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72
寒山詩 72
부녀용경직婦女慵經織 계집은 베틀에 오르기 싫어하고
남부란누전男夫嬾耨田 사내는 밭 갈기 게을리 하면서
경부탐협탄輕浮耽挾彈 새총 알 재기는 신나 까불고
접사념말현跕躧拈抹絃 활줄 겨루기에 신을 끄네.
동골의응급凍骨衣應急 헐벗은 몸에는 옷이 우선 급하고
충장식재선充腸食在先 주린 창자에는 밥이 먼저 앞서네.
금수념어여今誰念於汝 오늘에 누가 그대 생각 했으리
고통곡창천苦痛哭蒼天 고통에 못 이겨 하늘에 哭할 줄을.
여자들은 베 짜기 꺼려하고
남자들은 밭매기 게을리 하네.
탄알 재는 데에 신나 빠져 있고
춤추며 현악기만 타고 있네.
얼어붙은 뼈엔 옷이 급하고
창자를 채우는 데엔 밥이 먼저다.
지금 누가 너를 생각 하리
괴로움에 푸른 하늘 보며 통곡할 줄을.
►용慵 게으르다. 나태하다. 게으름을 피우다. 마음이 내키지 아니하다.
►경직經織 베를 짬. ‘經’ 다스리다. ‘織’ 베틀.
►누전耨田 김을 매고 밭을 갊. '누耨' 김매다.
►경부輕浮 경조부박輕佻浮薄의 준말.
輕佻浮薄 마음이 침착하지 못하고 행동이 신중하지 못함. ‘佻’ 경박輕薄함.
►탐耽 즐기다. 좋아하다. 빠지다.
►협탄挾彈 탄궁彈弓에 탄알을 끼우다. ‘협挾’ 끼다. 끼우다. 끼어 넣다. 재다.
►접사跕躧 춤 신을 신고 스텝을 밟다. 신을 끌고 바삐 걸음.
‘접跕’ 밟다. 천천히 가다. ‘사躧’ 신. 춤 신. 짚신. 신을 끌다. 밟다.
►염말拈抹 (비파 등) 현악기를 타다.
‘염拈’ 집다. 집어 들다.
‘말抹’ 쓰다듬다. 문지르다. 비비다.
►충장充腸 음식으로 배를 불림.
사람들은 일을 보통 싫어하고, 놀기를 좋아한다.
당장에 눈앞의 일에 급급하니 누가 죽음을 생각하랴.
고통에 못 이겨 통곡하는 그날 참다운 진실을 알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