語錄/無門關

禪宗無門關 제34칙 지불시도智不是道

空空 2024. 6. 22. 22:09

지불시도智不是道

남전운南泉云 남전이 이르되

심불시불心不是佛 마음은 이 부처가 아니며

지불시도智不是道 지혜는 이 도가 아니다.

/<경덕전등록>28권 ‘지주남전보원화상池州南泉普願和尙’ 上堂曰

 

무문왈無門曰 무문無門이 가로되

남전가위南泉可謂 로불식수老不識羞 남전은 가위可謂 늙어서도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여

재개취구纔開臭口 겨우 취구臭口를 열면 

가추외양家醜外揚 가추家醜를 밖으로 드날린다고 할 만하다.

연수여시然雖如是 지은자소知恩者少 그러하여 비록 이와 같으나 은혜를 아는 자가 적다.

 

송왈頌曰

천청일두출天晴日頭出 하늘이 맑으면 해(日頭)가 나오고

우하지상습雨下地上濕 비가 내리면 지상地上이 젖나니

진정도설료盡情都說了 정情을 다해 모두 설했으나

지공신불급只恐信不及 다만 믿음이 미치지 못할까 염려스럽다.

 

 

►로불老不 전혀 ~가 아니다. ‘老’ 부정어를 강조.

►가추家醜 집안의 허물(수치, 망신).

南泉普願의 스승인 馬祖道一이 방편으로 말한 ‘卽心是佛 마음이 부처’라는 말을

남전문화의 대중이 그 말을 진실한 가르침인양 외우고 다니는 일을 말한다.

남전은 이러한 부작용을 보다 못하여 마음은 ‘心不是佛 부처가 아니다’고 한 것이다.

 

선지식이 말하는 모든 언어는 방편의 말로써 그 말을 듣고서

자기 마음을 깨달으면 그 방편의 말을 잊어야 한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은 달을 보게 되면 잊는 것과 같다.

 

그런 방편의 말을 진실하다고 여겨 잊지 않고 있다면

마치 손가락에서 달을 찾으려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다.

江을 건너면 배는 필요치 않다.

 

►지은자소知恩者少 은혜를 아는 자가 적다.

‘마음은 부처가 아니다’는 ‘마음이 곧 부처다’는 말을 진실하다고

여겨 집착하는 어리석음을 부수어 주는 방편의 말이다.

이러한 방편은 학인의 어리석음을 부수어서 바른 길을 안내하는 산지식의 은혜로운 가르침이다.

 

►일두日頭 태양太陽. ‘頭’ 조사助詞

 

 

●지불시도智不是道

<경덕전등록>7권 호남동사여회선사湖南東寺如會禪師

 

자대적거세自大寂去世 대적大寂 마조스님이 세상을 떠남으로

사상환문도師常患門徒 이즉심즉불지담以卽心卽佛之譚 송억불이誦憶不已

如會는 門徒들이 卽心卽佛의 말씀(譚)을 외우고 기억하기를 그치지 않음을 늘 憂患으로 여겼다.

 

차위불어하주이왈즉심且謂佛於何住而曰卽心

더욱이 부처가 어디에 머무는가? 하면 卽心이며

 

심여화사이운즉불心如畫師而云卽佛

마음은 화가와 같다면서 즉불卽佛이다 하였다.

 

수시중왈遂示衆曰 마침내 시중示衆하여 가로되

심불시불心不是佛 마음은 부처가 아니며

지불시도智不是道 지혜는 도가 아니다.

검거원의劍去遠矣 검이 떠난 지 멀거늘

이방각주爾方刻舟 너희가 이제야 뱃전에 표시를 하는구나.

 

►검거원의劍去遠矣 이방각주爾方刻舟

<여씨춘추呂氏春秋>15

초인楚人에 강을 건너는 자가 있었다.

그의 검이 배 가운데로부터 물에 떨어지자 급히 그 배에 새기고(契; 刻也) 가로되

이는 나의 검이 좇아 떨어진 곳이다.

배가 멎자 그 새긴 곳으로부터 물에 들어가 그것을 구하려 했다.

배는 이미 떠났고 검은 가지 않았건만 검을 구함이 이와 같으니 또한 미혹함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