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93
寒山詩 93
유인파춘수有人把椿樹 어떤 사람들은 냄새 나는 참죽나무를
환작백전단喚作白栴檀 향기 좋은 단향목檀香木이라 부르네(단향목 전栴)
학도다사수學道多沙數 도道를 배우는 사람들 모래알처럼 많지만
기개득니환幾個得泥洹 몇 사람이나 열반涅槃에 들었을까.
기금각담초棄金卻擔草 황금黃金을 버리고 풀 더미 짊어지고서
만타역자만謾佗亦自謾 남들을 속이고 자신도 속이네.
사취사일처似聚砂一處 한 곳에 모래를 쌓아 둔 것 같아
성단야대난成團也大難 덩어리를 이루기에는 너무나 어렵네.
어떤 이는 냄새 나는 참죽나무를
향기 좋은 백전단이라고 지어 말하네
길 찾아 나선 이 모래알처럼 많지만
그 중에 몇이나 해탈의 길 들었나
황금을 버려둔 채 풀 짐을 메고
남들을 속이며 자기에게도 둘리네
모래를 한 곳에 모아둔 것 같아서
큰 덩어리 이루기가 정말 어렵네
사람들 참죽나무 가지고
흰 전단나무라 외치네.
도 배우는 이 모래알처럼 많건만
열반에 이르는 자 몇이나 될꼬?
금을 버리고 풀 짐 지고서
남을 속이고 자신도 속는구나.
모래를 한곳에 쌓는 격이라
한 더미 둥글게 이루기 참으로 어려워라.
►환喚 외치다. 부르짖다. 부르다.
►춘수椿樹 참죽나무. 중국이 원산이고 독특한 냄새가 나는데 약재로 쓴다.
‘파把’ 잡다. 쥐다. 가지다.
‘춘椿’ 참죽나무.
►전단栴檀 단향목檀香木 자단紫檀ㆍ백단白檀 · 적단赤檀 등 향나무의 총칭.
단향과檀香科에 속하는 상록의 교목(학명 sirium myrtifolium)이다.
인도, 중국, 태국 등지에서 나며 분향재료로 많이 사용한다.
►니환泥洹 nirvana. 滅度. 寂滅. 解脫로 번역.
‘니환泥丸’은 도교적 색채가 짙은 용어이며 불교에서는 그보다 ‘니원泥洹’이라는 말을 쓴다.
한산의 시를 인용함에 있어서 드물게 ‘泥洹’이라고 쓴 자료도 있다.
‘물 이름 원/세차게 흐를 환洹’
►기금각담초棄金却擔草
<열반경>에 나오는 비유로
게으른 자들은 진짜 보물을 버리고 잡초를 지고 가는 어리석은 도둑들과 같다는 말.
“道를 닦는 사람은 쇠털처럼 많으나 도를 이루는 자는 쇠뿔처럼 드물다.”는 말이 있다.
도를 제대로 이루려면 먼저 올바른 스승을 찾아 올바른 방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올바른 스승이란 이미 도를 원만히 이루어 그 방법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알고 있는 자이기 때문에 그런 스승을 먼저 찾아야 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스승 없이 도를 이루기가 지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들 참죽나무 가지고
흰 전단나무라’고 하듯
‘금을 버리고 풀 짐 지고서
남을 속이고 자신도 속’듯
참된 것과 그른 것을 분간하지 못하고 도를 잘못 배우고 있으니
‘도 배우는 이 모래알처럼 많건만
열반에 이르는 자 몇이나 될’까?
‘모래를 한곳에 쌓는 격이라
한 더미 둥글게 이루기 참으로 어’렵다.
이렇게 한산은 탄식조로 노래한다.
일찍이 달마대사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서둘러서 스승을 찾지 않으면 헛되이 한평생을 보내게 될 것이다.
불성은 본래 가지고 있으나 스승을 의지하지 않으면 끝내 분명히 알지 못하니
스승을 의지하지 않고 깨닫는 이는 만에 하나가 드물다./<선문촬요>
/innerlight34님의 블로그
해보면 안다.
숱한 시행착오와 자가당착에서 오는 자기모순을.
스승이 있다하여도 자신의 것이 아님을.
스스로 택한 길이 맞는지 틀리는지
의심하고 실의와 무기력에 자기합리화는 점점 두터워진다.
자신을 속일 수 없다.
이정표 없는 향상일로는 참 멀고 아득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