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詩經

소아小雅 녹명지십鹿鳴之什 170. 어리魚麗

空空 2022. 12. 12. 06:56

소아小雅 녹명지십鹿鳴之什

170. 어리魚麗 물고기가 걸렸네

 

어려우류魚麗于罶 상사鱨鯊 물고기가 통발에 걸렸는데 날치와 모래무지라네

군자유주君子有酒 지차다旨且多 군자에게 술이 있어 맛있고도 풍성하구나.

 

어려우류魚麗于罶 방례魴鱧 물고기가 통발에 걸렸는데 방어와 가물치라네

군자유주君子有酒 다차지多且旨 군자는 술이 있어서 풍성한데 맛도 있구나.

 

어려우류魚麗于罶 언리鰋鯉 물고기가 통발에 걸렸는데 메기와 잉어라네

군자유주君子有酒 지차유旨且有 군자가 술이 있어서 맛있는데 또 차렸구나.

 

물기다의物其多矣 유기가의維其嘉矣 많은 음식들이 그 즐거움을 이어주네.

물기지의物其旨矣 유기해의維其偕矣 맛있는 음식들이 그 모두를 이어주네.

물기유의物其有矣 유기시의維其時矣 차려놓은 음식들이 때 맞게 이어주네.

 

 

통발에 고기가 걸리니 동자개와 모래무지로구나.

군자에게 술이 있고 맛있는 안주도 많도다.

 

통발에 고기가 걸렸는데 방어와 가물치로구나.

군자에게 술이 있고 맛있는 안주도 많도다.

 

통발에 고기가 걸렸는데 메기와 잉어로구나.

군자에게 술이 있고 맛있는 안주도 많네.

 

​먹을거리가 많은데 맛도 좋구나.

먹을거리가 맛이 좋으니 함께 하도다.

먹을거리가 많으니 좋구나.

 

 

●<모시전毛詩傳><모시전毛詩箋><모시정의毛詩正義>

<모전毛傳>은 한漢나라의 모형毛亨(?-?)이 자하子夏에게서 순황荀況을 거쳐 그에게 전해진 <시경詩經>을 대상으로 전傳을 붙여 <모시고훈전毛詩詁訓傳>을 지었는데 後漢에 와서 정현鄭玄이 전箋을 붙였으며 당唐나라 공영달孔穎達 등이 당시까지 전래한 여러 자료를 중심으로 자세한 소疏를 덧붙여 총정리 하여 <모시정의毛詩正義>를 완성하여 오늘날의 <시경>이 되었다.

 

 

【毛詩 序】

어려魚麗 미만물성다美萬物盛多 능비례야能備禮也

<어리魚麗>는 만물이 풍성하고 많아 禮를 잘 갖추었음을 찬미한 詩이다.

 

문무이천보이상치내文武以天保以上治內 문왕과 무왕이 "천보天保" 이상을 가지고 안쪽[국내]을 다스리고

채미이하치외採薇以下治外 "채미采薇" 이하로 바깥[오랑캐]을 다스려

시어우근始於憂勤 종어일락終於逸樂 고故 우려와 부지런함으로 시작하여 편안한 즐거움으로 마쳤기 때문에

 

미만물성다美萬物盛多 가이고어신명의可以告於神明矣

만물이 성하고 많아서 신명에게 고할 수 있었음을 찬미한 것이다.

 

【鄭玄 序】

내內 위제하야謂諸夏也 외外 위이적야謂夷狄也

안[內]은 여러 화하華夏 왕조를 말하고, 밖[外]은 東夷와 北狄을 말한다.

 

고어신명자告於神明者 어제사이가지於祭祀而歌之

신명神明에 고유한다는 것은 제사를 지내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어려우류魚麗于罶 상사鱨鯊 물고기가 통발에 걸렸는데 날치와 모래무지라네

【毛亨 傳】

려麗 력야曆也 (나라 이름 리)麗는 붙음이다.

류罶 곡량야曲梁也 과부지순야寡婦之筍也 (통발 류)罶는 통발[魚梁]인데 과부의 대나무 가마이다.

상鱨 양야楊也 (자가사리 상)鱨은 날치[楊]이다.

사鯊 타야鮀也 (문절망둑 사)는 모래무지[鮀]이다.

 

태평이후太平而後 미물중다微物眾多 크게 평안한 이후에 미세한 사물의 무리가 많아지는데

취지유시取之有時 용지유도用之有道 취하여서 때가 있게 하고 사용을 하여 道가 있게 하면

즉물막부다의則物莫不多矣 사물이 많아지지 않음이 없다.

 

고자古者 불풍불폭不風不暴 불행화不行火

옛날에는 바람이 불지 않고 햇빛이 사납지도 않아 불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초목부절草木不折 부조부근不操斧斤 불입산림不入山林

풀과 나무를 꺾지 않고 도끼로 조절하지 않았으며 산의 수풀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시제수연후살豺祭獸然後殺 승냥이는 짐승을 제사지낸 연후에 사냥하고

달제어연후어獺祭魚然後漁 수달은 물고기를 제사지낸 연후에 물고기 잡으며

응준격연후위라설鷹隼擊然後罻羅設 매와 송골매를 쳐낸 연후에 그물을 벌려 설치하는데

 

시이천자불합위是以天子不合圍 이로써 천자는 에워싸지 않고

제후불엄군諸侯不掩群 제후는 덮쳐서 잡지 않으며

대부불미불란大夫不麛不卵 대부는 짐승새끼나 알을 취하지 않고

사불은새士不隱塞 관리는 숨거나 수색하지 않으며

서인불수고庶人不數罟 서인들은 촘촘한 그물을 치지 않는데

고필사촌罟必四寸 연후입택량然後入澤梁 그물은 반드시 4치[寸]로 한 연후에 魚梁을 친 못에 들어간다.

 

고산부동故山不童 택불갈澤不竭 그러므로 산은 짐승이 어리지 않고 못은 물고기가 다하지 않으니

조수어별개득기소연鳥獸魚鱉皆得其所然 새와 짐승 물고기와 자라가 모두 그렇게 한 바를 얻게 됨이다.

 

【音義】 류음류罶音柳 (통발 류)罶의 음은 류柳이다.

 

상음상鱨音常 (자가사리 상)鱨의 음은 상常이고

초목소운草木疏云 <초목소>에 이르기를

금강동호황상어今江東呼黃鱨魚 "지금 강동에서 황색 날치[黃鱨]라고 부르는데

 

미미황尾微黃 대자장척칠팔촌허大者長尺七八寸許

물고기 꼬리가 미세한 황색이고 큰 것은 길이가 한자 칠팔촌 가량 이다."라고 했다.

 

사음사鯊音沙 역작사亦作魦 금취사소어야今吹沙小魚也

(문절망둑 사)鯊의 음은 사沙이고 또 사魦라고 쓰며 모래를 불어 내는 작은 물고기이고

 

체원이유흑점문體圓而有黑點文 몸체가 둥글면서 검은 점의 무늬가 있다.

 

►군자유주君子有酒 지차다旨且多 군자에게 술이 있어 맛있고도 풍성하구나.

【鄭玄 箋】

전운箋云 주미이차어우다야酒美而此魚又多也

전箋에 이르기를 술을 찬미하면서 이 물고기 또한 많다고 함이다.

 

►어려우류魚麗于罶 방례魴鱧 물고기가 통발에 걸렸는데 방어와 가물치라네

【毛亨 傳】 례鱧 동야鮦也 (가물치 례)鱧는 가물치(가물치 동鮦)이다.

 

►군자유주君子有酒 다차지多且旨 군자는 술이 있어서 풍성한데 맛도 있구나.

【鄭玄 箋】

전운箋云 주다이차어우미야酒多而此魚又美也

전箋에 이르기를 술이 많으면서 이 물고기 또한 아름답다.

 

►어려우류魚麗于罶 언리鰋鯉 물고기가 통발에 걸렸는데 메기와 잉어라네

【毛亨 傳】 언鰋 염야鯰也 (메기 언)鰋은 메기(메기 염鯰)이다.

【音義】

언음언 鰋音偃 곽운郭云 금언액백어今偃額白魚

(메기 언)鰋의 음은 언偃이며 곽郭씨가 이르기를 "지금의 메기인 이마[額]가 흰 물고기이다."

 

►군자유주君子有酒 지차유旨且有 군자가 술이 있어서 맛있는데 또 차렸구나.

【鄭玄 箋】

전운箋云 주미이차어우유酒美而此魚又有

전箋에 이르기를 술을 찬미하면서 이 물고기 또한 있다고 함이다.

 

►물기다의物其多矣 유기가의維其嘉矣 많은 음식들이 그 즐거움을 이어주네.

【鄭玄 箋】

전운箋云 어기다魚既多 우선又善

전箋에 이르기를 물고기가 이미 많고 또 좋기도 함이다

 

►물기지의物其旨矣 유기해의維其偕矣 맛있는 음식들이 그 모두를 이어주네.

【鄭玄 箋】

전운箋云 어기미魚既美 우제등又齊等

전箋에 이르기를 물고기가 이미 아름다운데 또한 모두가 동등同等하다

 

►물기유의物其有矣 유기시의維其時矣 차려놓은 음식들이 때 맞게 이어주네.

【鄭玄 箋】

전운箋云 어기유魚既有 우득기시又得其時

전箋에 이르기를 물고기가 이미 있는데 또 때 맞음을 얻었다.

 

 

●시경집전詩經集傳

어려우류魚麗于罶 상사鱨鯊 통발에 고기가 걸리니 동자개와 모래무지로다.

군자유주君子有酒 지차다旨且多 군자가 술이 있으니 맛있고도 풍성하도다.

 

흥야興也 흥이다.

이麗 역야歷也 (나라 이름 이)麗는 지나가다.

 

류罶 이곡박위구以曲薄爲笱 이승양지공자야而承梁之空者也

류는 굽은 발(잠박과 같은 채반)로 통발을 만들어 어량의 빈 곳에 잇대놓는 것이다.

 

상鱨 양야揚也 금황협어시야今黃頰魚是也 상은 양이니 지금의 볼이 누런 고기가 이것이다.

사연두어신似燕頭魚身 제비 머리에 물고기 몸뚱이와 같고

형후이장대形厚而長大 형체는 두텁고 길고 크며

협골정頰骨正 황어지대이黃魚之大而 볼의 뼈가 반듯하고 누런 고기 가운데 큰 것이고

유력有力 해비자解飛者 힘이 있으니 느슨히 뛰어오른다.

 

사鯊 타야鮀也 사는 모래무지(모래무지 타鮀)니

어협이소魚狹而小 상장구취사常張口吹沙 고기가 협소하여 항상 입을 벌리고 모래를 불고 있다.

고故 우명취사又名吹沙 그러므로 또 취사라고 부른다.

 

군자君子 지주인指主人 군자는 주인을 가리킴이다.

지차다旨且多 지이우다야旨而又多也 지차다는 맛이 좋으면서 또한 많은 것이다.

 

차此 연향통용지악가燕饗通用之樂歌 이것은 연향에 두루 쓰이는 악가이니

즉연향소천지수卽燕饗所薦之羞 곧 연향에 올리는 음식이

이극도기미차다而極道其美且多 그 맛도 좋고 많음을 지극히 말하여

 

견주인례의지근이우빈야見主人禮意之勤以優賓也

주인이 예로 대접하는 뜻을 부지런히 하여서 손님들을 넉넉히 해줌을 보임이다.

 

혹왈부야或曰賦也 하이장방차下二章放此 혹자는 부시賦詩라 하니 아래 두 장도 이와 같다.

 

 

►날치와 동자개

날치는 동갈치목 날치과에 속하며 따뜻한 바다에 사는 물고기이다.

가슴지느러미가 크며 위협을 느끼면 물 밖으로 튀어나와 달아나는 모습이 비행하는 듯 보인다 하여 날치라 한다.

전남에선 날치어, 강원도에선 날치고기로 불린다.

전라도에서는 잉어과의 민물고기인 끄리를 날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반면 동자개는 자개, 당자개, 명태자개, 황어, 빠가사리, 황상어, 자가사리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메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메기에 비해 몸이 작고 몸 색깔과 지느러미 모양, 입수염 개수 등이 다르다.

물 흐름이 느린 큰 강의 중·하류나 호수의 모래, 진흙바닥 근처에서 살며 낮에는 돌 틈 사이에 숨어 있다가 주로 밤에 먹이를 찾아 활동하는 야행성이다.

맛이 좋아서 식용으로 인기가 있으며 매운탕, 찜, 어죽 등으로 조리하여 먹을 수 있다.

 

동자개(빠가사리)
모래무지

​■

어려우류魚麗于罶 방례魴鱧 고기가 통발에 걸리니 방어와 가물치로다.

군자유주君子有酒 다차지多且旨 군자가 술이 있으니 많고도 맛있도다.

 

흥야興也 흥이다.

례鱧 동야鮦也 우왈환야又曰鯇也 례는 가물치이니 또 잉어라고도 한다.

 

어려우류魚麗于罶 언리鰋鯉 고기가 통발에 걸리니 메기와 잉어로다.

군자유주君子有酒 지차유旨且有 군자가 술이 있으니 맛있고도 많도다.

 

흥야興也 흥이다.

언鰋 점야鮎也 언은 메기.

유有 유다야猶多也 유는 많음과 같다.

 

물기다의物其多矣 유기가의維其嘉矣 물건이 그 많으니 오직 그 아름답도다.

 

부야賦也 부이다.

 

물기지의物其旨矣 유기해의維其偕矣 물건이 그 맛있으니 오직 그 함께 하도다.

 

부야賦也 부이다.

 

물기유의物其有矣 유기시의維其時矣 물건이 그 많으니 오직 그 때에 맞도다. 有羽己反

 

부야賦也 부이다.

 

소씨왈蘇氏曰 소씨는 말했다.

 

다즉환기불가多則患其不嘉 많으면 그 맛좋지 아니할까를 근심하고

지즉환기부제旨則患其不齊 맛있으면 그 가지런하지 못할까를 근심하며

유즉환기불시有則患其不時 넉넉하면 그 때가 아닌 것을(신선하지 않고 묵은 것이 아닐까 하고) 근심하는데

 

금다이능가今多而能嘉 이제 많으면서 능히 맛좋으며

지이능제旨而能齊 맛있으면서 능히 가지런하고

유이능시有而能時 넉넉하면서도 능히 신선하니

언곡전야言曲全也 곡전함(곡진하면서 온전함)을 말함이다.

 

►곡전曲全

曲은 ‘굽을 곡’의 뜻으로 굽어서 재목으로 쓸 수 없는 나무는 사람이 베어가지 않아 온전할 수 있으므로 스스로를 굽힘으로써 자신의 몸을 온전히 할 수 있다는 老子의 가르침에서 나온 말이다.

 

로담왈老聃曰 노담(노자)이 말했다.

 

지기웅知其雄 수기자守其雌 위천하계爲天下谿 그 수컷을 알면서 그 암컷을 지키면 천하의 시내가 되고

지기백知其白 수기욕守其辱 위천하곡爲天下谷 그 희다는 것을 알면서 그 욕됨을 지키면 천하의 골짜기가 된다.

 

인개취선人皆取先 기독취후己獨取後 왈수천하지구曰受天下之垢

사람들이 모두 먼저 취한 후 나만 홀로 나중에 취하면 천하의 더러움을 받는다하고

 

인개취실人皆取實 기독취허己獨取虛 무장야고無藏也故 유여有餘 규연이유여巋然而有餘

사람들이 다 실물을 취함에 나만 홀로 빈 것을 취하면 감출 것이 없으므로 여유롭고, 홀로 우뚝하여 여유롭다.

 

기행신야其行身也 서이불비徐而不費 무위야이소교無爲也而笑巧

그 몸소 행함에 천천히 하면서 소비하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공교로움에 웃게 되는 것이다.

 

인개구복人皆求福 기독곡전己獨曲全

사람들이 다 복을 구함에 나만 홀로 굽혀서 온전히 하면

 

왈구면어구曰苟免於咎 이심위근以深爲根 이약위기以約爲紀

진실로 허물을 면하여 깊음에 뿌리가 되고 간략히 함에 벼리가 된다고 하니

 

왈견즉훼의曰堅則毁矣 예즉졸의銳則拙矣 단단하면 부서지고, 날카로우면 무디어진다.

 

상관용어물常寬容於物 불삭어인不削於人 가위지극可謂至極

항상 물건에 대하여 관용하고 사람에 대하여 모질게 하지 않으면 가히 지극하다고 이를 만하다.

/<莊子> 雜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