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宗無門關 제43칙 수산죽비首山竹篦
수산죽비首山竹篦
수산화상首山和尙 념죽비시중운拈竹篦示衆云 수산화상이 죽비를 잡고 시중해 이르되
여등제인汝等諸人 너희 등 제인諸人이
약환작죽비즉촉若喚作竹篦則觸 만약 죽비라고 불러 지으면 곧 촉觸이며
불환작죽비즉배不喚作竹篦則背 죽비라고 불러 짓지 않으면 곧 배背다.
여제인차도汝諸人且道 너희 제인諸人은 그래 말하라,
환작심마喚作甚麽 무엇이라고 불러 짓겠는가?
무문왈無門曰 무문無門이 가로되
환작죽비즉촉喚作竹篦則觸 죽비라고 불러 지으면 곧 촉觸이며
불환작죽비즉배不喚作竹篦則背 죽비라고 불러 짓지 않으면 곧 배背다.
부득유어不得有語 유어有語를 얻지 말고
부득무어不得無語 무어無語도 얻지 말고
속도속도速道速道 빨리 말하라, 빨리 말하라.
송왈頌曰
념기죽비拈起竹篦 죽비를 집어 일으켜
행살활령行殺活令 살활殺活의 명령을 행하니
배촉교치背觸交馳 배촉背觸이 교치交馳하매
불조걸명佛祖乞命 불조佛祖도 걸명乞命하도다.
►수산首山 수산성념首山省念(926-993) 五代 임제종 승려.
내주萊州(山東 掖縣) 사람이며 속성俗姓은 적狄이며 호가 수산首山이다.
어려서 南禪寺에 들어가 受業했고 구족계具足戒를 받자 총석叢席을 두루 다녔다.
늘 頭陀行을 닦았으며 몰래 법화경을 외운지라 사람들이 呼稱하기를 念法華라 했다.
풍혈연소風穴延沼에게 師事하여 그 心傳을 얻었으며 名聲을 사방에 떨쳐 一世를 풍미風靡했다.
그 후 여주汝州 수산首山에서 개법開法하여 第一世가 되었고
또 여주汝州 섭현葉縣 보안산寶安山의 광교원廣敎院 및 城 아래의 보응원寶應院 등에 거주했다.
순화淳化 3年(992) 12월 4일에 上堂해 偈를 설해 가로되
금년륙십칠今年六十七 금년에 예순일곱이니
로병수연차견일老病隨緣且遣日 늙고 병들어 인연 따라 또 날을 보내노라
금년기취래년사今年記取來年事 금년에 내년의 일을 기억하고
래년기저금조일來年記著今朝日 내년에 금조今朝의 일을 기억하라.
익년십이월사일翌年十二月四日 다음 해 12월 4일에
상당사중上堂辭衆 상당하여 대중에게 고별하며
잉설게왈仍說偈曰 이에 게偈를 설해 가로되
백은세계김색신白銀世界金色身 백은세계白銀世界의 금색신金色身이여
정여비정공일진情與非情共一眞 정情과 비정非情이 한가지로 일진一眞이로다
명암진시구불조明暗盡時俱不照 명암明暗이 다한 때 다 비추지 못하나니
일륜오후견전신日輪午後見全身 일륜日輪의 오후午後에 전신全身을 보이리라.
언흘言訖 안좌입적安坐入寂 수륙십팔壽六十八
말을 마치자 안좌安坐하여 입적入寂했으니 나이는 68이다
/傳燈錄13 五燈會元11
►죽비竹篦
선림禪林 중에서 사가師家가 학인學人을 지도指導할 즈음에 대저大抵(대개) 모두 손에
이 물건을 쥐어서 학인의 悟道를 점성點醒(點檢하고 깨치게 함)하는 데 쓰는 工具이다.
竹篦子로 그 길이는 約 40에서 50㎝에 이르며 대를 쪼개어 활줄이 없는 활 모양으로 만듦.
손잡이에 다시 등藤을 감고 칠漆을 바름.
또 선림 중에서 師家나 혹 禪徒가 침봉針鋒을 상대相對하여 애찰挨拶을 왕래하면서
선기禪機를 참구參究하는 즈음에 사가師家나 혹은 수좌首座가 죽비를 쥐고 참선하며
문답함을 죽비상량竹篦商量이라고 호칭함/상기전기물류象器箋器物類
●수산죽비首山竹篦
<연등회요聯燈會要>12권 여주섭현귀성선사汝州葉縣歸省禪師
수산거죽비首山擧竹篦 문사운問師云
수산성념首山省念이 죽비를 들고서 섭현귀성葉縣歸省에게 물었다.
환작죽비즉촉喚作竹篦則觸 죽비라고 부르면 저촉되고
불환작죽비즉배不喚作竹篦則背 죽비라고 부르지 않으면 등진다.
합환작심마즉득合喚作甚麽卽得 무엇이라고 불러야 되겠느냐?
사어언하대오師於言下大悟 섭현귀성은 그 말을 듣고서 크게 깨달았다.
수체죽비遂掣竹篦 이윽고 죽비를 끌어 당겨
요작량절拗作兩截 두 조각으로 부러뜨려
척우계하각운擲于階下卻云 섬돌 아래 던지고서 말했다.
시심마是甚麽 무엇입니까?
수산운首山云 수산성념이 말했다.
할瞎 눈이 멀었구나!
사편작례師便作禮 섭현귀성은 곧 절을 올렸다.
<선문염송집禪門拈頌集>권29 제1331칙
운문고송雲門杲頌 운문고雲門杲가 송하되
배촉비차호背觸非遮護 배촉背觸은 차호遮護(遮와 護)가 아니니
명명직거양明明直擧揚 밝고 밝게 바로 거양擧揚했다
취모수부동吹毛雖不動 취모吹毛(취모검)가 비록 동하지 않았지만
편지시도쟁遍地是刀鎗 편지遍地(온 땅)에 이 도창刀鎗이다.
►배촉背觸=촉배觸背. <종용록從容錄>4 제65칙.
산후출세山後出世 상당운上堂云 수산首山이 후에 출세하여 상당해 이르되
요득친절要得親切 막장문래莫將問來 친절을 얻고자 하거든 물음을 가지고 오지 말아라,
문재답처問在答處 답재문처答在問處 물음이 답하는 곳에 있고 답이 묻는 곳에 있다.
약장문래若將問來 만약 물음을 가지고 온다면
로승재여각저老僧在汝脚底 노승이 너희의 발아래 있을 것이며
여약의의칙몰교섭汝若擬議則沒交涉 너희가 만약 의의擬議한다면 곧 교섭이 없다.
일일념죽비운一日拈竹篦云 어느 날 죽비竹篦를 집어 이르되
여약환작죽비즉촉汝若喚作竹篦卽觸 너희가 만약 죽비라고 불러 지으면 곧 촉觸이며
불환작죽비즉배不喚作竹篦卽背 죽비라고 불러 짓지 않으면 곧 배背다.
여제인차환작심마汝諸人且喚作甚麼 너희 제인이 그래 무엇이라고 불러 짓겠느냐?
섭현성화상체득절작량절葉縣省和尙掣得折作兩截
섭현성화상葉縣省和尙이 낚아채 분질러 두 조각으로 만들어
포향계하각운拋向階下却云 섬돌 아래로 향해 던지고 도리어 이르되
시심마是甚麼 이 무엇입니까?
산운山云 할瞎 수산이 이르되 할瞎(눈멀다)이다.
현편례배縣便禮拜 섭(縣)이 바로 예배했다.
제방환작배촉관諸方喚作背觸關 제방에서 배촉관背觸關이라 한다.
<오등회원五燈會元>17 황룡조심黃龍祖心
사실중상거권師室中常擧拳 문승왈問僧曰 스님이 실중에서 늘 주먹을 들고 중에게 물어 가로되
환작권두즉촉喚作拳頭則觸 주먹으로 부르면 곧 촉觸이며
불환작권두즉배不喚作拳頭則背 주먹으로 부르지 않으면 곧 배背니
환작심마喚作甚麼 무엇이라고 부르겠는가?
죽암규송竹庵珪頌 죽암규竹庵珪가 송하되
거기죽비자擧起竹篦子 죽비자를 거기擧起하니
여하편도가如何便到家 어떻게 곧 도가到家하느냐
비마암불회秘魔嵓不會 비아암秘魔嵓은 알지 못하면
수후편경차隨後便擎叉 뒤 따라 곧 경차擎叉했다.
►비아암秘魔嵓
오대산비마암화상五臺山秘魔嵓和尙 오대산 비마암秘魔嵓 화상은
상지일목차常持一木杈 늘 하나의 목차木杈(나무 작살)를 가지고서
매견승래례배每見僧來禮拜 매번 중이 와서 예배함을 보면
즉차각경운卽杈却頸云 곧 목에 차각杈却(어긋매끼다)하고 이르되
나개마매那箇魔魅 교여출가敎汝出家 어느(那箇) 마매魔魅가 너로 하여금 출가케 했으며
나개마매那个魔魅 교여행각敎汝行脚 어느 마매가 너로 하여금 행각하게 했는가?
도득야차하사道得也杈下死 도부득야차하사道不得也杈下死
도득道得해도 작살 아래 죽고 말함을 얻지 못하더라도 작살 아래 죽는다.
속도速道 속도速道
속히 말하라, 속히 말하라.
무용전송無用全頌 무용전無用全이 송하되
흑칠죽비악기黑柒竹篦握起 흑칠黑柒의 죽비를 움켜 일으키매/
신뢰불급엄이迅雷不及掩耳 신뢰라 귀 막음이 미치지 못한다
덕산림제망연德山臨際茫然 덕산과 임제도 망연하거늘
몽저여하삽자懵底如何揷觜 몽지懵底(어리석은 자)가 어떻게 주둥이를 꽂겠는가.
►신뢰불급엄이迅雷不及掩耳
비유래세흉맹比喩來勢凶猛 내세來勢가 흉맹凶猛하여
사인래불급방비使人來不及防備 사람이 와서 방비에 미치지 못하게 함에 비유함.
<변정론辯正論>(8卷 唐 法琳撰) 6
염위혁요炎威赫耀 불꽃의 위력이 혁요赫耀(환히 빛남)하매
동자불능정목이시童子不能正目而視 동자가 능히 正目으로 보지 못하고
신뢰분격迅雷奮擊 신뢰迅雷가 분격奮擊하매
나부불능장이이청懦夫不能張耳而聽 나부懦夫(나약한 사내)가 능히 귀를 벌려 듣지 못한다.
운문고보설운雲門杲普說云 운문고雲門杲가 보설普說에 이르되
실중상문선화자室中常問禪和子 실중에서 늘 선화자禪和子(선사)에게 묻기를
환작죽비즉촉喚作竹篦則觸 죽비라고 불러 지으면 곧 촉觸이며
불환작죽비즉배不喚作竹篦卽背 죽비라고 불러 짓지 않으면 곧 배背니
부득하어不得下語 부득무어不得無語 하어下語를 얻지 말며 말이 없음을 얻지 말며
부득사량不得思量 부득복탁不得卜度 사량함을 얻지 말며 복탁卜度함을 얻지 말며
부득불수편행不得拂袖便行 소매를 떨치고 곧 떠남을 얻지 말며
일체총부득一切惣不得 일체를 모두 얻지 말아라.
니편탈각죽비你便奪却竹篦 네가 곧 죽비를 뺏어버린다면
아차허니탈각我且許你奪却 내가 또 너의 뺏어버림을 허락하지만
아환작권두즉촉我喚作拳頭則觸 내가 주먹이라고 불러 지으면 곧 촉이며
불환작권두즉배不喚作拳頭卽背 주먹이라고 불러 짓지 않으면 곧 배니
니우여하탈你又如何奪 네가 또 어떻게 뺏겠는가?
갱요니도更饒你道 다시 가령(饒) 네가 말하되
개청화상방하착个請和尙放下着 청컨대 화상은 방하착放下著하라 한다면
아차방하착我且放下着 내가 또한 방하착하겠지만
아환작로주즉촉我喚作露柱則觸 내가 노주露柱라고 불러 지으면 곧 촉이며
불환작로주즉배不喚作露柱則背 노주라고 불러 짓지 않으면 배니
니우여하탈你又如何奪 네가 또 어떻게 뺏겠는가?
아환작산하대지즉촉我喚作山河大地則觸 내가 산하대지라고 불러 지으면 곧 촉이며
불환작산하대지즉배不喚作山河大地則背 산하대지라고 불러 짓지 않으면 곧 배니
니우여하탈你又如何奪 네가 또 어떻게 뺏겠는가?
유개주봉장로운有个舟峯長老云 저(个) 주봉장로舟峯長老가 있어 이르되
모간화상죽비자화某看和尙竹篦子話 모某가 화상의 죽비자화竹篦子話를 보매
여적몰각인가재산료如籍沒却人家財産了 마치 인가의 재산을 적몰籍沒해 버리고는
갱요인납물사更要人納物事 다시 사람에게 物事(물품)를 납입하라고 요구함과 같습니다.
(적몰籍沒 중죄인의 소유 재산을 모두 관의 장부에 등록하여 몰수함)
묘희왈妙喜曰 묘희가 가로되
니비유득극묘你譬喩得極妙 너의 비유가 지극히 묘함을 얻었다.
아진개요니납물사我眞箇要你納物事 내가 진짜(眞箇)로 너에게 물사를 납입함을 요하나니
니무종소출你無從所出 네가 따라서 내어놓을 게 없다면
편수토사로거야便須討死路去也 바로 모름지기 죽을 길을 찾아가야 하리라.
혹투하或投河 혹부화或赴火 반득명拌得命 방시사득方始死得
혹은 내에 뛰어들거나 불에 다다라 생명을 버려서(拚得) 바야흐로 비로소 죽어야 한다.
사료死了 각완완지却緩緩地 재활기래再活起來 환니작보살喚你作菩薩 편환희便歡喜
죽고 난 다음 도리어 천천히 다시 살아서 일어나자 너를 보살이라고 불러지으매 곧 환희하고
환니작적한喚你作賊漢 편악발便惡發 의전지시구시인依前只是舊時人
너를 도둑놈이라고 불러 지으매 곧 악발惡發한다면 의전히 다만 이 예전의 사람이다.
소이고인도所以古人道 소이로 古人이 말하되
현애살수懸崖撒手 낭떠러지에서 손을 놓아
자긍승당自肯承當 스스로 수긍해 감당하고
절후재소絶後再蘇 기절한 후에 다시 깨어나야
기군부득欺君不得 그대를 속임을 얻지 못한다.
도저리到這裏 시계득죽비자화始契得竹篦子話
이 속에 이르러야 비로소 죽비자화에 계합한다.
►고인古人 소주蘇州 영광원永光院 진선사眞禪師. 운거도응雲居道膺의 법사.
우보설운又普說云 또 보설에 이르되
환작죽비즉촉喚作竹篦則觸 죽비라고 불러 지으면 곧 촉觸이며
불환작죽비즉배不喚作竹篦則背 죽비라고 불러 짓지 않으면 곧 배背니
부득하어不得下語 부득무어不得無語 하어下語를 얻지 말며 말이 없음을 얻지 말며
부득사량不得思量 부득의의不得擬議 사량함을 얻지 말며 의의擬議함을 얻지 말아라.
정당이마시正當伊麽時 바로 이런 때를 당하여선
석가로자釋迦老子 달마대사達磨大師 석가노자와 댈마대사가
수유비공雖有鼻孔 비록 콧구멍이 있어도
직시무출기처直是無出氣處 바로 이 출기出氣할 곳이 없다.
차도且道 그래 말하라,
차일즉공안遮一則公案 유심장처有甚長處 이 1칙의 공안이 어떤 장처長處가 있느냐?
환위실마還委悉麽 도리어 위실委悉하느냐?
우귀즉천遇貴則賤 귀貴를 만나면 곧 천賤해지고
우천즉귀遇賤則貴 천을 만나면 곧 귀해지거니와
약향귀천처착도若向貴賤處著到 만약 귀천처貴賤處를 향해 착도著到한다면
갱수매초혜행각시득更須買草鞋行脚始得 다시 꼭 짚신을 사서 행각해야 비로소 옳다.
소이도所以道 소이로 말하되
불가이유심구不可以有心求 가히 有心으로써 구하지 못하고
불가이무심득不可以無心得 가히 無心으로써 얻지 못하고
불가이어언주不可以語言做 가히 語言으로써 짓지 못하고
불가이적묵통不可以寂默通 가히 적묵寂默으로써 통하지 못한다.
수연여시雖然如是 비록 그러하여 이와 같지만
여천보개如天普蓋 하늘이 널리 덮음과 같고
사지보경似地普擎 땅이 널리 받듦과 같아서
전방전수全放全收 전방전수全放全收하고
전살전활全殺全活 전살전활全殺全活한다.
묘희이마도妙喜伊麽道 야불리자개소식也不離者箇消息 운운云云
묘희妙喜의 이러한 말은 또한 자개者箇의 소식을 여의지 않는다. 운운.
►착도著到
허망한 사물에 점착黏著하고 집착하여
능히 탈리脫離함과 초월하지 못함을 일컬어 착도著到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