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寒山詩

寒山詩 193

空空 2024. 7. 21. 17:27

寒山詩 193

설식종불포說食終不飽 말로 짓는 밥으로는 끝내 배부르지 않고

설의불면한說衣不免寒 입으로 만드는 옷으로는 추위를 면하지 못하네.

포끽수시반飽喫須是飯 배부르게 먹으려면 모름지기 밥이 있어야 하고

착의방면한著衣方免寒 옷을 입으면 장차 추위를 피할 수 있네.

 

불해심사량不解審思量 깊이 생각하여 헤아려 보지도 않고

지도구불난衹道求佛難 부처를 구하기 어렵다는 말만 늘어놓네.(다만 지衹↔只)

회심즉시불廻心卽是佛 마음을 돌이켜 먹으면 곧 그것이 바로 부처이니

막향외두간莫向外頭看 밖으로 고개 돌려 바라보지 말아야 하네.

 

 

說食終不飽 말로 하는 밥으로는 배부를 수 없고

說衣不免寒 입으로 짓는 옷으로는 추위 못 免하네.

飽吃須時飯 때 되면 밥 먹어야 배가 부르고

著衣方免寒 춥게 지내지 않으려면 옷을 입어야 하네.

 

不解審思量 깊이깊이 헤아리고 생각해 보려 하지 않고

只道求佛難 부처의길 求하기 어렵다는 말 만 늘어놓네.

回心卽是佛 마음 한番 돌리면 그것이 바로 부처이니

莫向外頭看 밖으로 나가 찾는 일은 말아야하네.

 

 

밥을 말해도 끝내 배부르지 않고

옷을 말해도 추위 면치 못하네.

배부르게 먹으려면 밥이 있어야 하고

옷을 입어야 비로소 추위를 면하네.

 

깊이 사유思惟할 줄 모르고

부처 구하기 어렵다고만 하네.

마음을 돌리면 그게 바로 부처이니

밖으로 고개 돌려 바라보지 말라.

 

►설식종불포說食終不飽

비록 많이 들었다 해도 수행을 하지 않으면 듣지 않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음식을 말해도 배부르지 않은 것과 같다./<능엄경> 권1

 

세상 사람들이 하루 종일 입으로 반야般若를 염念해도 자성自性의 반야를 모르면

마치 밥을 말해도 배부르지 않은 것처럼 단지 입으로 空을 말할 뿐

만겁이 지나도록 견성見性을 못하니 끝까지 이로움이 없다.

/종보본 <단경·반야품>

 

밥 얘기만 천날 만날 해봐야 끝내 배부를 리 없다.

밥 얘기만 하지 말고 밥을 직접 먹어라.

부처님 말씀도 결국 직접 밥을 먹어야 배가 부르듯이 스스로가 바로 깨쳐야 한다.

佛法은 깨치는 데 있지 언어문자에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손가락을 보면 정작 달은 보지 못한다./성철 스님

 

포어팽재飽飫烹宰 배부르면 삶은 고기도 물리고

기염조강飢厭糟糠 굶주리면 지게미와 겨도 배부르게 먹는다.

/千字文

 

‘조강糟糠’=조강지청糟糠之妻

後漢의 광무제光武帝는 미망인이 된 누나 호양공주가 인품 있는

대사공 송홍에게 마음을 두고 있는 것을 알고

그와 누나를 맺어주려고 송홍에게 물었다.

 

“흔히 귀해지면 친구를 바꾸고

부유해지면 아내를 바꾼다고 하거니와

이것은 인정에 어울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자 송홍은 잘라서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저는

빈천지교불가망貧賤之交不可忘 가난하고 천할 때 사귄 친구는 잊지 말아야 하고

조강지처불하당糟糠之妻不下堂 조강지처는 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포끽飽喫 포식飽食. 배부르게 먹음. ‘포飽’ 배부르다.

<발자첨화도시跋子瞻和陶詩>

소동파와 도연명의 시에 부쳐(발문)/황정견黃庭堅(1045-1105)

 

자첨적영남子瞻謫嶺南 자첨이 미개한 땅 영남에 귀양 갔을 때에​

시재욕살지時宰欲殺之 당시 재상은 선생을 죽이려고 생각하였네​

포끽혜주반飽喫惠州飯 역경 속에서도 혜주에서 배부르게 식사를 했고​

세화연명시細和淵明詩 자상하게도 도연명의 전원시에 화답하셨네​

 

팽택천재인彭澤千載人 팽택 현령 도잠은 천년 후에도 이름이 남고​

동파백세사東坡百世師 동파 선생도 백대 후까지 스승이 되실 분이네​

출처수부동出處雖不同 각기 다른 환경에서 취한 태도는 비록 같지 않으나​

기미내상사氣味乃相似 도연명과 동파의 기운과 맛(품격)은 서로 이와 같다네

/번역 한상철

 

자첨께서 해남으로 귀양으로 가셨으니

당시 재상들이 그분을 죽이려 함이었지.

혜주 땅의 음식을 배불리 자시고

도연명의 시를 읊조려 화답하셨지.

 

연명은 천년에 한 번 날 인물이셨고,

동파는 백세에 한 번 날 스승이시지.

나아가고 머무름이 비록 같지 않았지만

기품과 풍취는 서로 비슷하시다네.

(황정견은 동파의 제자이다)

 

►심사량審思量 자세히 사고하다.

►도道 말하다.

 

►회심즉시불廻心卽是佛

내가 법의 성품에서 무생인無生忍을 깨달아 아라한이 되었다.

마음을 돌리면 지금 바로 보살의 지위에 들어간다./<능엄경> 권5

 

►막향외두간莫向外頭看 ‘마음을 밖으로 돌려 부처를 구하지 말라’는 뜻.

도道를 사모하는 참된 선비는 자기 마음을 스스로 관觀한다.

지혜의 부처는 안에 있는 것이니 밖에서 찾지 말라.

마음이 곧 부처요 부처가 곧 마음이니

마음이 밝아지면 부처를 알게 되고

완전히 밝아지면 마음을 알게 된다.

마음을 떠나 부처가 없고 부처를 떠나 마음이 없다.

부처가 없으면 헤아릴 수 없으니 감히 맡길 곳이 없구나.

/ 부대사 <心王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