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寒山詩

寒山詩 20

空空 2024. 7. 9. 09:24

寒山詩 20

욕득안신처欲得安身處 이 몸 편히 쉴 곳 찾으려면

한산가장보寒山可長保 한산을 오래 지니면 가능하리라

미풍취유송微風吹幽松 그윽한 소나무에 실바람 불어

근청성유호近聽聲愈好 가까이 들으면 소리는 더욱 좋다

 

하유반백인下有斑白人 그 아래에 어떤 반백 노인 있어

남남독황로喃喃讀黃老 중얼거리며 황로黃老를 읽고 있다

십년귀부득十年歸不得 십년을 살아도 돌아가지 못해

망각래시도忘却來時道 들어올 때의 길을 이미 잊고 말았다

 

 

몸 편히 쉴 곳 원하거든

한산寒山을 길이 보전하라.

그윽한 소나무에 실바람 일어

그 소리 가까이 들으니 더욱 좋네.

 

그 아래 반백斑白의 노인

중얼중얼 황로黃老를 읽고 있네.

십년이 되어도 돌아갈 줄 몰라

들어올 때의 길을 잊어 버렸네.

 

►보保 유지하다. 보존하다. 차지하다. 점유하다. 믿다. 의지하다.

►반백斑白 흑백黑白이 서로 반씩 섞인 머리털.

►남남喃喃 재잘거리는 소리. 웅얼거리는 소리. 중얼거리는 소리.

►황로黃老 황제黃帝와 노자老子.

<황로학黃老學>

황제黃帝와 노자老子를 교조로 하는 중국의 다신적多神的 종교.

무위자연설無爲自然說에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과 신선神仙 사상을 더한 것으로

후한後漢 때 사람 장도릉이 종교의 형태를 처음 갖추었다.

 

 

몸을 편안하게 쉴 곳을 바란다면 한산寒山을 오래오래 온전하게 보호하여 유지하라.

그윽하게 자란 소나무에 미풍이 불어 살랑살랑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를 가까이서 들으니 더욱 좋구나.

 

그 소나무 아래에서 희끗희끗 머리가 센 노인이

황제·노자의 책을 중얼거리며 읽고 있다.

 

그런데 그 노인은 한산에 들어와 지낸지 십년이 되었어도 집에 돌아갈 줄을 모르니

이곳에 들어올 때의 길을 이젠 까맣게 잊어 버렸다.

 

이 시에서 한산寒山은 무엇을 나타낼까?

그것은 한산 자신이 살아가는 그만의 삶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이 시에 나오는 한산의 삶은 어떤 것인가?

‘그윽한 소나무에 실바람 일어

그 소리 가까이 들으니 더욱 좋네’라는 시구와

 

‘십년이 되어도 돌아갈 줄 몰라

들어올 때의 길을 잊어 버렸네’의 시구로 미루어보면

들고 나는 길이 쉽지 않은 깊은 산 속에서 사는 삶이다.

 

그곳에서 한산은 ‘황로黃老를 읽’는다고 했다.

황로黃老는 황제黃帝와 노자老子를 가리키므로 도교道敎에 관한 책을 읽는다는 뜻이다.

도가사상道家思想에 심취했던 그의 삶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도가사상은 후한後漢 때 장도릉이 수립한 종교사상으로

노자의 무위자연설無爲自然說에 황제의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과

신선神仙 사상을 더해 놓은 것이다.

 

한산은 산중에서 십년 동안 속세와 단절된

그러나 그로서는 심신心身이 편안해 거기서 나오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독특한 삶을 살면서

 

‘몸 편히 쉴 곳 원하거든

한산寒山을 길이 보전하라’고 노래하고 있다.

 

제3-8행은, 이 시의 주제격인 제1-2행의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innerlight34님의 블로그

 

 

欲得安身處 이 몸 便히 간직할 곳 얻으려 하거든

寒山可長保 이 寒山 길이 가져 버리지 말라.

微風吹幽松 그윽한 소나무에 실바람 일어

近聽聲愈好 가까이 들으면 그 소리 더욱 좋네.

 

下有班白人 그 밑에 어떤 半白 老人이 있어

喃喃讀黃老 黃老를 중얼거려 읽고 있나니

十年歸不得 깃든 지 十年 돌아갈 줄을 몰라

忘却來時道 들어올 때의 길을 이미 잊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