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寒山詩

寒山詩 187

空空 2024. 7. 20. 09:21

寒山詩 187

작견하변수昨見河邊樹 어제 강가에 서 있는 나무를 보았는데

최잔불가론摧殘不可論 꺾이고 부러진 꼬락서니 이루 다 말할 수 없네.

이삼여간재二三餘幹在 두세 줄기 겨우 남아 있는데

천만부도흔千萬斧刀痕 도끼자국, 칼자국은 셀 수조차 없었네.

 

상추위소엽霜惆萎疎葉 서리에 시든 잎들은 듬성듬성 매달렸고

파충고후근波衝枯朽根 물결은 말라 썩은 뿌리를 때리고 있었네.

생처당여차生處當如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이와 같은데

하용원건곤何用怨乾坤 하늘과 땅을 원망해 봐야 무슨 소용 있겠는가.

 

 

昨見河邊樹 어저께 물가에서 나무를 보았는데

摧殘不可論 꺾이고 부러진 꼴 말로하기 어려웠네.

二三餘干在 남아있는 줄기라고는 겨우 두 세 個

千萬斧刀痕 도끼자국 칼자국 셀 수 없었네.

 

霜惆萎疏葉 서리에 시들어 버린 잎들은 듬성듬성하고

波冲枯朽根 주름지고 속빈 뿌리는 썩어버렸네.

生處當如此 우리 사는 이곳이 이와 같은데

何用怨乾坤 하늘과 땅 怨望한들 무슨 所用 있으리.

 

 

어제 강가에 선 나무를 보았는데

마르고 시들기 형용할 수가 없었다.

남은 두세 줄기엔

천번 만번 찍힌 도끼자국 칼자국.

 

잎은 서리에 시들고 말라 성기었고

물결은 마르고 썩은 뿌리를 때리고 있었다.

난 곳이 이러한데

하늘과 땅을 원망한들 무슨 소용 있으리?

 

►최잔摧殘 조잔凋殘 빼빼 말라 시들어 떨어지다.

꺾여서 욕을 보다. 꺾여서 부러지다. 치명적인 해를 입다.

‘최摧’ 꺾이다. 부러지다.

 

►위萎 시들다. 마르다.

►고후枯朽 시들고 썩어 문드러지다.

 

 

<예문유취藝文類聚>권36 인원숙引袁淑의 <진은전眞隱傳>에 이르기를

귀곡鬼谷 선생은 어떻게 사람을 허락해야 할지를 몰랐다.

지혜를 감추고 귀곡산鬼谷山에서 은거했기 때문에 귀곡鬼谷선생이라 칭해졌다.

소진蘇秦과 장의張儀가 그를 스승으로 삼고 마침내 공명功名을 이루었다.

 

선생은 글을 남겨 그들을 나무랐다.

“너희 둘은 어찌 강가의 나무를 보지 못하느냐?

말을 모는 하인이 그 가지를 꺾고 파도가 그 뿌리를 때린다.

 

이 나무가 어떻게 하늘과 땅을 원망하겠느냐?

살고 있는 곳이 그렇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숭대산嵩岱山의 소나무와 잣나무

화곽華霍의 박달나무와 오동나무를 보지 못했느냐?

 

위로는 가지와 줄기가 푸른 하늘에 닿고

아래로는 뿌리가 세 개의 샘에 뻗어있다.

천년만년 도끼와 칼에 찍힐 근심이 없다.

 

이 나무가 어떻게 天地에서 뼈와 살을 가질 수 있겠느냐?

살고 있는 곳이 그렇기 때문이다.”/​innerlight34님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