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록 98칙 垂示
벽암록碧巖錄 98칙 천평행각天平行脚
【垂 示】
수시운垂示云 수시에 이르기를
일하로로타갈등一夏嘮嘮打葛藤 여름 안거 동안 이런저런 말을 많이 하였으니
기호반도오호승幾乎絆倒五湖僧 자칫했으면 여러 곳의 수행자들을 얽어매어 괴롭게 할 뻔했다.
금강보검당두절金剛寶劍當頭截 금강의 보검으로 닥치는 대로 머리를 베어 버렸어야
시각종래백불능始覺從來百不能 비로소 그런 짓이 쓸데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차도작마생시금강보검차도作麼生是金剛寶劍 말해 보라. 어떤 것이 과연 금강 보검인가
폄상미모眨上眉毛 두 눈썹을 치켜뜨고 시험 삼아 간청하노니
시청로봉망간試請露鋒鋩看 드러난 보검의 칼끝을 보라.
►일하一夏 4월 15일부터 7월 15일 까지 夏安居
►로로嘮嘮 ‘떠들썩할 로(노)嘮’
수다, 요설饒舌. 노돈勞頓(수고스럽게 애를 씀).
첩첩불휴모喋喋不休貌 첩첩喋喋(지껄이다)하며 그치지 않는 모양.
<명각어록明覺語錄>2
로로세무축부침勞勞世務逐浮沈 세간의 업무에 노로하면서 부침을 따르나니
일성징명긍고금一性澄明亘古今 1性이 맑고 밝아 고금에 뻗쳤다.
<碧巖錄>98則
일하로로타갈등一夏嘮嘮打葛藤 한 여름을 노로하며 갈등을 지으면서
기호반도오호승幾乎絆倒五湖僧 얼마나 五湖僧을 絆倒(묶어 넘어뜨림)했던가.
►타갈등打葛藤
‘打’ 행위. 실행. 이것저것 제멋대로 수작을 늘어놓다.
‘葛藤’ 文字와 言句
규전언구糾纏言句 언구에 규전糾纏(서로 뒤얽힘).
<원오어록圓悟語錄>8
금야사불획이今夜事不獲已 오늘 밤은 사정이 불획이(부득이)하여
장착취착將錯就錯 장착취착將錯就錯하여
여제인타갈등거야與諸人打葛藤去也 제인과 타갈등打葛藤하겠다.
<보등록普燈錄>10 천동보교天童普交
산승무임마한순문여여타갈등山僧無恁麽閑唇吻與汝打葛藤
산승은 너희와 타갈등打葛藤할 이러한 한가한 입술이 없다.
하불휴헐거何不休歇去 왜 휴헐休歇하지 않느냐.
<벽암록碧巖錄>5則
설봉운雪峰云 설봉이 이르되
필상부족匹上不足 위와 짝하면 부족하고
필하유여匹下有餘 아래와 짝하면 나머지가 있다.
아갱여이타갈등我更與爾打葛藤 내가 다시 너희와 打葛藤하겠다.
념주장운拈拄杖云 주장자를 집어 이르되
환견설봉마還見雪峰麽 도리어 설봉을 보느냐?
돌咄
왕령초엄王令稍嚴 왕령王令이 조금 엄하여
불허참탈행시不許攙奪行市 참탈항시攙奪行市를 허락하지 않는다.
►기호幾乎 거의
►반도絆倒 괴롭히다. 속박하다.
►오호승五湖僧 천하의 수행자. 중국 전체.
‘五湖’
파양鄱陽, 청초靑草, 동정洞庭, 단양丹陽, 태호太湖/<서언고사書言故事>
五湖=범려호范蠡湖.
오호변五湖邊/<후한서後漢書> 풍연열전馮衍列傳 주註
태호太湖 부근에 있는 5개의 호수로 격호滆湖, 조호洮湖, 사호射湖, 귀호貴湖 및 태호
<현대 중국 5대 호수>
칭하이호(青海湖) 풔양호(鄱阳湖) 둥팅호(洞庭湖) 타이호(太湖) 후룬호(呼伦湖)
►금강보검金剛寶劍
반야지혜般若智慧의 영묘靈妙한 작용을 비유.
<벽암록碧巖錄>100칙 파릉취모검巴陵吹毛劍
승문파릉僧問巴陵 어떤 중이 파릉에게 물었다.
여하시취모검如何是吹毛劍
“머리털도 잘린다는 金剛寶劍이란 어떤 것입니까?”
능운陵云 산호지지탱저월珊瑚枝枝撐著月
“아름다운 산호가지에 부드러운 달이 걸려 있구나.”
<유마경維摩經> 보살행품菩薩行品
이지혜검파번뇌적以智慧劍破煩惱賊 지혜의 칼로써 번뇌의 적을 깨트린다.
<야운비구野雲比丘 자경문自警文>
수사운롱심월암睡蛇雲籠心月暗 수마의 구름 끼어 마음 달 흐려지고
행인도차진미정行人到此盡迷程 길 가는 이 여기 와서 헤매다 보냈네.
개중념기취모리箇中拈起吹毛利 이 속에서 날카로운 취모검을 빼 든다면
운자무형월자명雲自無形月自明 구름 자취 저절로 사라지고 달 스스로 밝으리.
(고려말 나옹선사懶翁禪師의 제자로 법명은 覺牛, 호는 몽암노인夢巖老人, 俗名은 우玗)
►당두절當頭截 머리가 닿는 대로 싹둑 잘라 버리다. 닥치는 대로 모두 베어버리다.
►백불능百不能 무는 일이든 신통치 않다.
지금까지 수없이 되풀이해 온 떠들썩한 수작들이 아무 소용이 없다.
►폄상미모眨上眉毛=폅기미모眨起眉毛
‘眨上’ 눈을 치켜뜨고 위를 보다.
‘깜작일 잡眨 (눈을)깜작이다. 애꾸눈(한쪽이 먼 눈)
‘낮출 폄貶’ 낮추다. 폄貶하다(남을 나쁘게 말하다). 떨어뜨리다
‘上’ 조사助詞
1.
선가권계학인禪家勸誡學人 선가에서 학인에게 권계勸誡하여
진작정신振作精神 정신을 진작하고
돈오선법적습어頓悟禪法的習語 선법을 돈오하라는 습어習語.
2.
형용령회선의形容領會禪義 응접선기應接禪機 극위쾌첩極爲快捷
선의 뜻을 영회領會하고 선기禪機에 응접함이 극히 쾌첩快捷함을 형용.
<종용록 제29칙 頌>
철우지기鐵牛之機 무쇠소 바탕이여
인주인파印住印破 도장이 머무르면 도장 자국이 뭉그러진다.
투출비노정녕透出毘盧頂𩕳 비로자나의 정수리로 치솟아서 다니다가
각내화불설두좌卻來化佛舌頭坐 돌아와서는 화불의 혀끝에 앉았다.
풍혈당형風穴當衡 풍혈이 저울대를 잡았는데
노피부타盧陂負墮 노파가 함정에 빠졌다.
봉두갈하棒頭喝下 방망이질과 할이여,
전광석화電光石火 전광석화라
력력분명주재반歷歷分明珠在盤 또렷또렷 분명하기로는 구슬이 소반 위에 있음이요,
폅기미모환차과眨起眉毛還蹉過 눈썹을 곤두세워도 도리어 어긋나도다.
►로봉망露鋒鋩 칼날을 드러내다. 금강보검의 칼날을 빼어 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