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錄/벽암록

벽암록 92칙 本則 評唱

空空 2024. 6. 1. 17:51

【評 唱】

세존미념화이전世尊未拈花已前 조유저개소식早有這箇消息

세존께서 영산화상에서의 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여주시기 이전에

벌써 ‘이러한 소식’이 있었다.

 

시종록야원始從鹿野苑 종지발제하終至拔提河

기증용착금강왕보검幾曾用著金剛王寶劍

처음 녹야원鹿野苑으로부터 발제하拔提河에서 열반하실 때까지

몇 차례나 금강왕 보검을 사용하셨을까?

 

당시중중當時眾中 당시의 대중 가운데

약유납승기식저한若有衲僧氣息底漢 작득거綽得去

납승다운 기상이 있는 놈이 선수를 치고 빠져나올 수 있었다면

 

면득타말후념화免得他末後拈花 일장랑자一場狼藉

세존이 <법화경>을 설한 뒤 염화拈花하여

한바탕 어지러웠던 일을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세존량구간世尊良久間 세존께서 묵묵히 말이 없으시던 사이에

피문수일찰被文殊一拶 문수에게 한 방망이 내질림을 당하고서

편하좌便下座 문득 법좌에서 내려오셨는데

나시야유저개소식那時也有這箇消息 그때에 또한 ‘이 소식’이 있었다.

 

석가엄실釋迦掩室 그러므로 석가는 마갈타국에서 방문을 걸어 잠그고

정명두구淨名杜口 정명淨名은 비야리성에서 문수의 입을 막았으니

 

개사차저개皆似此這箇 즉이설료야則已說了也

이 모두가 아무 말 없었던 것과 같이 이미 설하여버린 것이다.

 

여숙종문충국사조무봉탑화如肅宗問忠國師造無縫塔話

이는 숙종肅宗이 충국사忠國師에게 물었던

“무봉탑無縫塔 조성”에 관한 화두와 같으며(18칙 忠國師 良久)

 

우여외도문불又如外道問佛 또 외도外道가 부처님에게 했던

불문유언不問有言 불문무언지어不問無言之語(65칙 부처의 良久)

“말이 있는 것도 묻지 않고 말이 없는 것도 묻지 않겠습니다.”와 같다.

 

간타향상인행리看他向上人行履

끊임없이 초월해가는 사람[向上人]의 경지를 살펴보면

 

기증입귀굴리작활계幾曾入鬼窟裏作活計

일찍이 몇 번이나 귀신 굴속으로 들어가 살림살이를 하였을까?

 

유자도有者道 의재묵연처意在默然處

어느 사람은 “묵묵히 했던 곳을 뜻이 있었다.”하기도 하고

 

유자도有者道 재량구처在良久處

어느 사람은 “한참 동안 말없이 앉아 있는[良久] 곳에 있다”고 한다.

 

유언명무언저사有言明無言底事 말이 있는 것은 말 없는 일을 밝힘이며

무언명유언저사無言明有言底事 말이 없는 것은 말 있는 일을 밝힌 것이다.

 

영가도永嘉道 영가는 말했다.

묵시설默時說 설시묵說時默 “침묵할 때가 말하는 것이며 말할 때가 침묵한 것이다”

 

총임마회總恁麼會 그러나 모두 이처럼 이해한다면

삼생륙십겁三生六十劫 3生 60劫이 지난다 해도

야미몽견재也未夢見在 꿈속에서도 이 본칙공안을 알지 못할 것이다.

 

이약편직하승당득거爾若便直下承當得去 그대들이 바로 이 자리에서 알아차린다면

갱불견유범유성更不見有凡有聖 다시는 범부와 성인을 나누지 않을 것이다.

 

시법평등무유고하是法平等無有高下 이 법은 평등하여 높고 낮음이 없으며

일일여삼세제불日日與三世諸佛 파수공행把手共行

날마다 삼세의 모든 부처님들과 손을 잡고 함께 갈 것이다.

 

후면後面 간설두자연견득송출看雪竇自然見得頌出

다음에 설두는 자연스럽게 본칙공안의 참뜻을 알고서 지은 설두의 송을 살펴보라.

 

 

►록야원鹿野苑

위석존성도후초전법륜지지爲釋尊成道後初轉法輪之地

석존이 성도한 후에 처음 법륜을 굴린 땅이 됨.

 

즉금지사이나사卽今之沙爾那斯 즉금의 사이나사沙爾那斯(Sārnāth)니

위어금북인도와랍나서시이북약륙공리처位於今北印度瓦拉那西市以北約六公里處

지금의 북인도 와랍나서시瓦拉那西市(Benares) 이북以北 약 6㎞의 곳에 위치함.

 

우역작선인록야원又譯作仙人鹿野苑 록야원鹿野園 록야鹿野 록원鹿苑 선원仙苑 선인원仙人園

번역해 선인녹야원仙人鹿野苑ㆍ녹야원ㆍ녹야ㆍ녹원ㆍ선원ㆍ선인원仙人園으로 쓴다..

 

관어지명지유래關於地名之由來 제설분이諸說紛異 피번부재避煩不載

지명의 유래에 관하여선 여러 설이 분이紛異하며 번거로움을 피해 기재하지 않음.

 

►발제하拔提河 강의 이름.

전칭아리라발제하全稱阿利羅拔提河 전칭이 아리라발제하阿利羅拔提河니

차운금사하此云金砂河 여기에선 이르되 금사하金砂河며

 

불어차하변입멸佛於此河邊入滅 인이착명因而著名

불타가 이 강가에서 입멸한지라 인하여 저명함.

 

►기증幾曾 몇 번이나 ~한 일이 있는가?

►작득거綽得去

모든 단계를 뛰어넘어 부처의 경지로 곧바로 들어가는 것(一超直入)

‘綽得’

탈진정량직하오입脫盡情量直下悟入 정량情量을 벗어 없애고 직하에 오입함.

 

►랑자狼藉

랑와지자야狼臥之藉也 산란지모散亂之貌 이리가 누운 깔개니 산란한 모양.

 

►석가엄실釋迦掩室

부처가 보리수 아래에서 깨친 후 일주일 동안 침묵 속에 앉아 있었던 고사.

 

위여래성도후謂如來成道後 이르자면 여래가 성도한 후

삼칠일간三七日間 좌사이불설법야坐思而不說法也

21일간 좌사坐思하며 설법하지 않았음.

 

조론운肇論云 석가엄실어마갈釋迦掩室於摩竭 정명두구어비나淨名杜口於毘那

조론에 이르되 석가가 마갈에서 엄실하고 정명이 비야에서 두구했다.

 

<조론신소하肇論新疏下>云 법화설法華說

<조론신소하肇論新疏下>에 이르되 <법화경>에서 설하기를

 

여래성불如來成佛 삼칠일중三七日中 이불설법而不說法

여래가 성불한 지 삼칠일 중에 설법하지 않았다.

 

<지도론智度論>7云 지도론7에 이르되

불득도오십칠일佛得道五十七日 불어등不語等 의언엄실야義言掩室也

불타가 득도한 지 57일 동안 말하지 않았다는 등이 뜻으로 말하자면 엄실掩室이다.

 

►정명두구淨名杜口

절대진리(不二法門)를 묻는 문수의 물음에 유마가 잠자코 있었던 고사(84칙)

 

정명淨名 범어비마라힐리제梵語毘摩羅詰利帝

우작비마라힐又作毘摩羅詰 유마힐維摩詰

정명淨名은 범어로 비마라힐리제毘摩羅詰利帝(vimalakīrti)며

또 비마라힐毘摩羅詰ㆍ유마힐維摩詰로 쓴다.

 

화언무구칭華言無垢稱 정명淨名 멸구명滅垢鳴

화언華言으로 무구칭無垢稱ㆍ정명淨名ㆍ멸구명滅垢鳴임.

 

위불타지재가제자爲佛陀之在家弟子 내중인도비사리성지장자乃中印度毘舍離城之長者

불타의 재가제자在家弟子가 되니 곧 중인도 비사리성의 장자이다.

/유마경의소維摩經義疏1 유마의기일본維摩義記一本 현응음의玄應音義8

 

<조정사원祖庭事苑>1 비야두구毘耶杜口

범운비야리梵云毘耶離 범어로 이르되 비야리毗耶離(vaiśālī)는

차언광엄此言廣嚴 여기에선 말하되 광엄廣嚴이니

유마소거지성維摩所居之城 유마가 거처하는 바의 城.

‘杜’=閉(닫음)

 

<유마維摩 입불이법문품入不二法門品> 曰

유마경 입불이법문품入不二法門品에 가로되

 

문수문유마힐文殊問維摩詰 문수가 유마힐에게 묻되

아등각자설이我等各自說已 인자당설仁者當說

아등我等은 각자 설해 마쳤으니 仁者(상대의 경칭)가 마땅히 설하십시오.

 

하등시보살입불이법문何等是菩薩入不二法門 무엇 등이 이 보살의 입불이법문입니까?

시유마힐묵연무언時維摩詰默然無言 때에 유마힐이 묵연하며 말이 없었다.

 

문수탄왈文殊歎曰 선재선재善哉善哉 문수가 감탄하며 가로되 선재 선재로다

내지무유문자어언乃至無有文字語言 내지 문자와 어언이 있지 않음이

시진입불이법문是眞入不二法門 이 참다운 입불이법문이다.

 

►숙종문충국사肅宗問忠國師 18칙 참조

►외도문불外道問佛 65칙 참조.

►향상인행리向上人行履 깨달음마저 초월한 사람[向上人]의 모습.

►삼생륙십겁三生六十劫 미래영겁.

►파수공행把手共行 손잡고 같이 가다. ‘같은 경지에 들어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