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寒山詩
寒山詩 68
空空
2024. 7. 13. 08:19
寒山詩 68
유인좌산형有人坐山陘 여기 한 사람 산길에 앉았나니
운권혜하영雲卷兮霞纓 구름이 사라지자 안개 감도네
병방혜욕기秉芳兮欲寄 이 고운 꽃을 꺾어 보내고자 하건만
노만혜난정路漫兮難正 길이 멀고 가기 어렵네.
심추창호의心惆悵狐疑 시름에 잠긴 마음 망설이다 보니
연로이무성年老已無成 어느새 나이 늙고 이룬 것 없네.
중악이사건衆喔咿斯蹇 모두들 이 삶의 어리석음 비웃지만
독립혜충정獨立兮忠貞 그러나 나는 홀로 꼿꼿이 서 있노라.
어떤 사람 산비탈에 앉아 있나니
구름 걷히자 노을이 그를 에워싸네.
꺾어든 향기로운 꽃 전해주고 싶건만
길이 멀어 가기가 어렵네.
실망하고 한탄하고 의심하다가
어느새 늙고 이룬 것 없네.
이 어리석은 삶 다들 비웃겠지만
충실하고 올곧게 홀로 서 있노라.
►형陘 지레목(산줄기가 끊어진 곳). 비탈.
►하霞 노을.
►영纓 감다. 휘감다. 두르다. 매이다. 매다.
►병秉 잡다. 쥐다. 장악하다.
►추惆 실심失心하다. 한탄하다. 실망하다. 슬퍼하다
►창悵 원망하다. 한탄하다. 희망을 잃다. 슬퍼하다. 마음 아파하다.
►호狐 의심하다.
►악이喔咿 비웃는 모양.
‘喔’ 선웃음치다(선웃음: 우습지도 않은데 꾸며서 웃는 웃음.)
‘이咿’ 선웃음치다.
►건蹇 절름발이. 고생하다. 굼뜨다. 노둔하다.
젊은이는 늙기 쉽고 깨달음은 이루기 어렵다.
어느새 늙어 아무것도 이룬 것 없지만 나의 삶을 비웃지 말라.
누가 무어라 해도 꼿꼿이 이 길을 걸어 나갈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