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寒山詩

寒山詩 176

空空 2024. 7. 20. 08:52

寒山詩 176

거년춘조명去年春鳥鳴 지난해 봄에 새 울어 대는데

차시사제형此時思弟兄 그때 형제들 그리웠네.

금년추국란今年秋菊爛 올가을 국화 만발滿發하니

차시사발생此時思發生 이때 세상에 나오던 때를 생각하네.

 

녹수천장인綠水千場咽 푸른 물은 굽이쳐 흐르며 목메어 울고

황운사면평黃雲四面平 황혼에 물든 구름이 사방에 가득하네.

애재백년내哀哉百年內 슬프기만 하네, 인생살이 백 년도 못 사는데

장단억함경腸斷憶咸京 함양咸陽을 추억하며 애간장을 태우니····

 

 

去年春鳥鳴 昨年 봄 새 울 때

此時思弟兄 兄弟들 생각나더니

今年秋菊爛 菊花 滿發한 올 가을에는

此時思發生 世上에 나올 때를 생각하게 하네.

 

綠水千場咽 푸른 물은 굽이쳐 흐르며 울음 吐하고

黃雲四面平 黃昏에 물든 구름 四方에 가득하네.

哀哉百年內 슬프다 한平生 百 年도 못 사는데

腸斷憶咸京 咸陽을 떠올리며 애닯아 하다니.

 

 

작년 봄 새 울 때

형제들 그립더니

금년 가을 국화 흐드러지니

봄날이 그립구나.

 

푸른 물 천 군 데서 졸졸거리고

누런 구름 온 하늘에 가득하구나.

슬퍼라, 백년도 못되는 한평생

장안長安 생각에 애를 끊다니!

 

►거년去年 지난해. 작년.

►란爛 꽃이 흐드러지다.

►발생發生 춘계春季. 춘기春期. 봄의 시기. 어버이를 뜻함.

 

►녹수천장인綠水千場咽 푸른 물이 천 군데에서 소리 내며 흐른다.

맑은 물이 소리 내며 끝없이 흐르는 모양.

‘인咽’ 물소리. 물이 흐르는 소리. 목메어 울다. 오열하다.

 

►황운사면평黃雲四面平 누런 구름이 하늘에 가득 낀 모양.

►단장斷腸 극심한 슬픔이나 괴로움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임.

이백李白은 청평조사淸平調詞에서

일지농염로응향一枝穠艶露凝香 요염한 모란꽃 이슬에 향 머금었네,

운우무산왕단장雲雨巫山枉斷腸 무산 선녀 하룻밤 사랑 속절없이 애만 태우네. 했다.

(‘왕枉’ 부질없이. 속절없이)

 

►함경咸京 서울 함양咸陽.

중국 최초의 통일왕조 진秦나라 이후 10개 이상 왕조의 수도였다.

함양과 장안長安, 그리고 서안西安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 이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