶劍 당두직절當頭直截

금강왕보검으로 그 자리에서 탁 끊어버리려고 그랬던 것이다.

 

수조타삼천모타팔백시득須朝打三千暮打八百始得

아침에 3천 번, 저녁에 8백 번을 쳐야 할 것이다.

 

범어운유마힐梵語云維摩詰 범어梵語의 유마힐이란

차운무구칭此云無垢稱 역운정명亦云淨名 이곳의 말로는 무구칭 또는 정명이다.

내과거금속여래야乃過去金粟如來也 그는 과거 금속여래金粟如來였다.

 

불견승문운거간화상不見僧問雲居簡和尚

왜 듣지 못하였느냐, 어느 스님이 운거도간雲居道簡에게 물었던 것을.

 

기시금속여래既是金粟如來 위십마為什麼 “금속여래였다면 무엇 때문에

각어석가여래회중청법卻於釋迦如來會中聽法 석가여래의 회상에서 법을 들었습니까?”

간운簡云 타부쟁인아他不爭人我 “그는 나와 남을 가리지 않았다.”

 

대해탈인大解脫人 불구성불불성불不拘成佛不成佛

완전히 해탈한 사람은 부처를 이루었거나 못 이루었거나 이에 얽매이지 않는다.

 

약도타수행무성불도若道他修行務成佛道 전몰교섭轉沒交涉

만일 유마가 수행을 하여 불도를 이루려 힘썼다고 이해했다면 이는 더더욱 관계가 없는 말이다.

 

비여원각경운譬如圓覺經云 예를 들면 <원각경>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이륜회심以輪迴心 생륜회견生輪迴見 “윤회의 마음(분별심)으로 윤회의 견해를 내어

 

입어여래대적멸해入於如來大寂滅海 종불능지終不能至

여래의 대적멸의 바다에 들어가려 한다면 끝내 이르지 못하리라”

 

영가운永嘉云 영가는 말했다.

혹시혹비인불식或是或非人不識

“때로는 옳기도 하고 때로는 그릇되기도 하는 것을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역행순행천막측逆行順行天莫測

역행逆行과 순행順行은 하늘도 헤아리지 못한다.”

 

약순행즉취불과위중若順行則趣佛果位中

만일 순행을 하게 되면 부처가 되는 마지막 경지로 나아가게 되고

 

약역행즉입중생경계若逆行則入眾生境界

만일 역행을 하게 되면 중생의 경계로 들어가게 된다.

 

수선사도壽禪師道 영명연수永明延壽 선사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직요이마련득도저전지直饒爾磨鍊得到這田地

“설령 여러분이 점차적으로 갈고 닦아 이러한 경지에 이를 수 있다 해도

 

역미가순여의재亦未可順汝意在 그대의 생각대로 따라서는 안 된다.

직대증무루성신直待證無漏聖身 끝내는 無漏聖身(번뇌가 끊어진 부처의 몸)을 증득하여야

시가역행순행始可逆行順行 비로소 역행·순행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소이설두도所以雪竇道 그러므로 설두는 말했다.

비생공오뇌悲生空懊惱 “중생을 불쌍히 여기느라 부질없이 괴로워한다.”

 

유마경운維摩經云 <유마경>에서 말했다.

위중생유병고為眾生有病故 아역유병我亦有病 “중생들이 병들었기에 나도 병이 들었다”

 

오뇌즉비절야懊惱則悲絕也 유마가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은 자비가 끊긴 것이다.

와질비야리臥疾毘耶離 “비야리 성에 병으로 누워 있다”는 것은

유마시질어비야리성야維摩示疾於毘耶離城也 유마거사가 비야리성에서 병이 들었던 것이다.

 

당시왕현책사서역과기거唐時王玄策使西域過其居

당나라 때 왕현책王玄策이 서역에 사신으로 가는 길에 유마의 처소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수이수판종횡량기실득십홀遂以手板縱橫量其室得十笏

그는 손에 든 1尺의 手板으로 방을 재보니 가로·세로가 10홀笏의 길이였다.

(手板 관리가 임금에게 보고할 때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의 일종)

 

인명방장因名方丈 이로 인해서 방장方丈이라 이름 하게 되었다.

 

전신태고고全身太枯槁 인이신질因以身疾 “온몸이 너무나 깡말랐다”는 것은 몸이 아팠기 때문이다.

광위설법운廣為說法云 유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설법했다.

 

시신무상무강是身無常無強 “이 몸은 덧없고 강함도 없으며

무력무견無力無堅 힘도 없고 견고함도 없이

속후지법速朽之法 불가신야不可信也 재빨리 썩는 존재이므로 믿을 만하지 못하다.

위고위뇌為苦為惱 중병소집眾病所集 괴로움과 오뇌 때문에 온갖 병이 모여들어

내지음계입소공합성乃至陰界入所共合成 5陰·18界·6入이 함께 이루어져 있다”

 

칠불조사래七佛祖師來 “칠불조사가 찾아왔다”는 것은

문수시칠불조사文殊是七佛祖師 문수보살이 7불의 조사이기 때문이다.

승세존지왕피문질承世尊旨往彼問疾 세존의 명으로 그에게 문병을 한 것이다.

 

일실차빈소一室且頻掃 “방을 자주 쓸었다”는 것은

방장내개제거소유方丈內皆除去所有

방장실내에 있는 물건을 모두 없애고 걸상 하나만을 남겨두고서

 

유류일탑등문수지唯留一榻等文殊至 청문불이법문야請問不二法門也

문수보살이 이르러 둘이 아닌 법문을 묻기를 기다렸던 것이다.

 

소이설두도所以雪竇道 그러므로 설두는 이렇게 말했다.

청문불이문請問不二門 불이법문을 묻자

 

당시편고도當時便靠倒 유마구사변첨維摩口似匾檐

당시에 유마힐거사는 얼른 몸을 뒤로 기대고 입을 꼼짝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여금선화자如今禪和子 편도便道 요즈음 선객들은 곧잘 말하길

무어시고도無語是靠倒 “대답이 없었던 것이 바로 몸을 뒤로 기댄 것이라” 하지만

차막착인정반성且莫錯認定盤星 저울 눈금을 잘못 읽지 말라.

 

설두찰도만인현애상雪竇拶到萬仞懸崖上 설두는 (생각으로 미칠 수 없는) 만 길 벼랑에 올라가서

각운卻云 불고도不靠倒 말하기를 “몸을 뒤로 기대지 않았다” 하였다.

 

일수태일수닉一手抬一手搦 한편으로는 치며 올린 것이고 한편으로는 깎아내린 것이다.

타유저반수각他有這般手腳 그에게 이와 같은 빈틈없는 수단이 있었기에

직시용득령롱直是用得玲瓏 곧 영롱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차此 송전면념운頌前面拈云 유마도십마維摩道什麼

이는 앞의 본칙에서 염拈한 “유마야, 무슨 말을 하였느냐?”를 송한 것이다.

 

금모사자무처토金毛獅子無處討 비단당시非但當時 즉금야임마即今也恁麼

“황금빛 사자(문수)를 찾을 곳이 없다”는 것은 당시뿐만 아니라 지금도 그러하다.

 

환견유마로마還見維摩老麼 유마 늙은이를 보았느냐?

진산하대지盡山河大地 초목총림草木叢林 산하대지와 초목 총림이

개변작금모사자皆變作金毛獅子 모두 황금빛 사자(문수)로 변한다 해도

야모색불착也摸索不著 (유마를)찾을 수 없다.

 

 

►운거간雲居簡 운거도간雲居道簡

오대후진조동종승五代後晉曹洞宗僧 호소화號昭化 범양인范陽人(河北涿州)

 

구입운거도응지실久入雲居道膺之室 오래 운거도응雲居道膺의 실室에 들어가

밀수진인密受眞印 몰래 진인眞印을 받았으며

분장사무分掌寺務 전사초찬典司樵爨 사무寺務를 나누어 관장하며 초찬樵爨을 맡았다.

 

이랍고당중以臘高堂中 위제일좌爲第一座 납臘이 높은지라 승당 중에서 제1좌가 되었다.

운거장순세雲居將順世 유명이사보지遺命以師補之

운거가 장차 순세하려 하면서 유명遺命으로 스님을 그에 보직補職하라 했다.

 

수팔십여이화壽八十餘而化

나이 80여에 화化(죽음)했음/전등록傳燈錄20 오등회원五燈會元13

 

►인아人我

(유아집이인기적由我執而引起的)령강호승逞强好勝

(아집으로 말미암아 引起한) 강함을 자랑하면서 이기기를 좋아함.

 

►수선사壽禪師 영명연수永明延壽(904-975)禪師

<치문경훈緇門警訓>2 영명지각수선사수계永明智覺壽禪師垂誡

요이련득도차전지饒爾鍊得到此田地(요饒 근跟ㆍ雖然과 뜻이 相近함)

비록 그러한 너희가 연득하여 이 전지에 이르더라도

 

역미가순여의재亦未可順汝意在 또한 가히 너의 뜻에 순順하지 아니하여 있나니

직대증무량성신直待證無量聖身 바로 무량한 성신聖身을 증득함을 기다려야

시가행세간역순사始可行世間逆順事 비로소 가히 세간의 역순사逆順事를 행한다.

 

►직대直待 直後. ~이 되면, 直等到 곧 바로 ~에 이르다.

►증證 증득하다. 체득하다

 

►무루성신無漏聖身 번뇌 망상이 없는 몸[佛身]

‘무루無漏’

무번뇌망상과실無煩惱妄想過失 명위무루야名爲無漏也

번뇌와 망상의 과실이 없음을 이름 해 무루임.

 

►유마경운維摩經云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中에

 

종치유애從癡有愛 치癡로부터 애愛가 있으므로

즉아병생則我病生 곧 내 병이 발생했으며

이일체중생병以一切衆生病 일체중생이 병들었으므로

시고아병是故我病 이런 고로 나도 병들었다.

약일체중생병멸若一切衆生病滅 만약 일체중생이 병들지 않음을 얻는다면

즉아병멸則我病滅 곧 나의 병도 없어지리라.

 

►왕현책王玄策 당唐 太宗과 고종 때 북인도에 갔던 중국의 사신.

태종시太宗時 인도계일왕입공印度戒日王入貢 태종 시 인도 계일왕戒日王이 입공入貢했음.

 

정관십칠년춘貞觀十七年春(643一說22年) 왕현책봉칙출사인도王玄策奉敕出使印度

정관 17년(643. 일설엔 22年) 봄 왕현책이 봉칙奉敕하여 인도에 출사出使했으며

 

정관이십년貞觀二十年 휴범본경론륙백여부귀국攜梵本經論六百餘部歸國

정관 20년 범본梵本 경론 6백여 부를 가지고 귀국했다.

 

고종高宗 현경顯慶 2年(657)

현책재차출사인도玄策再次出使印度 송불가사왕서국送佛袈裟往西國

현책이 재차 인도에 출사出使하여 불타의 가사를 송환하면서 서국으로 갔고

 

병순무제국竝巡撫諸國 록기락장錄其樂章 의복醫卜 농전農田 종수지술種樹之術

아울러 여러 나라를 순무하면서 그 악장ㆍ의복ㆍ농전ㆍ종수의 기술을 기록하여

 

어룡삭원년춘於龍朔元年春(661) 봉지불정도적등귀국奉持佛頂圖籍等歸國

용삭 원년(661) 봄 불정도적佛頂圖籍 등을 봉지奉持하여 귀국했다.

 

현책부봉명삼리기토玄策復奉命三莅其土

현책이 다시 봉명奉命하여 3번 그 국토에 이르렀으며

 

찬유중천축행기십권撰有中天竺行記十卷 서역지륙십권西域志六十卷 화도사십권등畫圖四十卷等

찬술撰述에 중천축행기 10권, 서역지 60권, 화도畫圖 40권 등이 있음.

/법원주림法苑珠林16, 29 석씨요람상釋氏要覽上 구당서舊唐書198

 

►수판手板 홀笏.

궁중의 관리들이 조복을 입었을 때 띠에 끼고 다니던 板.

어명을 받았을 때는 이 판에 기록해 둠.

재료는 玉, 상아, 대나무 등으로 만들었고 길이는 1尺이었다.

 

고대군신조회시古代君臣朝會時 수중소나적협장판자手中所拿的狹長板子

고대에 군신이 조회할 때 수중에 잡는 바의 좁고 길쭉한 판자임.

 

<광운廣韻> 홀笏

일명수판一名手板 품관소집品官所執 일명이 수판手板이니 품관品官이 잡는 것이다.

천자이옥天子以玉 제후이상諸侯以象 천자는 옥을 쓰고 제후는 상아를 쓰며

대부어수문죽大夫魚須文竹 대부는 물고기수염 무늬의 대며

사목가야士木可也 사士는 나무도 가하다.

 

►방장方丈

당의 사신 왕현책이 유마의 거실을 방문해서 방의 길이를 재보니 10笏이었다.

4方이 1丈인 것이다. 여기서 방장이 유래 되었다.

 

►광위설법廣爲說法 <유마힐소설경상維摩詰所說經>上

유마힐인이신질維摩詰因以身疾 광위설법廣爲說法 유마힐이 신질身疾로 인해 널리 설법했다.

 

제인자諸仁者 제인자諸仁者여,

시신무상무강是身無常無强 무력무견無力無堅

이 몸은 무상無常하며 무강無强하며 무력無力하며 무견無堅한지라

 

속후지법速朽之法 불가신야不可信也 속히 썩는 법이니 가히 믿지 못하며

위고위뇌爲苦爲惱 중병소집衆病所集 고苦가 되고 뇌惱가 되며 뭇 병이 모이는 곳이다.

(···)

시신여독사是身如毒蛇 여원적如怨賊 이 몸은 독사와 같고 원적怨賊과 같고

여공취如空聚 음계제입소공합성陰界諸入所共合成

공취空聚와 같나니 음계陰界(5음과 18계)와 諸入(12입)이 함께 합성한 것이다.

 

►음계입陰界入

5陰(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

18界(六根 六境 六識)

12入(六根 六境)

역칭음입계亦稱陰入界 우위삼과又謂三科

 

►‘걸상 탑榻’ 침상, 침대

►찰도拶到 (막다른 길로)몰아붙이다.

►직시直是 틀림없이

/2014-10-09 19:3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