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58
寒山詩 58
극목혜장망極目兮長望 눈 들어 먼 곳까지 바라보니
백운사망망白雲四茫茫 흰 구름은 사방에 아득하여라
치아포외뇌鴟鴉飽腲腇 올빼미와 까마귀는 배불러 살찌고
난봉기방황鸞鳳飢彷徨 난새와 봉황새는 굶주려 방황하는구나.
준마방석적駿馬放石磧 준마는 자갈밭에 버려지고
건려능지당蹇驢能至堂 발 저는 나귀는 높은 자리에 올랐구나.
천고불가문天高不可問 하늘은 높아 물어볼 수 없는데
초료재창랑鷦鷯在滄浪 뱁새는 푸른 물결 위를 날아다닌다(굴뚝새 료鷯)
끝없이 멀리 바라보니
흰 구름 사방에 아득하다.
올빼미와 까마귀는 배불러 늘어지는데
난새와 봉새는 굶주려 헤매고 있다.
준마는 자갈밭에 버려져 있는데
절름발이 나귀는 관아에 이를 수 있네.
하늘 높아 물을 수가 없는데
뱁새는 푸른 물결 위에 있네.
►극목極目 눈으로 볼 수 있는 한계까지 한없이 봄.
►망망茫茫 넓고 멀어 아득한 모양. 광대한 모양.
►치아鴟鴉 올빼미와 갈까마귀. 올빼미 치鴟. 갈까마귀 아鴉
►외腲 살찌다. 느릿느릿하다.
►뇌腇 목에 물건을 얹어서 지다. 연약한 모양.
►난봉鸞鳳 상상의 신령스러운 새인 난새와 봉황鳳凰. 덕이 높은 군자의 비유.
난조鸞鳥 중국 전설에 나오는 봉황과 비슷하다는 상상의 새.
깃은 붉은빛에 오채五彩가 섞이어 있고 그 소리는 오음五音에 해당한다고 함.
►적磧 서덜(물속에 모래가 쌓여서 된 섬). 모래벌. 사막. 돌무더기.
►건려蹇驢 발을 저는 당나귀
‘건蹇’ 절뚝발이. 절름발이. 다리를 저는 당나귀.
노둔老鈍(늙어서 재빠르지 못하고 둔함)한 말. 굼뜨다.
‘려驢’ 당나귀. 나귀.
►당堂 관아官衙(벼슬아치들이 모여 나랏일을 처리하던 곳).
►초료鷦鷯 뱁새.
뱁새는 넓은 숲속에 집을 짓고 살지만 한 개의 나뭇가지를 필요로 할 뿐이다.
/<장자 소요유>편
►창랑滄浪 창파滄波. 큰 바다의 푸른 물결. ‘창滄’ 큰 바다. ‘랑浪’ 물결. 파도.
창랑가滄浪歌 굴원屈原의 어부사漁夫辭를 일컫는 말.
올빼미와 까마귀는 탐욕스러운 관리들을 나타낸다.
봉황은 대나무 씨만 먹는데 대가 꽃을 피지만 약 십 년에 한 번씩 핀다.
그리고 봉황새는 덕망 있는 통치자가 재위하고 있을 때에만 출현한다.
준마는 능력 있는 관리들을 지칭한다.
한산이 사용한 ‘석적石磧’은 (몽고인들이 사용하던 대로) 오늘날 중국인들이
이른바 고비(gobi)라고 부르는 곳을 가리키는데
‘석적石磧’은 중국의 동북부 국경을 따라 위치한 사막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많은 관리들이 부패한 동료들을 비판하다 그곳으로 귀양을 갔다.
781-786의 반란을 염두에 두고 이 시를 쓴 듯한데 이 시기에 한수漢水를 따라
위치한 지역이 자치구역이 되고 지방통치자들이 최고의 통치자로 임명되었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절름발이 당나귀는 Lu Chi를 지칭한 것으로 보이는데 평판이 나쁜
그의 경제 정책과 무원칙無原則한 방법은 780년대에 광범위한 반감을 야기했으며
그의 이름은 중국어로 lu(당나귀)와 소리가 같다.
모습에 있어서도 거의 동일하다.
하늘은 황제를 가리킨다.
뱁새는 자신에게 숲 전 전체가 주어져 있어도 단지 나뭇가지 하나에만 둥지를 튼다(<장자>).
그러나 여기서는 뱁새가 나뭇가지 하나 조차도 찾을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창랑滄浪(물결)은 굴원(BC340-278)의
‘어부사漁父詞’의 마지막 두 구절을 회상시킨다.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고(공직에 나아가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사직을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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