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寒山詩

寒山詩 188

空空 2024. 7. 21. 17:17

寒山詩 188

령저중생병怜底衆生病 병을 앓는 수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가엾기만 한 것(령怜↔련憐)

찬상약불염餐嘗略不厭 먹고 맛보는 것을 대부분 싫어하지

증돈온산장蒸豚揾蒜醬 돼지는 쪄서 마늘 장을 찍어 먹고(잠길 온揾)

자압점초염炙鴨點椒鹽 오리는 구워서 후추와 소금을 뿌려 먹네.

 

거골선어회去骨鮮魚膾 뼈를 발라낸 생선生鮮은 회를 쳐서 먹고

겸피숙육검兼皮熟肉臉 머리 고기는 껍질째 삶아서 먹네.

부지타명고不知佗命苦 다른 생명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취자가첨祗取自家甜 오직 자신들의 즐거움만 취하네.(다만 지祗↔只)

 

 

가련타 병 앓는 중생들이여

먹는 것에 도무지 싫증 내지 않는구나.

돼지는 삶아서 마늘 장을 발라 먹고

오리는 구워서 후추 소금 뿌려 먹네

 

뼈 발라낸 생선은 회를 쳐서 먹고

돼지머리는 껍질째 익혀서 먹네

다른 생명 고통쯤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내 입의 즐거움만 취하네

 

 

병 앓는 이 중생들 가엾나니

먹고 맛보길 거의 싫어할 줄 모르는구나.

돼지 쪄 마늘 장에 담그고

오리 구어 후추 소금 뿌리네.

 

뼈 발라 생선회 뜨고

껍질 채 얼굴 고기 익히는구나.

다른 목숨들 고통 알지 못하고

오직 자기네 쾌락만 취하는구나.

 

►저底 此차. 이.

►병病 고난. 질고疾苦.

►략略 거의.

►온搵 담그다. 적시다.

►산蒜 마늘.

 

►자炙 굽다.

►점點 떨어뜨리다. 붓다.

►‘담글 잠蘸’(담그다). (물건을)물속에 넣다. 역참驛站

►초椒 후추나무.

 

►겸피兼皮 이어져 붙어있는 껍질.

►숙육熟肉 삶아 익힌 쇠고기.

우리말 ‘수육’의 어원이 되는 말이다.

 

1800년대 작자미상의 ‘시의전서是議全書’에 기록된 숙육은

양지머리·사태, 쇠머리, 내장(유통, 부아 등), 돼지고기를 삶아서 썰었다.

특히 돼지고기는 초장, 젓국, 고춧가루를 이용하면 좋다고 해

고기의 다양한 부위와 돼지고기에 어울리는 양념을 제시했다.

 

1900년대 이후 조리서에는 수육을 얇게 썬 편육片肉이 소개돼 있다.

1900년대 이전에는 익힌 고기를 대부분 숙육熟肉이라 했다.

이 숙육熟肉이 수육水肉으로 변한 건 1900년대 이후인 것 같다.

/2022.03.20 천지일보 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원장

 

►검臉 잡은 가축의 얼굴 부분에 있는 고기. ‘臉’ 뺨. 얼굴.

►첨甛 달다. 기분 좋다.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