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錄/無門關

선종무문관禪宗無門關 습암진훈지서習菴陳塤之序

空空 2024. 6. 12. 22:24

선종무문관禪宗無門關 습암진훈지서習菴陳塤之序

 

설도무문說道無門 도가 무문無門이라고 설하면

진대지인득입盡大地人得入 온 대지의 사람이 들어감을 얻지만

설도유문說道有門 도가 유문有門이라고 설하면

무아사분無阿師分 아사阿師의 분한分限이 없다.

 

제일강첨기개주각第一强添幾箇注脚 첫째로 몇 개의 주각注脚을 애써 더함이

대사립상정립大似笠上頂笠 삿갓 위에 삿갓을 쓴 것(笠上頂笠)과 매우 흡사하거늘

경요습옹찬양硬要習翁贊揚 습옹習翁(習菴)의 찬양贊揚을 강경强硬하게 요구한다면

우시건죽교즙又是乾竹絞汁 또 이는 마른 대에 즙을 짜냄(乾竹絞汁)이라 하리라.

 

착득저사효본著得這些哮本 이 효본哮本을 잡으매(著得)

불소습옹일척不消習翁一擲 습옹의 한 번 던져버림도 쓰이지 않나니

일척막교일적락강호一擲莫敎一滴落江湖 한 번 던져 한 방울도 江湖에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함은

천리오추추부득千里烏騅追不得 천리의 오추烏騅라도 쫓아감을 얻지 못해서이다.

 

소정개원칠월회紹定改元七月晦 습암진훈사習菴陳塤寫

소정개원(紹定改元 1228) 칠월 그믐에 습암習菴 진훈陳塤이 쓰다.

 

 

습암진구의 서문序文

道에 문이 없다고 하면 땅 위의 모든 사람이 다 들어 갈 수 있고

道에 문이 있다고 하면 스님도 들어 갈 수 없다.

 

무엇보다도 억지로 몇 개의 풀이하는 말(注脚)을 더한다면

꼭 삿갓 위에 다시 삿갓을 쓰는 꼴이 될 것이고

 

습옹에게 찬양해 줄 것을 무리하게 요구한다면

또한 마른 대나무를 비틀어 汁을 짜려는 짓이다.

 

이 약간 으르렁거리는 책을 썼다고 하여

습옹이 한마디 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한마디 하여 물 한 방울을 강이나 호수에 떨어뜨리지 말지니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오추마라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소정 개원(1228) 7월 그믐 습암진구 씀.

/김태완 역

 

 

►아사阿師

대화상지친절칭호對和尙之親切稱呼 화상和尙에 대한 친절한 칭호稱呼.

아阿 조사助詞 명사사두名詞詞頭 아阿는 조사助詞니 명사名詞의 사두詞頭.

 

송대조언위운록만초십宋代趙彦衛雲麓漫鈔十

송대宋代 조언위趙彦衛의 <운록만초雲麓漫鈔>10.

 

고인다언아자古人多言阿字 고인古人이 많이들 아자阿字를 말했으니

여진황아방궁如秦皇阿房宮 예컨대(如) 진시황秦始皇의 아방궁阿房宮과

한무아교김옥漢武阿嬌金屋 한漢 무제武帝의 아교금옥 같은 것들이다.

 

진우심晉尤甚 아융아련등어극다阿戎阿連等語極多

진晉은 더욱 심했으니 아융阿戎과 아련阿連 등의 말이 극히 많았다.

 

당인호무후위아무파唐人號武后爲阿武婆 당인唐人은 무후(則天武后)를 아무파라 호칭했고

부인무명婦人無名 부인婦人이 이름이 없으면

이성가아자以姓加阿字 성姓에 아자阿字를 더했다.

 

<운문광록雲門廣錄>上

유승출례배有僧出禮拜 어떤 중이 나와서 예배하고

의신문차擬伸問次 물음을 펴려던 차에

사이주장진운師以拄杖趁云 스님이 주장자로 쫓아내며 이르되

사저반멸호종似這般滅胡種 이러한 호종胡種을 멸하려고

장련상상납반아사長連床上納飯阿師 장련상 위에서 밥이나 받는 阿師 같은 것들은

감십마공어처堪什麽共語處 무슨 함께 말함을 감당할 곳이 있으랴.

 

‘호종胡種’ 곧 胡人의 종족이니 禪錄에선 곧 達磨門下의 法孫을 가리킴.

 

►주각注脚=주각註脚, 주석註釋(주석注釋), 주해註解(주해注解)

풀이하여 따로 한마디 언급하는 말.

본문의 어떤 부문을 설명하거나 보충하기 위하여 본문의 아래쪽에 따로 베푼 풀이.

 

<선문념송집禪門拈頌集>1418則

념송설화왈拈頌說話曰 염송설화에 가로되

범서주운凡書註云 무릇 서책書冊의 주註를 말함이다.

 

개기분이작각서지皆歧分而作脚書之 다 갈래로 나누어 다리(脚)를 지어 그것을 쓰는지라

고운주각故云注脚 고로 이르되 주각注脚이며

혹운각주或云脚注 혹은 이르되 각주脚注며

우운측주又云測注 또 이르되 측주測注다.

 

►립상정립笠上頂笠

립모상재가립모笠帽上再加笠帽 삿갓모자 위에 다시 삿갓 모자를 더함이니

유지다여루췌喩指多餘累贅 많이 남아 군더더기(累贅)를 비유譬喩해 가리킴.

정頂 이두승대以頭承戴 정頂 머리로써 받아 쓰임(承戴).

 

►건죽교즙乾竹絞汁

기도재건고적죽간상교출즙수래企圖在乾枯的竹竿上絞出汁水來

바짝 마른 죽간竹竿 상에 있어서 즙수汁水를 짜내려 기도企圖함이니

 

비유도로무익比喩徒勞無益 도로徒勞(헛수고)라 무익無益함에 비유比喩함.

 

►착득著得 ‘著’(나拿 잡음)

㊀집착점착우허망불실지사물執著粘著于虛妄不實之事物

허망부실虛妄不實한 사물에 집착執著하고 점착粘著함.

 

<돈황본단경敦煌本壇經>

견일체법見一切法 불착일체법不著一切法 일체법을 보고도 일체법에 집착하지(著) 않으며

편일체처遍一切處 불착일체처不著一切處 일체처에 두루하되 일체처에 집착하지 않아서

상정자성常淨自性 자성自性을 늘 청정淸淨하게 한다.

 

㊁안방安放 용납容納

<조당집祖堂集>4 단하丹霞

직지래조直至來朝 바로 다음날 아침에 이르자

수견행자遂見行者 장일당반將一鐺飯 드디어 行者가 한 솥의 밥을 가지고

향당중심착向堂中心著 승당僧堂의 가운데 두고는(著)

공로숙끽共老宿喫 노숙老宿과 함께 먹는 걸 보았다.

 

㊂용用(쓰이다) 나拿(잡다)

<련등회요聯燈會要>30 조주화상십이시가趙州和尙十二時歌

인정해人定亥 인정해人定亥여,

문전명월수인애門前明月誰人愛 문전의 명월을 누가 사랑하는가.

향리유수와거시向裏惟愁臥去時 이 속을 향해 오직 시름하며 와거臥去하는 때에

물개의상저심개勿箇衣裳著甚蓋 이 의상衣裳이 없다면 무엇을 잡아(著) 덮을까.

 

㊃수須(必要. 須要)

<오등회원五燈會元>17 운개수지雲蓋守智

약향저리천득若向這裏薦得 만약 이 속을 향해 천득薦得(領悟)한다면

불착환초혜전不著還草鞋錢 짚신 값을 돌려줄 필요(著. 須)가 없다.

 

㊄피被 표피동表被動 입음(被)이니 피동被動을 표시表示함.

<오등회원五燈會元>18 사주용원泗洲用元

니비공인심마착你鼻孔因甚麽著 주장자천각拄杖子穿却

너의 콧구멍이 무엇 때문에 주장자에게 뚫려버림을 입었는가(著).

 

<오등회원五燈會元>20 룡상사규龍翔士珪

일도착사교一度著蛇咬 파견단정색怕見斷井索

한 차례 뱀에게 물림을 입으면(著) 끊어진 두레박줄을 두렵게 본다.

 

㊅구미조사句尾助詞 구미句尾의 조사助詞니

표시분부表示吩咐 분부吩咐(分付)를 표시表示하며

기사어기祈使語氣 하기를 바라는(祈使) 어기語氣임.

 

<오등회원五燈會元>1 이조아난二祖阿難

일일문가섭왈一日問迦葉曰 어느 날 가섭迦葉에게 물어 가로되

사형師兄

세존전금란가사외世尊傳金襴袈裟外 세존이 금란가사를 전하신 밖에

별전개심마別傳箇甚麽 따로 전하신 게 무엇입니까?

 

가섭소아난迦葉召阿難 가섭이 아난을 부르자

아난응낙阿難應諾 아난이 응낙應諾했다.

가섭왈迦葉曰 가섭이 가로되

도각문전찰간착倒却門前刹竿著 문 앞의 찰간刹竿을 거꾸러뜨려라(著).

 

㊆구미조사句尾助詞 상당우파相當于罷 구미의 조사니 ‘마칠 파罷’에 상당함.

사용차조사使用此助詞 이 조사를 사용하면

상수량구대거常須兩句對擧 늘 양구兩句를 대거對擧함을 씀.

 

<벽암록碧巖錄>10則

차도且道 그래 말하라,

작마생간作麽生看 어떻게 볼 것인가.

개안야착開眼也著 눈을 뜨매 또한 마치고(著)

합안야착合眼也著 눈을 감으매 또한 마치나니(著)

환유인면득마還有人免得麽 도리어 면할 사람이 있는가.

 

㊇조사助詞 용재동사지후用在動詞之後 조사니 용用이 동사의 뒤에 있으면

표시동작상태적지속表示動作狀態的持續 동작상태의 지속을 표시함.

 

<전등록傳燈錄>5 서경혜충西京慧忠

숙종문肅宗問 숙종肅宗이 묻되

사득하법師得何法 스님은 어떤 법을 얻었습니까?

 

사왈師曰 스님이 가로되

폐하견공중일편운마陛下見空中一片雲麽 폐하는 공중의 한 조각구름을 보십니까?

 

제왈帝曰 견見 황제가 가로되 봅니다.

사왈師曰 정정착釘釘著 현괘착懸掛著

스님이 가로되 정정착釘釘著(주의하여 봄)하시고 높이 거십시오(懸掛著).

 

►효본哮本 음의미상音義未詳

‘哮’ 효천哮喘(천식喘息) 효후哮吼

‘本’ 서책書冊 판본板本

 

►불소不消 필요치 않다. ~할 필요가 없다. 견딜 수 없다.

►오추烏騅

착잡흑백모적마錯雜黑白毛的馬 흑백의 털이 섞인 말.

 

우항우애호소기적준마명又項羽愛好所騎的駿馬名

또 항우項羽가 애호愛好하여 타던 바의 준마駿馬의 이름.

 

<소은대흔어록笑隱大訢語錄>1

약무거정발산력若無擧鼎拔山力 만약 솥을 들고 산을 뽑을 힘이 없다면

천리오추불역기千里烏騅不易騎 천리千里의 오추烏騅를 쉽게 타지 못하리라.

 

►소정개원紹定改元

소정紹定 남송리종년호南宋理宗年號 남송 이종理宗(在位1224-1264)의 年號.

 

개원改元 황제즉위시혹재위기간皇帝卽位時或在位期間 개환년호改換年號

개원 황제가 즉위할 때나 혹은 재위기간에 年號를 바꾸는 것.

 

►진훈陳塤(1197-1241) 자화중字和仲 호습암號習庵(습암習菴) 은인鄞人(今浙江寧波)

송녕종가정십년宋寧宗嘉定十年(1217)진사進士 조황주교수

송 영종 가정 10년(1217)에 진사가 되고 황주교수로 조정調定 되었다.

 

리종즉위理宗卽位 소위태학록召爲太學錄 이종이 즉위하자 불러 태학록이 되었고

소정년간통판가흥부紹定年間通判嘉興府 소정년간(1228-1233)에 가흥부의 通判이 되었고

후소위추밀원편수관後召爲樞密院編修官 뒤에 불러 추밀원편수관이 되었고

단평원년端平元年(1234) 지구주知衢州 단평원년(1234) 구주를 知(管掌. 主持)했고

사복건전운판관徙福建轉運判官 복건福建의 전운판관轉運判官으로 옮겼다.

 

력절서제점형옥歷浙西提點刑獄 리부시랑吏部侍郞

절서浙西의 제점형옥提點刑獄과 이부시랑吏部侍郞을 역임歷任했으며

 

순우원년졸淳祐元年卒 순우원년淳祐元年에 죽었다.

유습암집有習庵集 습암집習庵集이 있으며

宋史卷四二三有傳 송사宋史 권423에 전기傳記가 있다/百度百科/평심사

/2020-08-19 0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