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록 91칙 頌 着語
【頌과 着語】
서우선자용다시犀牛扇子用多時 무소뿔 부채를 늘 써왔건만
우하즉량遇夏則涼 우동즉난遇冬則暖 여름이 되면 시원하게 해주고 겨울이 되면 따뜻하게 해준다.
인인구족人人具足 위심부지為甚不知 사람마다 이를 모두 갖추고 있는데 어째서 모르는 것일까?
아수부증용阿誰不曾用 어느 누가 일찍이 사용하지 않았으랴.
문착원래총부지問著元來總不知 물으면 의외로 아무도 모르네.
지즉지知則知 회즉불회會則不會 알기는 알았으나 깨치지는 못하였다.
막만인호莫瞞人好 사람을 속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야괴별인부득也怪別人不得 그러나 남을 이상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무한청풍여두각無限清風與頭角 무한한 맑은 바람과 뿔이
재십마처在什麼處 어느 곳에 있느냐?
불향자기상회不向自己上會 자기 분상에서 이해하지 않고
향십마처회向什麼處會 어느 곳에서 이해하려 하느냐.
천상천하天上天下 천성천하(모두가 무소뿔 부채)이다.
두각중생頭角重生 뿔이 다시 돋아났다.
시십마是什麼 이는 무엇일까.
무풍기랑無風起浪 바람도 없는데 파랑을 일으켰다.
진동운우거난추盡同雲雨去難追 구름과 비와 같아서 뒤쫓기 어려워라.
창천蒼天 창천蒼天 아이고, 아이고!
야시실전조죄也是失錢遭罪 돈 잃고 벌까지 받는군.
설두부운雪竇復云 설두가 다시 말했다.
약요청풍재부若要清風再復 두각중생頭角重生 “맑은 바람 다시 되돌리고 뿔을 거듭나게 하려거든
인인유개서우선자人人有箇犀牛扇子 사람마다 무소뿔 부채가 있어
십이시중전득타력十二時中全得他力 하루 종일 모두 그 힘을 빌려 쓰면서도
인십마문착총부지因什麼問著總不知 물어보면 왜 모두들 모르는가?
환도득마還道得麼 한 마디 말할 수 있겠느냐.
청선객請禪客 각하일전어各下一轉語 선객들이여, 각각 한 마디씩 휙 해보라."
염관유재鹽官猶在 그래도 염관이 아직도 있었군.
삼전료야三轉了也 세 번 뒤집어 놓았구나.
문운問云 설두가 다시 물었다.
선자기파扇子既破 환아서우아래還我犀牛兒來 “부채가 부서졌다면 무소를 되돌려다오.”
야유일개반개也有一箇半箇 또한 여기 한 개의 반개는 있다.
돌咄 쯧쯧!
야호추도선상也好推倒禪床 선상을 그냥 뒤엎었더라면 좋았을걸.
시유승출운時有僧出云 이때에 어떤 스님이 나오면서 말했다.
대중참당거大眾參堂去 “대중들아, 좌선하러 가자.”
적과후장궁賊過後張弓 도적이 떠난 뒤에 활을 당겼군.
피탈각창被奪卻槍 창을 빼앗겨버렸으니
전불구촌前不搆村 후부질점後不迭店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구나.
설두갈운雪竇喝云 설두는 일갈一喝하며 말했다.
포구조곤경拋鉤釣鯤鯨 “낚시를 던져 고래를 낚으려 했더니
조득개하마釣得箇蝦蟆 겨우 새우를 낚을 줄이야”
편하좌便下座 설두는 즉시 법좌에서 내려와 버렸다.
초득타임마지招得他恁麼地 설두로 하여금 이런 식으로 말하게 했으니
적과후장궁賊過後張弓 도적이 떠난 뒤에 활을 당긴 꼴이다.
불과자징차어운佛果自徵此語云 불과佛果(원오)는 스스로가 이 말의 뜻을 밝히기 위해 묻고 말했다.
우직문이제인又直問爾諸人 “또 여러분에게 묻노니
저승도這僧道 대중참당거大眾參堂去 이 승이 ‘대중들아, 좌선하러 가자’고 말했는데
시회불회是會不會 설두의 말뜻을 알았을까, 몰랐을까?
약시불회若是不會 쟁해임마도爭解恁麼道 만일 몰랐다면 어떻게 이처럼 말할 줄 알았겠는가?”
약도회若道會 시설두우도時雪竇又道 만일 알았다면 그 당시 설두는 다시
포구조곤경拋鉤釣鯤鯨 “낚시를 던져 고래를 낚으려 했더니
지조득개하마只釣得箇蝦蟆 겨우 새우를 낚을 줄이야”하고
편하좌便下座 즉시 법좌에서 내려와 버렸는데
차도효와재십마처且道淆訛在什麼處 말해보라, 잘못이 어디에 있는가를.
시청참상간試請參詳看 시험 삼아 청하노니 자세히 참구하고 살펴보라.
►총부지總不知 전혀 모르다.
►삼전료야三轉了也
염관화鹽官話 설두송雪竇頌 금신제기今新提起 고삼전야故三轉也
염관화鹽官話ㆍ설두송雪竇頌과 지금 새로 제기한지라 고로 3轉임.
►곤경鯤鯨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북명유어北冥有魚 기명위곤其名爲鯤 북명北冥에 고기가 있으니 그 이름은 곤鯤이 된다.
곤지대鯤之大 부지기기천리야不知其幾千里也 곤의 크기는 그것이 몇 천리인지 알지 못한다.
화이위조化而爲鳥 기명위붕其名爲鵬 변화하여 새가 되는데 그 이름은 붕鵬이 된다.
붕지배鵬之背 부지기기천리야不知其幾千里也 붕의 등은 그것이 몇 천리인지 알지 못한다.
노이비怒而飛 기익약수천지운其翼若垂天之雲
노해서 날면 그 날개가 마치 하늘에 드리운 구름과 같다.
<조정사원祖庭事苑>4 곤경鯤鯨
이대어야二大魚也 두 마리의 대어다.
웅왈경雄曰鯨 자왈곤雌曰鯤 수컷을 가로되 경鯨이며 암컷을 가로되 곤鯤이다.
►불과자징차어운佛果自徵此語云
‘佛果’ 원오극근 ‘징徵’ (말의 뜻을)분명히 하다.
이하문불과지평어以下文佛果之評語 비착어야非著語也
이하의 글은 불과佛果(원오)의 평어評語며 착어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