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69
寒山詩 69
저끽사인육豬喫死人肉 돼지는 죽은 사람의 살을 먹고
인끽사저장人喫死豬腸 사람은 죽은 돼지 창자를 먹는다.
저불혐인추豬不嫌人殠 돼지는 송장 냄새 꺼리지 않고
인반도저향人返道豬香 사람은 돼지 냄새 구수하다 하네.
저사포수내豬死抛水內 돼지가 죽으면 물에 던져 버리고
인사굴토장人死掘土藏 사람이 죽으면 흙 속에 묻는다.
피차막상담彼此莫相噉 사람과 돼지 서로 먹지 않으면
연화생비탕蓮花生沸湯 끓는 물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리.
돼지는 죽은 사람 살을 먹고
사람은 죽은 돼지 창자를 먹는다.
돼지는 사람 냄새 싫어하지 않고
사람은 도리어 돼지 냄새 향기롭다 하네.
돼지가 죽으면 물속에 던지고
사람이 죽으면 흙속에 파묻어라.
서로 먹지 않으면
끓는 물에서 연꽃이 피리라.
►저豬 돼지.
►담噉 먹다. 담啖과 동자同字.
►비탕沸湯 끓는 물. ‘비沸’ 끓다. ‘탕湯’ 끓다.
오욕으로 인한 사람들끼리의 다툼으로 인해 불법의 세계로 들어감은 요원한 것이다.
사람과 돼지가 탐욕을 다툼에 있어서 다를 것이 무어 있으랴.
탐욕과 인과와 육도윤회를 말하는 것이겠지만
욕심을 말하면서 사람 아닌 돼지를 끌어들일 필요는 없다.
돼지는 이야기 속에서와 달리 자기 배가 부르면 더 먹지 않는다.
동물 중에 오직 사람만이 탐식을 하고 남식을 하고 폭식을 한다.
그것을 人性 안에 감춰진 수성獸性이라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
짐승은 사람이 하는 것을 따라 할 수 없지만
사람은 때때로 짐승도 하지 않는 일을 저지르고
우리는 그럴 때 짐승의 이름을 빌어 인간으로서의 절망을 뱉어내는 것이다.
지나침과 모자람을 사이에 두고도 사람들은 그 경계의 끝까지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모자람의 극에 서서 지나침을 느긋하게 바라볼 수 있는 그런 곳은 이미 모자람이 아니라는 걸
그런 것을 꿈꾸고 바라는 것이 지나침의 시작이라는 걸 그들은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다.
지족知足은 모자람에서 멈춰 서는 것이다.
한 숟가락을 미리 덜어내고, 밥을 먹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마음 같은 것이다.
/호숫가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