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寒山詩

寒山詩 48

空空 2024. 7. 11. 11:53

寒山詩 48

일향한산좌一向寒山坐 한산에 들어 자리 잡아

엄류삼십년淹留三十年 삼십년을 살고 있었구나

작래방친우昨來訪親友 어제는 친구를 찾았더니

태반입황천太半入黃泉 태반이 황천에 들었구나

 

점멸여잔촉漸滅如殘燭 꺼져지는 촛불처럼 늙어가고

장류사서천長流似逝川 끝없이 가는 냇물처럼 길이 흘러간다

금조대고영今朝對孤影 오늘 아침 내 그림자 지켜보는데

불각누쌍현不覺淚雙懸 나도 모르게 두 눈엔 눈물이 흐른다

 

 

한산寒山을 향해 한 번 앉아

내 머문 지 어느덧 삼십년

어제 친척과 벗을 찾아 왔으나

태반은 황천객이 되었네.

 

꺼져가는 촛불처럼 점점 줄어만 가고

흘러가는 냇물처럼 길게 흐르네.

오늘 아침 내 쓸쓸한 그림자 대하니

두 줄기 눈물이 나도 몰래 흘러내리네.

 

►엄淹 머무르다.

►태반太半 반수 이상.

►황천黃泉 저승.

►점감漸減 점점 줄다.

 

►잔촉殘燭 거의 꺼져가는 촛불.

►장류長流 길게 흐름.

►서천逝川 흘러가는 냇물. 한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아니함의 비유.

►고영孤影 외롭고 쓸쓸해 보이는 그림자. 또 그런 모습.

 

 

여기서 ‘한산’은 한산이 정한 이상 세계로 볼 수 있다.

앞서 그의 여러 시에서도 그랬듯이 ‘한산’은

그가 수도하여 도달하고자 하는 내면의 경지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한산寒山을 향해 한 번 앉아

내 머문 지 어느덧 삼십 년”은

그가 수행의 목표로 삼은 내면의 경지를 향해

수도하면서 지낸지 어느덧 삼십년이 지났다는 말이다.

 

그가 삼십년 만인 어제 그의 친척들과 친구들을 만나러

고향에 와서 보니 그들 가운데 반수 이상이 이미 죽고 없었다.

그만큼 이제 한산도 늙어 생生이 얼마 남지 않아

마치 꺼져가는 촛불과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꺼져가는 촛불처럼 점점 줄어만 가고

흘러가는 냇물처럼 길게 흐르네.”라고 노래한다.

 

이는 이제 살아 있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며 인생은 흐르는 냇물처럼

길게 흘러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논어論語 자한편子罕篇>에 공자가 냇가에서 말했다.

“가는 것들은 흐르는 물과 같다.

밤이고 낮이고 쉬지를 않는구나!”

 

사라지는 것들은 흐르는 물처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쉼 없이 사라진다는 말이다.

그러니 슬프고 외로운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무리 수행의 경지가 깊어도 인간적인 감정은 그대로 갖고 있는 법이라 한산은

“오늘 아침 내 쓸쓸한 그림자 대하니

두 줄기 눈물이 나도 몰래 흘러내리네.”

하고 북받치는 슬픔을 억제하지 못한다.

이렇듯 이 시는 인생의 덧없음을 노래했다.

/innerlight34님의 블로그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한산은 120살 까지 산 것으로 추정한다.

30 전후에 입산하여 다시 30년이 흘렀으니 60이 되었다.

한산의 시에는 처자식이 있는 동네를 가 본 것을 적고 있다.

사람의 마음이 갈팡질팡한데 어찌 가보지 않았겠나.

그리고 그러한 감회를 적은 시가 적지 않았겠지만 많이 유실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후로는 도교를 버리고 불교 쪽으로 깊이 들어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