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152
寒山詩 152
한산유라충寒山有裸蟲 한산寒山에 살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벌레가 있는데
신백이두흑身白而頭黑 몸뚱이는 하얗고 머리는 검네.
수파량권서手把兩卷書 손에 든 두 권의 책
일도장일덕一道將一德 한 권은 <도경道經>이요, 또 한 권은 <덕경德經>이네.
주불안부조住不安釜竈 집에 솥과 부뚜막을 마련하지 않았고
행불재의극行不齎衣裓 나갈 때도 옷을 걸치지 않네.(재齎↔계繼)
상지지혜검常持智慧劍 늘 지혜智慧의 칼을 지니고 있기에
의파번뇌적擬破煩惱賊 번뇌煩惱의 도둑을 베려고 하네.
한산에 벌거벗은 벌레 있는데
몸뚱이는 하얗고 머리는 까맣다네
손에는 책 두 권을 들고 다니는데
한 권은 도道요 또 한 권은 덕德이라네
집에는 부뚜막 같은 것 만들어두지 않았고
나갈 때도 옷 따위에 신경 쓰지 않는다네
언제나 지혜의 검 갖고 있기로
번뇌 도적 깨트리기 일도 아니라네
한산寒山에 사는 벌거벗은 벌레
몸은 희고 머리는 검네.
손에 든 두 권의 책
하나는 도경道經 하나는 덕경德經
집에 솥과 부뚜막 두지 않고
나다닐 때도 도포를 걸치지 않네.
항상 지혜 검劍 들고
번뇌 적賊 베길 꾀하네.
►나충躶蟲 벌거벗은 벌레. 한산 자신을 말함. 라躶=‘라裸’ 벌거벗다.
사람에게는 비늘, 깃, 털 등 몸을 덮은 것이 없기 때문에 사람은 일종의 벌거벗은 벌레라는 말.
<5行중의 5蟲의 하나>
인충鱗蟲 곤충, 물고기, 파충류
우충羽蟲 새
나충裸蟲 사람
모충毛蟲 포유류
개충介蟲 거북, 갑각류, 양서류
►신백이두흑身白而頭黑 사람을 가리킴.
사람을 ‘흑두충黑頭蟲(머리가 검은 벌레)’이라고도 칭함.
►수파양권서手把兩卷書 일도장일덕一道將一德
<老子>가 도경道經과 덕경德經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두 권의 책’이라 했음.
책 두 권을 갖고 있다고 한 것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있는데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 즉 도경道經과 덕경德經을 말하는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고
불도와 복덕을 따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함
►장將 ‘화和’ ‘여與’의 뜻. -과, -와.
►안安 안치하다. 설치하다.
►부조釜竈 솥과 부뚜막. ‘가마 부釜’ ‘부엌 조竈’
►행불재의극行不齎衣裓
‘의극衣裓’ 옷자락. 승복 또는 불자들이 어깨에 메고 다니는 포대를 이르기도 함.
‘옷자락 극. 바닥 벽돌 계裓’
‘가져올 재, 탄식할 자齎’ 갖추다. 지니다.
►상지지혜검常持智慧劍 의파번뇌적擬破煩惱賊
<유마경維摩經 보살행품菩薩行品>에서
‘이지혜검以智慧劍 파번뇌적破煩惱賊
지혜의 검으로 번뇌라는 도적을 깨트리네.’라고 한 것을 인용한 것임.
‘의擬’ 헤아리다. 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