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錄/無門關

禪宗無門關 제15칙 동산삼돈洞山三頓

空空 2024. 6. 16. 07:18

동산삼돈洞山三頓

운문인동산참차雲門因洞山參次 문문왈門問曰

동산수초洞山守初가 찾아왔을 때 운문문언雲門文偃이 물었다.

 

근리심처近離甚處 최근에 어느 곳을 떠나왔느냐?

산운山云 사도査渡 동산이 이르되 사도査渡에서 왔습니다.

 

문왈門曰 하재심처夏在甚處 여름은 어느 곳에 있었느냐?

산운山云 호남보자湖南報慈 호남湖南의 보자報慈입니다.

 

문왈門曰 기시리피幾時離彼 어느 때 거기를 떠났느냐?

산운山云 팔월이십오八月二十五 8월 25입니다.

 

문왈門曰 운문이 가로되

방여삼돈봉放汝三頓棒 너를 세 방망이 때릴 것을 용서해 준다.

 

산지명일각상문신山至明日却上問訊

동산이 다음 날에 이르러 다시(却. 再) 올라가 문신問訊했다.

 

작일몽화상방삼돈봉昨日蒙和尙放三頓棒 어제 화상和尙의 三頓棒 놓음을 입었습니다만

부지과재심마처不知過在甚麽處 허물이 어느 곳에 있는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문왈門曰 운문이 가로되

반대자飯袋子 밥주머니야,

강서호남편임마거江西湖南便恁麽去 강서니 호남이니 하면서 곧장 그렇게 다니거라.

산어차대오山於此大悟 동산이 이에서 대오大悟했다.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23권 양주동산수초숭혜대사襄州洞山守初崇慧大師

 

무문왈無門曰 무문無門이 가로되

운문당시편여본분초료雲門當時便與本分草料 운문이 당시에 바로 본분초료를 주었더라면

사동산별유생기일로使洞山別有生機一路 동산으로 하여금 달리 生機의 一路를 있게 해

가문불치적요家門不致寂寥 가문家門이 적료寂寥함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일야재시비해리一夜在是非海裏 저도직대천명著到直待天明

하룻밤 동안 是非의 바다 속에 있다가 바로 날이 밝기를 기다림에 이르렀다.

 

재래우여타주파再來又與他注破 다시 오매 또 그에게 주파注破하여 주었고

동산직하오거洞山直下悟去 미시성조未是性燥 동산이 直下(卽時)에 깨쳤지만 이 性燥가 아니로다.

 

차문제인且問諸人 다만 여러분에게 묻노니

동산삼돈봉합끽불합끽洞山三頓棒合喫不合喫

동산이 삼돈방三頓棒을 먹는 게 합당한가, 먹는 게 합당하지 않는가?

 

약도합끽若道合喫 만약 먹는 게 합당하다고 말한다면

초목총림개합끽봉草木叢林皆合喫棒 초목총림이 다 몽둥이를 먹어야 하고

 

약도불합끽若道不合喫 만약 먹는 게 합당하지 않다고 말한다면

운문우성광어雲門又成誑語 운문이 또 속이는 말을 이룰 것이다.

 

향자리명득向者裏明得 이 속을 향해 밝혀 얻어야

방여동산출일구기方與洞山出一口氣 비로소 동산에게 一口의 氣를 吐出하게 해 줄 것이다

 

송왈頌曰

사자교아미자결獅子敎兒迷子訣 사자가 새끼를 가르치며 새끼를 헷갈리게 하는 비결은

의전도척조번신擬前跳躑早翻身 앞으로 뛰려다가 벌써 몸을 뒤집도다.

무단재서당두착無端再敘當頭著 무단無端히 다시 당두當頭(當面)에 베푸니

전전유경후전심前箭猶輕後箭深 앞 화살은 오히려 가볍지만 뒷 화살이 깊도다.

 

 

►동산洞山 동산수초洞山守初(910-990)

송대宋代 운문종雲門宗의 승려며 봉상鳳 부씨傅氏.

 

나이 15살에 위주渭州의 공동지심崆峒志諗에게 依止해 머리를 깎았고

경주涇州의 정원淨圓에게 나아가 수구受具(구족계를 받음)했다.

 

후에 長沙에 이르러 雲門文偃에게 의지依止해 오지悟旨했다.

출세해 동산洞山에 거주하며 法道를 크게 넓혔으며 태평흥국太平興國 6年(981)

조정朝廷에서 휘호徽號와 자의紫衣를 주었다.

주산住山하기 40년이었고 어록이 있어 행세行世함

/禪林僧寶傳8 續傳燈錄12 五燈會元15

 

►운문雲門 운문문언雲門文偃(864-949)

당말唐末 五代의 승려며 운문종雲門宗의 개조開祖.

절강浙江 가흥嘉興 사람이며 속성俗姓은 장張이며 법명은 문언文偃.

 

어려서 출진出塵의 뜻을 품고 가흥嘉興 공왕사空王寺의 지징志澄을 좇아 출가.

오래지 않아 비릉단毘陵壇에 이르러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여러 경을 편람遍覽하였고 사분율四分律을 깊이 연구했다.

 

후에 목주睦州(浙江省 建德)에 이르러 도명道明(睦州道明. 黃檗希運의

法嗣)의 문하門下에서 참학參學해 몇 해가 지나 그 도를 다 얻었다.

또 雪峰義存을 알현謁見해 3년을 依止하며 머물고 그의 宗印(宗門의 印可)을 받았다.

 

후에 諸方을 다니며 叩問하면서 玄要를 參究하였고 名聲이 漸次 드러났다.

후량後梁 건화乾化 元年(911) 조계曹溪(廣東省)에 이르러 6祖塔에 예배하고

뒤에 영수여민靈樹如敏의 會下에 投入했는데 여민이 추천推薦해 首座가 되었다.

 

정명貞明 4年(918) 여민이 示寂하자 스님이 그 法席을 이어 영수사靈樹寺를 主持했다.

동광同光 元年(923) 운문산雲門山에 광태선원光泰禪院을 창건創建하자

도풍道風이 더욱 환해져 해중海衆이 운집하였고 법화法化가 사방으로 퍼졌다.

 

후한後漢 은제隱帝 건우乾祐 元年(948)

남한왕南漢王 유성劉晟이 광진선사匡眞禪師로 칙사敕賜했으며

2年 4월 10일에 表를 올려 왕을 고별하고

徒衆에게 訓戒를 내리고는 단정히 앉아 示寂했다.

나이는 86이며 승랍僧臘은 65.

 

북송北宋 건덕乾德 4年(966) 太祖가 다시 추시追諡하여

대자운광진홍명선사大慈雲匡眞弘明禪師라 했다.

 

스님의 機鋒이 險峻하고 門風이 殊絶했으며 世稱이 雲門文偃.

운문광진선사광록雲門匡眞禪師廣錄 3권과 語錄 1권이 있어 行世.

/古尊宿語錄18 傳燈錄19 禪林僧寶傳2 釋氏稽古略3 釋氏疑年錄5

 

►삼돈三頓 삼돈방三頓棒.

‘돈頓’ 양사量詞니 명량名量으론 밥의 먹는 수數에 쓰이고 동량動量으론

끽반喫飯ㆍ척책斥責ㆍ권설勸說ㆍ타매打罵 등의 행위의 次數(次例의 수)에 쓰임.

혹은 唐土의 刑罰은 죄인을 때리면서 20棒을 一頓으로 삼는다 하니 三頓棒은 곧 60방임.

 

►문신問訊 합장合掌하고 입으로 안부安否를 물음.

단지 敬揖하면서 安否를 묻는 마음을 表示함도 또한 問訊이라 함.

<설문說文> ‘신訊’ 물음(問)이다.

 

►반대자飯袋子 밥통(飯桶). 식충이.

매우 욕하는 말. ‘子’ 조사助詞.

뜻이 음식飮食에만 공력功力을 씀이 있고

음식을 제한밖엔 하나도 능한 바가 없는 자를 비유比喩로 가리킴.

주낭酒囊과 같은 뜻.

 

►본분초료本分草料 ‘초료草料’ 소나 말의 사료飼料.

그 맛이 담담淡淡하고 무미無味하여 천진天眞의 본분本分에 비유比喩함.

선림禪林에선 곧 여실如實한 선법禪法의 시설施設을 가리킴.

 

일본日本의 무착도충無著道忠이 이르되

본분本分이란 것은 본래 자기에게 할당割當된 분량分量이다.

 

초료草料란 것은 말이 먹는 바의 물료物料(飼料)다.

그것은 하루에 먹는 바의 콩과 보리 등

자기에게 할당割當된 定分(定量)이니 이것이 말의 本分草料다.

 

►생기生機 생존生存의 계기契機.

생존生存의 희망希望임. 생명력生命力이 있음을 가리킴.

 

►착도著到 넘어지다.

►주파注破 註釋. 注疏. ‘파破’ 조사助詞.

 

►성조性燥=성조性懆·性躁·성조性僺. 상쾌爽快. 영리靈利. 조급하다.

다분히 능히 빠르고 막힘없이 禪義를 영회領會함을 가리킴.

 

►미자결迷子訣=미종결迷蹤訣.

사자가 새끼를 교육시키는 비결을 가리킨다.

사자는 새끼를 벼랑 끝에서 밀어 살아남는 놈만 키운다고 한다.

그야말로 百尺竿頭進一步이다.

 

禪의 수업도 이와 같아서 禪師는 수행자의 마음이 어디에도 머물 수 없도록

모든 흔적을 지우고는 그 마음을 내 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이 미종결迷蹤訣이다.

수행자가 궁지에 몰리고 몰린 끝에서 자신의 활로를 찾도록 만든다.

 

►도척跳躑 도약하다, 뛰어오르다.

►번신翻身 ①몸을 돌리다 ②몸을 훌쩍 솟구치다. ③곤경에서 벗어남을 비유.

►무단無端 ①일없이, 까닭 없이, 실없이 ②끝이 없다

►당두當頭 ①당장, 즉시, 그 자리에서 ②얼굴을 맞대다. 정면으로 마주하다

►착著 ~하고 보니. 동사 뒤에 놓여 조건을 나타내는 어조사.

 

►전전유경후전심前箭猶輕後箭深 앞의 화살은 오히려 가볍고 뒤의 화살이 깊다.

앞의 화살은 운문이 첫 가르침이고

뒤의 화살은 수초가 찾아가 받은 가르침이다.

 

 

●동산삼돈洞山三頓

/선문염송집 권27 제1229칙. 연등회요26, 전등록23

<벽암록> 제12칙.

동산洞山이 운문을 초참初參하자 운문이 묻되 죄근에 어느 곳을 떠났느냐.

동산이 이르되 사도渣渡입니다.

 

운문이 이르되 여름에 어느 곳에 있었느냐.

동산이 이르되 호남湖南 보자報慈입니다.

 

운문이 이르되 어느 때 그 가운데를 떠났느냐.

동산이 이르되 8월 25입니다.

 

운문이 이르되 너에게 삼돈방三頓棒을 놓는다.

참당參堂하러 가거라.

 

스님이 만간晚間(저녁 무렵) 입실하여 친근하면서 물어 이르되

모갑의 허물이 어느 곳에 있습니까.

운문이 이르되 반대자飯袋子야, 강서니 호남이니 하면서 곧 이러히 가는구나.

 

동산이 언하에 활연豁然하여 대오하고 드디어 이르되

모갑이 다른 날에 인가의 연기도 없는 곳을 향하여 저箇 암자를 세우되

한 톨의 쌀도 비축하지 않으며 한 포기의 나물도 심지 않고

늘 시방十方에 왕래하는 대선지식을 접대接待하되

다 그들(伊)에게 못을 빼버리고(抽却釘) 말뚝을 뽑아버리고(拔却楔)

이지모자膱脂帽子를 집어서 물리치고(拈却) 골취포삼鶻臭布衫을 벗겨버리고

각기 쇄쇄낙락지灑灑落落地에 저箇 무사인無事人이 되어 가게 하겠습니다.

 

운문이 이르되

몸뚱이는 야자椰子의 크기와 같으면서 이다지도(許) 큰 입을 개득開得하느냐.

 

 

법진일송法眞一頌 법진일法眞一이 송하되

평생심담도경진平生心膽都傾盡 평생의 심담心膽을 모두 경진傾盡했는데

삼돈미명하과건三頓未明何過愆 3돈에도 무슨 과건過愆(허물)인지 밝히지 못했다

말후몽사친시회末後蒙師親示誨 말후에 스승이 친히 시회示誨함을 입자

방지공안본래원方知公案本來圓 비로소 공안이 원래 원성圓成한 줄 알았다.

 

 

불타손송佛陁遜頌 불타손佛陁遜이 송하되

문답수연적면수問答雖然覿面酬 문답을 비록 그렇게 적면覿面하여 수대酬對했으나

각근유과목란주脚跟猶跨木欄舟 발꿈치(脚跟)는 아직 목란주木欄舟에 걸터앉았다

당시삼돈나경서當時三頓那輕恕 당시의 3돈이 어찌 가볍게 관서寬恕했겠는가

대소운문미도두大小雲門未到頭 대소 운문이 도두到頭(終極)가 아니다.

 

 

동림총송東林惣頌 동림총(東林惣)이 송하되

문답유래미천유問答由來未薦幽 문답의 유래由來가 유심幽深함을 깨닫지(薦) 못했거늘

소양삼돈차경수韶陽三頓且輕酬 소양韶陽(운문)의 3돈은 다만 가볍게 수대酬對했다

만래찰출김강안晩來拶出金剛眼 저녁에(晩來) 금강안金剛眼을 압박해 내니(拶出)

만리무인독보유萬里無人獨步游 만리에 사람이 없고 홀로 보유步游한다.

 

 

보녕용송保寧勇頌 보녕용保寧勇이 송하되

삼돈봉시타불회三頓棒時打不迴 3돈을 방棒할 때 때려도 선회旋迴하지 않더니

철문중격쇄방개䥫門重擊鏁方開 철문을 거듭 치자 자물쇠가 비로소 열렸다(쇠 철䥫)

감차불축일립미堪嗟不蓄一粒米 가히 슬프구나, 한 알의 쌀도 저축貯蓄하지 않고

십자로두접왕래十字路頭接往來 십자로두十字路頭에서 왕래인을 접대하네.

 

지해청송智海淸頌 지해청智海淸이 송하되

천고난측수天高難側手 하늘이 높아 측수側手(旁邊)하기 어렵고

해활소지음海闊少知音 바다가 넓어 知音이 적다

요식운문로要識雲門老 운문로雲門老를 알고자 하느냐

정광백련김精光百煉金 정광精光이 백련百煉한 금이다.

 

 

자수송慈受頌 자수慈受가 송하되

거년팔월리호남去年八月離湖南 지난해 8월에 호남을 떠나

행진천산여만산行盡千山與萬山 천산千山과 만산萬山을 행해 다했다

불끽운문삼돈봉不喫雲門三頓棒 운문의 3돈방을 먹지 않았다면

안지호체유현반安知虎體有玄斑 어찌 호체虎體에 현반玄斑이 있는 줄 알겠는가.

 

 

숭녕근송崇寧勤頌 숭녕근崇寧勤이 송하되

견토방응見兎放鷹 토끼를 보고 매를 놓고

인행도비因行掉臂 다님으로 인해 팔을 흔든다.

적골력궁赤骨歷窮 적골력赤骨歷으로 빈궁貧窮해야

방도부귀方圖富貴 비로소 부귀를 도모한다.

 

방삼돈봉상지의放三頓棒尙遅疑 3돈방을 놓아도 오히려 지의遅疑하다가

재애방식리두추再挨方識利頭錐 거듭 애찰挨拶하자 비로소 예리한 침(利頭錐)을 알았다

단제독각기관외單提獨脚機關外 기관機關 밖에서 독각獨脚을 단제單提해야 하나니

명안납승유불회明眼衲僧猶不會 명안납승明眼衲僧도 오히려 이회하지 못한다.

 

►적골력赤骨歷=적골력赤骨力. 하나도 소유한 게 없다. 적나라赤裸裸함.

다분히 속정俗情과 망념妄念을 탕진하고 본래면목을 환히 깨침에 비유함.

 

 

불안원송佛眼遠頌 불안원佛眼遠이 송하되

봉군삼돈곡주차奉君三頓曲周遮 그대에게 3돈을 바쳤거늘 굽게 주차周遮(迂回)하니

굴욕운문로작가屈辱雲門老作家 운문 노작가를 굴욕케 했다

도수천운오호객渡水穿雲五湖客 물을 건너고 구름을 꿰는 오호객五湖客이여

욕장하물당생애欲將何物當生涯 어떤 물건을 가져 생애에 당하려 하느냐.

 

 

설두현념雪竇顯拈 설두현雪竇顯이 염하되

운문기우여왕雲門氣宇如王 운문은 기우氣宇가 왕과 같아

찰착편빙소와해拶着便冰消瓦解 찰착拶着(다그치다)하자 곧 빙소와해로다.

당시약거령이행當時若據令而行 당시에 만약 거령據令하여 행했다면

자손야미도단절子孫也未到斷絶 자손이 단절됨에 이르지 않았으리라.

 

 

상방악거上方岳擧 상방악上方岳이 들되

운문대사감양주동산초화상雲門大師勘襄州洞山初和尙 운문대사가 양주 동산초 화상을 감험하되

근리십마처近離什麽處 최근에 어느 곳을 떠났느냐

 

지반대자강서호남至飯帒子江西湖南 至 반대자飯帒子야 강서니 호남이니 하면서

총임마상량惣恁麽商量 모두 이렇게 상량商量하느냐.

 

동산어언하성오洞山於言下省悟 동산이 언하에 성오省悟했다.

례배기래禮拜起來 향운문도向雲門道 예배하고 일어나 운문을 향해 말하되

 

모갑향후某甲向後 모갑이 향후向後에

거무인연처去無人煙處 인가의 연기도 없는 곳으로 가서

개개반점자開个飯店子 저(个) 반점자飯店子를 열어

부종일경채不種一莖菜 한 줄기의 나물도 심지 않고

불축일립미不蓄一粒米 한 알의 쌀도 비축하지 않고

접대남북왕래接待南北往來 남북으로 왕래하는 이를 접대하되

 

여타게각직지모자與他揭却膱脂帽子 그들에게 이지모자膱脂帽子를 걷어버리고

(‘늘인 포 직膱’ 고기가 썩다. 나쁜 냄새가 나다)

 

탈각골취포삼脫却鶻臭布衫 골취포삼鶻臭布衫을 벗겨버려 주어서

교타쇄쇄지작개사승거敎他洒洒地作箇師僧去

그들로 하여금 쇄쇄지洒洒地에 저(箇) 사승師僧이 되어가게 하겠습니다.

 

운문대사운雲門大師云 운문대사가 이르되

신여호로자身如葫蘆子 몸은 호로자葫蘆子와 같으면서

태개득허태구太開得許太口 이다지도(許) 큰 입을 매우(太) 개득開得하느냐.

 

사운師云 스님이 이르되

운문대사雲門大師 운문대사는 또한

야시구일화래순也是久日樺來脣 이 장구長久한 날에 화래순樺來脣이라

동산미면로심洞山未免勞心 동산이 노심勞心을 면하지 못했다.

 

►화래순樺來脣

념송설화왈拈頌說話曰 염송설화에 가로되

화래진자樺來唇者 화래순樺來唇이란 것은

화래진구래시등樺來唇狗來腮等 화래순ㆍ구래시狗來腮 등이니

개고인리어이盖古人俚語耳 대개 고인의 이어俚語일 뿐이다.

의즉야대무단야義則也大無端也 뜻은 곧 대무단大無端이다.

 

 

법진일거차화法眞一擧此話 법진일法眞一이 차화를 들고

련거설두념連擧雪竇拈 이어서 설두의 염을 들고는

사운師云 스님이 이르되

 

당초동산운當初洞山云 당초當初 동산이 이르되

모갑과재십마처某甲過在什麽處 모갑의 허물이 어느 곳에 있습니까?

 

운문편호타료진출雲門便好打了趂出 운문이 곧 좋게 때리고 나서 쫓아내었어야 하거늘

연이진법무민然而盡法無民 그러나 진법무민盡法無民이므로

운문약불입수입니雲門若不入水入泥 운문이 만약 入水入泥하지 않았다면

동산하득오거洞山何得悟去 동산이 어찌 득오得悟했겠는가.

 

제인자諸仁者 제인자諸仁者여

방개파정放開把定 방개放開와 파정把定은

각시일가各是一家 각기 이 일가一家이므로

리당즉행理當卽行 이치로 마땅히 곧 행하면

고응무구固應無咎 참으로(固) 응당 허물이 없다.

 

 

자명문황룡남선사왈慈明問黃龍南禪師曰 자명이 황룡남선사에게 물어 가로되

서기학운문선書記學雲門禪 서기가 운문선을 배웠으니

필선기지必善其旨 반드시 그 의지意旨를 잘 알 것이다.

 

여왈방동산삼돈봉如曰放洞山三頓棒 여왈如曰 동산에게 3돈방을 놓는다 했는데

동산우시洞山于時 동산을 우시于時(당시)에

응타불응타應打不應打 응당 때려야 하는가, 응당 때리지 않아야 하는가?

공왈公曰 응타應打 공公이 가로되 응당 때려야 합니다.

 

자명색장이언慈明色莊而言 자명이 색장色莊(안색을 고침)하며 말하되

문삼돈봉성聞三頓棒聲 3頓棒의 소리를 듣고

편시끽봉便是喫棒 곧 이것이 끽방喫棒이라 한다면(방棒=봉)

즉여자단급모則汝自旦及暮 곧 네가 아침으로부터 저녁에 이르기까지

 

문아명작조聞鵶鳴鵲噪 아명작조와

종어고판지성鍾魚皷板之聲 종어고판의 소리를 들음에도(북 고皷)

역응끽봉亦應喫棒 또한 응당 끽방 해야 하리라.

 

끽봉하시당기재喫棒何時當己哉 끽방이 어느 때 자기에게 당하겠는가.

남공당이각南公瞠而却 남공南公이 눈을 휘둥그레 떠버렸다.

 

자명왈慈明曰 자명이 가로되

오시의불감여사吾始疑不堪汝師 금가의今可矣

내가 처음엔 너의 스승이 됨을 감내하지 못할까 의심했는데 이제는 가可하다.

 

즉사배卽使拜 곧 예배하게 했다.

남공배기南公拜起 남공이 예배하고 일어나자

자명리전어왈慈明理前語曰 자명이 전어前語를 정리整理하여 가로되

 

탈여여회운문의지脫如汝會雲門意旨 탈여脫如(或如) 네가 운문의 의지를 이회했더라도

차즉조주상언此則趙州甞言 이는 곧 조주가 일찍이 말한

대산파자피아감파臺山婆子被我勘破 대산파자가 나의 감파를 입었다 했으니

시지기가감처試指其可勘處 시험 삼아 그 가히 감파한 곳을 가리키거라.

 

남공면열한하南公面熱汗下 부지답不知答 추출趨出

남공이 얼굴이 뜨거워지면서 땀을 흘리며 답을 알지 못하고 달려 나갔다.

 

►서기학운문선書記學雲門禪/<연등회요>13 황룡혜남.

스님이 늑담징선사泐潭澄禪師

(五祖師戒를 이었고 戒는 雙泉師寬을 이었고 寬은 운문을 이었음)에게 오래 의지했다.

 

분좌分座하여 접물接物하면서 명성이 제방을 진동했다.

우연히 운봉열雲峰悅 선사와 함께 서산을 유람했는데 밤에 운문의 法道를 얘기했다.

열悅(文悅)이 이르되 징공澄公이 비록 이 운문의 후손이지만 법도가 다르다(異矣)

(···)

곧 복엄현福嚴賢을 참알했다.

현賢이 명命하여 서사書司를 관장管掌했는데 갑자기 현이 죽었다.

군수가 자명慈明을 이에 보직補職했다.

이미 이르자 그가 제방을 폄박貶剝하고 건건件件마다 사해邪解라고

책망(數)함을 보고(目) 스님이 기색氣索(氣息消失)했다.

 

드디어 그 실室로 나아가자 자명이 이르되

서기는 영도領徒하며 유방游方한다.

차사借使(假使) 의심이 있다면 가히 앉아서 상략商略(논의)하자.

스님이 애간哀懇이 더욱 간절했다.

자명이 이르되 公은 운문선雲門禪을 배웠으니 반드시 그 의지意旨를 잘 알 것이다(운운).

 

 

고목성상당거차화운枯木成上堂擧此話云 고목성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운문해향도천백랑중雲門解向滔天白浪中 운문은 하늘에 출렁이는 백랑白浪 속을 향해

장라포강張羅布綱 장라포망張羅布綱(그물을 펼치다)할 줄 알아(벼리 강, 그물 망綱)

 

무한금린적미파별맹귀無限錦鱗赤尾跛鼈盲龜 진락망중盡落網中

무한한 금린ㆍ적미ㆍ파별ㆍ맹귀가 모두 그물 속에 떨어졌다.

 

기간혹유투득망자其間或有透得網者 그 사이에 혹 그물을 투득透得한 자가 있어

편내나운확랑便乃拏雲㸕浪 바로 곧 구름을 잡고 파랑을 움키고(㸕浪 ‘움킬 확㸕’=확攫)

대각경두戴角擎頭 대각경두戴角擎頭했다.

(대각경두戴角擎頭=경두대각擎頭戴角 중인衆人 가운데 걸출한 인물)

 

향산금일香山今日 효고인지작効古人之作 향산香山(法成)이 금일 고인의 작용을 본받겠다.

수화일원상遂畫一圓相 소운召云 드디어 1원상을 그리고 불러 이르되

대중大衆 여금환유투득자마如今還有透得者麽 대중이여, 여금에 도리어 透得할 자가 있느냐?

 

량구운良久云 양구하고 이르되

조선재도소상안釣舩載到瀟湘岸 낚싯배로 실어 소상瀟湘의 언덕에 이르니

기인무료문백구氣咽無聊問白鷗 기氣가 막히고 무료無聊하여 흰 갈매기에게 묻는다.

 

 

해회단념海會端拈 해회단海會端이 염하되

대소운문大小雲門 피동산일문被洞山一問 대소 운문이 동산의 1問을 입자

직득액두한출直得額頭汗出 바로 이마(額頭)에 땀이 나고

구리교생口裏膠生 입속에 아교가 생겨남을 입었다.

 

 

삽계익념霅溪益拈 삽계익霅溪益이 염하되

도지방지초잔엄倒地方知初盞釅 땅에 넘어져야 비로소 초잔初盞이 진한 줄 안다.

 

당시약견운문운當時若見雲門云 방니삼돈봉放你三頓棒

당시에 운문이 이르되 너에게 3돈방을 놓는다 함을 만약 보았다면

 

해도득개불합기동화상解道得箇不合起動和尙

화상을 기동起動케 함이 합당하지 않다고 말할 줄 알았어야

 

야면득강서호남일례수굴也免得江西湖南一例受屈

또한 강서과 호남처럼 一例로 수굴受屈함을 면득免得했으리라.

 

연동산약불문파운문然洞山若不問破雲門 그러나 동산이 이에 운문을 문파問破하지 않은지라

야시아자끽고과也是瘂子喫苦瓜 또한 이는 벙어리가 쓴 오이를 먹은 것이다.

 

 

승천회상당거차화운承天懷上堂擧此話云 승천회承天懷가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대중大衆 차칙인연此則因緣 제인작마생회諸人作麽生會

대중이여 此則의 인연을 제인이 어떻게 이회하는가?

 

향일중중상량이해向日衆中商量異解 막지기수莫知其數

향일向日(저번 때)에 衆中에서 상량하면서의 이해異解는 그 수를 알지 못한다.

 

유운有云 어떤 이는 이르되

운문견이루설천기雲門見伊漏洩天機 운문이 그가 천기天機를 누설함을 보고

편개복장거便蓋覆將去 곧 개부蓋覆하여 가져가려고 했는데

 

기내동산其奈洞山 피하유혈皮下有血 안리유정眼裏有睛

동산이 피하皮下에 피가 있고 눈 속에 근육이 있음을 그 어찌하겠는가.

 

운문직득불내기하雲門直得不奈其何 운문이 바로 그를 어찌하지 못함을 얻고는

각언급강서호남却言及江西湖南 도리어 강서와 호남을 언급했으니

대사지동획서大似指東劃西 지동획서指東劃西함과 매우 흡사하다.

여마설화與麽說話 가살방약무인可殺傍若無人 이와 같은 설화는 가히 너무 방약무인하다.

 

유운有云 어떤 이는 이르되

강서호남견처江西湖南見處 강서와 호남의 견처가

미필불급운문未必不及雲門 꼭 운문에 미치지 못함은 아니다.

 

유운有云 어떤 이는 이르되

운문야시평지기파란雲門也是平地起波瀾 운문은 이 평지에 파란을 일으켰다.

 

유운有云 어떤 이는 이르되

운문견이불회雲門見伊不會 착심사급着甚死急

운문이 그의 불회不會를 보고 무슨 사급死急에 붙겠는가?

 

갱설강서호남更說江西湖南 루급타인累及他人

다시 강서와 호남을 설해 타인에게 누를 끼쳤다.

 

사차반비판최다似此般批判最多 불능진거不能盡擧

이런 종류와 같은 비판이 가장 많나니 능히 다 들지 못한다.

 

수부지殊不知 고인일기방편古人一期方便 지시로파심절只是老婆心切

고인의 一期 방편은 다만 이 노파심이 간절함임을 너무 알지 못한다.

 

산승山僧 이금불석미모而今不惜眉毛 위제인일일주출爲諸人一一注出

산승이 而今에 눈썹을 아끼지 않고 제인을 위해 하나하나 주출注出하겠다.

 

아도我道 내가 말한다.

운문견이임마래雲門見伊恁麽來 운문이 그가 이렇게 옴을 보고

공험분명公驗分明 공험公驗이 분명한지라

수내방과동산遂乃放過洞山 드디어 이에 동산을 방과放過했으며

불고래기不顧來機 암득편冝暗得便冝 내기來機를 돌아보지 않고 몰래 편의를 얻었으니

편합례사便合禮謝 곧 예사禮謝함이 합당하다.

 

하득차수근전何得叉手近前 어찌 차수叉手하고 근전近前하여

구남남지口喃喃地 구남남지口喃喃地로(口喃喃地 말이 많은 모양. 地 조사)

 

치득타말강서호남致得拖抹江西湖南

강서와 호남을 타말拖抹(끌어당기고 문지르다)함을 얻음에 이르겠는가.

 

대사룡투어상大似龍鬪魚傷

용의 투쟁에 물고기가 상함과 매우 흡사하다.

 

산승여마설화山僧與麽說話 제인환회마諸人還會麽

산승의 이러한 설화를 제인이 도리어 아느냐?

 

약회거若會去 절단량두截斷兩頭 귀가온좌歸家穩坐

만약 안다면 양두兩頭를 절단하고 귀가하여 온좌穩坐하려니와

 

약불회若不會 미수안남未收安南 만약 알지 못한다면 安南을 거두지 못하고서

막우새북莫憂塞北 다시 새북塞北을 근심하지 말아라.

이불자격선상以拂子擊禪床 불자로써 선상을 쳤다.

 

 

죽암규소참거차화운竹庵珪小叅擧此話云 죽암규竹庵珪가 소참에 차화를 들고 이르되

대중大衆 수시임마일회시득須是恁麽一迴始得

대중이여, 모름지기 이는 이렇게 一迴해야 비로소 옳다.

 

약불여차若不如此 무량겁래업식無量劫來業識 여하정진거如何淨盡去

만약 이와 같지 않으면 무량겁래의 업식을 어떻게 정진淨盡하겠는가.

 

운문로한雲門老漢 운문 노한이

지관구경부지우只管駈耕夫之牛 다만 경부耕夫의 소를 몰아내고

탈기인지식奪飢人之食 기인飢人의 밥을 뺏음에만 상관하고

 

수부지지계락별인수리殊不知持髻落別人手裏

상투를 가지고(持) 다른 사람의 손안에 떨어진 줄 너무 알지 못했다.

 

유뢰동산미시교인사자猶賴洞山未是咬人師子

아직 다행히 동산이 이 사람을 무는 사자가 아니었으니

 

대사득개려아편희환大似得个驢兒便喜歡

저(个) 나귀(驢兒)를 얻고서 곧 희환喜歡했지만

 

종불면조인소괴終不免遭人笑恠

마침내 타인의 괴소(笑恠)를 만남을 면하지 못함과 매우 흡사하다.

 

산승도山僧道 산승이 말하노니

통시삼돈痛施三頓 통렬하게 3돈頓을 베풀었거늘

여하상미안개如何尙未眼開 어찌하여 오히려 눈이 열리지 않고

 

반대자변飯帒子邊 자파일생절도自把一生折倒

반대자飯帒子 가에서 스스로 일생을 잡아 절도折倒했는가.

 

여금환유불수인만저마如今還有不受人謾底麽

여금에 도리어 타인의 속임을 받지 않을 이가 있느냐.

 

시출래試出來 시험 삼아 나오너라.

산승위니증거山僧爲你證據 산승이 너를 위해 증거 하겠다.

 

탁주장운卓拄杖云 주장자를 치고 이르되

취안유화서자대醉眼有花書字大 취안醉眼에 꽃이 있으면 글자를 크게 쓰고

로인무수루성장老人無睡漏聲長 노인이 잠이 없으면 누성漏聲이 길다.

진중珎重 진중珎重하라.

 

►루성漏聲 루漏=누호漏壺. 고대의 계시기計時器.

 

 

송원상당거차화운松源上堂擧此話云 송원松源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제방진위諸方盡謂 부자투기父子投機 제방에서 다 이르기를 父子가 투기投機했고

 

줄탁동시啐啄同時 줄탁啐啄이 동시同時라 하거니와

수부지운문정령불행殊不知雲門正令不行 너무 알지 못하나니 운문이 正令을 행하지 않아

각향초과리곤却向草窠裏輥 도리어 초과草窠 속을 향해 구르면서

치령동산타실비공致令洞山打失鼻孔 동산으로 하여금 鼻孔을 잃어버리게 하여

직지여금무모색처直至如今無摸索處 바로 여금에 이르도록 모색할 곳이 없음에 이르렀다.

 

 

밀암걸거차화운密庵傑擧此話云 밀암걸密庵傑이 차화를 들고 이르되

운문대사雲門大師 방거대사放去大奢 운문대사가 방거放去는 매우 사치하고

수래대검收來大儉 말후은근末後殷勤 수래收來는 매우 검소하더니 말후에 은근했다.

 

하불여타본분초료何不與他本分草料 치령화니합수致令和泥合水

왜 그에게 本分草料를 주어서 和泥合水하게 함에 이르지 않았는가.

 

동산이마오거洞山伊麽悟去 야시표복청허성也是杓卜聽虛聲

동산이 이렇게 깨쳐 간 것은 또한 이 작복杓卜하며 헛소리를 듣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