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錄/벽암록

벽암록 85칙 頌 評唱

空空 2024. 5. 22. 08:25

【評 唱】

견지불취見之不取 사지천리思之千里

“보고서도 잡아들이지 못하면 천리 밖에 가서야 그리워하게 된다.”는 것은

 

정당험처正當嶮處 도불능사都不能使

위험을 당하고도 도무지 전략을 구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등타도等他道 쟁내로승하爭奈老僧何 그가 “노승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말했을 때

호여본분초료好與本分草料 보기 좋게 본분의 솜씨로 일격을 가했어야 했다.

 

당시약하득저수각當時若下得這手腳 타필수유후어他必須有後語

당시에 이러한 수단을 쓸 수 있었다면 반드시 그(암주)는 뒤에 무슨 말을 했을 것이다.

 

이인지해방二人只解放 불해수不解收

두 사람은 놓아줄 줄만 알았지 잡아들일 줄은 몰랐었다.

 

견지불취見之不取 조시백운만리早是白雲萬里

보고서도 잡지 않으면 흰 구름은 멀리 만 리 나 흘러가 버리는데

 

갱설십마사지천리更說什麼思之千里

다시 무슨 “천리 밖에 가서야 그리워하게 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

 

호개반반好箇斑斑 조아미비爪牙未備

“얼룩진 무늬는 아름다운데 발톱과 이빨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은

 

시즉시是則是 옳기는 옳지만

개대충야해장아복조箇大蟲也解藏牙伏爪 호랑이가 이빨과 발톱을 감출 줄은 알았어도

쟁내불해교인爭奈不解咬人 사람을 물 줄 모른 데야 어찌하겠는가.

 

군불견君不見 “그대는 듣지 못하였느냐,

대웅산하홀상봉大雄山下忽相逢 대웅산 아래에서 홀연히 마주치니

락락성광개진지落落聲光皆振地 우렁찬 소리와 광채가 모두 대지를 진동하네.”

 

백장百丈 일일문황벽운一日問黃檗云 하루는 백장이 황벽에게 물었다.

십마처래什麼處來 “어느 곳에서 오느냐?”

벽운檗云 산하채균자래山下採菌子來 “산 아래 버섯 따러 갔다 옵니다.”

 

장운丈云 환견대충마還見大蟲麼 “호랑이를 보았느냐?”

벽편작호성檗便作虎聲 황벽이 어흥하고 호랑이 울음소리를 내자

장丈 어요하취부작작세於腰下取斧作斫勢 백장스님이 허리춤에서 도끼를 꺼내어 찍는 시늉을 하니

벽檗 약주편장約住便掌 황벽은 백장을 잡아 쥐고 따귀를 후려쳤다.

 

장丈 지만상당운至晚上堂云 백장이 저녁에 상당하여 말하였다.

대웅산하유일호大雄山下有一虎 “대웅산 아래 호랑이가 있다.

여등제인출입절수호간汝等諸人出入切須好看 그대들은 출입하면서도 잘 살펴보도록 하라.

로승금일친조일구老僧今日親遭一口 오늘 노승은 한 차례 직접 물렸다.”

 

후래위산문앙산後來溈山問仰山 그 뒤 위산이 이 호랑이 공안을 들어 앙산에게 물었다.

황벽호화작마생黃檗虎話作麼生 “황벽의 호랑이 화두는 어떠한가?”

앙운仰云 화상존의여하和尚尊意如何 “스님의 뜻은 어떠합니까?”

 

위산운溈山云

백장당시합일부작살百丈當時合一斧斫殺 인십마도여차因什麼到如此

“백장이 (그를) 당시에 도끼로 찍어 죽였어야 했는데

무엇 때문에 이 지경에 이르도록 했을까?”

 

앙산운仰山云 불연不然 “그렇지 않습니다.”

위산운溈山云 자우작마생子又作麼生 “그대는 어떻게 하겠느냐?”

 

앙산운仰山云 불유기호두不唯騎虎頭 역해수호미亦解收虎尾

“호랑이의 머리를 탈 뿐 아니라, 호랑이 꼬리도 잡을 줄을 알아야 합니다.”

 

위산운溈山云 적자심유험애지구寂子甚有嶮崖之句

“혜적慧寂(앙산)에게 매우 준험한 언구가 있었군.”

 

설두인용雪竇引用 설두는 이를 인용하여

명전면공안明前面公案 앞의 공안(백장과 황백)에 대해

성광락락聲光落落 진어대지야振於大地也

“우렁찬 소리와 광채가 대지를 진동한다.”고 밝혔다.

 

저개사자這箇些子 전변자재轉變自在 요구중유출신지로要句中有出身之路

이것은(본래면목) 자유자재하게 몸을 비껴 말 속에서 몸을 벗어날 길을 마련하려 하였다.

 

대장부大丈夫 견야무見也無 “대장부여, 보았느냐”고 물은 것은

환견마還見麼 수호미혜랄호수收虎尾兮捋虎鬚

호랑이 꼬리를 잡고 호랑이 수염도 뽑았던 것을 보았느냐는 것이다.

 

야수시본분也須是本分 반드시 수행자 본분의 솜씨가 있어야 한다.

임이수호미랄호수任爾收虎尾捋虎鬚

그대들이 호랑이 꼬리를 잡고 수염을 뽑는 것은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두겠지만

 

미면일시천각비공未免一時穿卻鼻孔

일시에 콧구멍 뚫리는 것은 면치 못하리라.

 

 

►시즉시是則是 과연, 과연 ~하긴 하지만

►균자菌子

고등균류高等菌類 유식용적균자有食用的菌子 여향고등如香菇等

고등高等의 버섯 종류. 식용의 균자가 있으니 향고香菇 같은 것 등임.

 

►약주約住 꽉 붙잡다. 머물러 살다.

‘約’ 속束. 전속纏束(감아서 묶다).

 

►험애지구嶮崖之句 험난한 절벽 같아서 언어와 사고로 감히 접근할 수 없는 글귀.

►요구중유출신지로要句中有出身之路 구중句中에 출신出身할 길이 있음을 요한다.

‘要’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임이任爾 任他, 從他. 비록 ~라 하더라도. ‘너 이(니)儞, 爾, 你’

/2014-10-11 13:2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