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寒山詩

寒山詩 222

空空 2024. 7. 23. 23:09

寒山詩 222

상문국대신常聞國大臣 늘 듣기로는 나라의 높은 벼슬아치들

주자잠영록朱紫簪纓祿 화려한 관복官服 입고 비녀 꽂고, 갓끈 매고 녹祿을 받네.

부귀백천반富貴百千般 백 가지 천 가지 부귀富貴 다 누리고

탐영부지욕貪榮不知辱 영화榮華를 탐貪하면서 욕辱이 되는 줄도 모르네.

 

노마만택사奴馬滿宅舍 하인과 말들이 온 집에 가득하고

금은영탕옥金銀盈帑屋 금과 은이 곳간을 채웠네.

치복잠시부癡福暫時扶 뜻밖에 얻은 행운幸運은 잠시 도움이 되겠지만

매두작지옥埋頭作地獄 지옥地獄 가는 일에만 몰두沒頭하는 꼴이네.

 

홀사만사휴忽死萬事休 갑자기 죽고 나면 모든 것이 헛수고로 돌아가는데

남녀당두곡男女當頭哭 사람들은 일이 닥쳐서야 울겠지.

부지유화앙不知有禍殃 불행한 일이 생길 줄도 알지 못하면서

전로하질속前路何疾速 앞길을 어찌 그리 빨리 달려 나가는가.

 

가파냉수수家破冷颼颼 부서진 집에는 찬바람이 씽씽 불고

식무일립속食無一粒粟 먹을 것이라고는 좁쌀 한 톨 없네.

동아고처처凍餓苦凄凄 헐벗고 굶주려서 괴롭고 처량하기만 한데

양유불각촉良由不覺觸 참으로 깨닫지 못해서 생긴 것이로다.

 

 

常聞國大臣 언제나 듣건대 이 나라 高官나리

朱紫簪纓祿 붉은 옷에 높은 冠 쓰고 俸祿을 먹네.

富貴百千般 百가지 千가지 富貴누리고

貪榮不知辱 榮華를 貪하면서 辱된 줄 모르네.

 

奴馬滿宅舍 下人과 말들이 온 집 안에 가득하고

金銀盈帑屋 金銀 보배가 倉庫 안을 채웠네.

癡福暫時扶 어리석은 福이야 暫時 보탬은 될테지만

埋頭作地獄 精誠 다해 地獄 갈 일 지어내는 것이네.

 

忽死萬事休 갑자기 죽고 나면 모든 것이 그만인데

男女當頭哭 사람들 일 닥치면 그때서야 울겠지.

不知有禍殃 不行한 일 닥칠 것을 알지 못 한 채

前路何疾速 어쩌자고 앞만 보고 내쳐달리는가.

 

家破冷颼颼 무너진 집안에는 찬바람 씽씽 불고

食無一粒粟 먹을 것은 좁쌀 한 톨 남지 않으리.

凍餓苦凄凄 춥고 배고파 괴로워하는 것 凄凉하구나

良由不覺觸 眞實로 깨닫지 못 해 불러들인 것이네.

 

 

늘 듣건대 나라의 대신大臣들

붉은 빛 자주 빛 옷 입고 머리에 비녀 꽂고 갓끈 매고 녹을 받는다네.

부귀는 백 가지 천 가지

영화를 탐하면서 욕된 줄 모른다네.

 

노비와 말 집 안에 가득하고

금과 은 창고에 가득 찼네.

어리석은 복은 잠시만 도움이 될 뿐인데

지옥 떨어질 악업 짓는데 골몰하는구나.

 

만약 죽으면 모든 일 쉬고

아들 딸 통곡할 일 닥치리라.

재앙과 화禍 있는 줄 모르는데

앞길은 어이 이리 빠른가?

 

부서진 집에 찬바람 쌩쌩 불고

식량 떨어져 좁쌀 한 톨 없네.

헐벗고 굶주리는 괴로움 서글프나니

참으로 깨닫지 못한 까닭이로다.

 

►주자朱紫 붉은 빛과 자주 빛. 당나라 때 고급 관리의 복색(服色(옷의 빛깔과 꾸밈새).

주의자수朱衣紫綬라 하여 붉은색 관복과 자주색의 관인을 매는 끈을 이름.

바른 것과 바르지 못한 것. 또는 선善한 사람과 악惡한 사람.

 

‘주朱’는 정색正色으로 정正을, ‘자紫’는 간색間色으로 사邪를 표현한다.

맹자孟子 진심盡心 下에 “자가 주를 혼동시키는 것을 미워한다.”하였다.

 

빈발이반백鬢髮已斑白 구레나룻과 머리칼은 이미 반백이요,

의수방주자衣綬方朱紫 의복과 인끈은 바야흐로 주자로구나.

/백거이白居易

 

►잠영簪纓=잠거簪裾. 잠신簪紳. 비녀와 갓끈.

벼슬아치를 이르는 말. 벼슬한 귀족을 가리킴.

고대 관리의 관식冠飾(관을 꾸미는 데 쓰는 물건).

고대 고위 관리나 귀인들이 쓰던 모자를 말하며

나중에는 직위가 높고 명성과 권위가 대단한 관리들을 가리켜 사용함

 

►탕옥帑屋 금은 등의 귀한 물건을 저장하는 창고. 재물과 피륙을 저장하는 창고.

‘금고 탕, 처자 노帑’ 금고金庫. 곳집.

 

►치복癡福 어리석은 복. ‘복福’ 복덕. 복의 힘. 전생의 선행으로 받는 복의 과보.

나라의 높은 신하들은 전생에 닦은 복의 힘으로 이번 생에 부귀를 누린다.

복덕은 모두 전생에 닦은 것이며 이번 생에 비록 그 복의 과보를 누리지만

어리석고 완고하고 미욱하다. 그래서 ‘癡福(어리석은 복)’이라고 했다.

 

►잠시暫時

모든 복의 힘은 유한有限하여 한번 소진되면 복의 과보도

그에 따라 다 사라져 곧 三途의 괴로움을 받게 된다.

 

►매두埋頭 온 마음을 기울이다. 열심이다. 마음을 다해

몰두하다. 달라붙다. 정신을 집중하다. 나사못 머리를 박다.

 

견호매두애見好埋頭愛 좋은 것을 보면 푹 빠져 사랑하고

탐심과나찰貪心過羅刹 탐욕은 악귀보다 더욱 심하네.

/寒山詩 224

 

►작지옥作地獄 옥에 떨어질 악업을 짓는다.

►남녀男女 아들과 딸.

►당두當頭 (재난이나 불행이) 눈앞에 닥치다. 당면當面하다. 가까이 닥치다. 닥쳐오다.

►화앙禍殃 재앙. 재난. 불행. 여기서는 죽어서 지옥에 떨어져 받을 재앙과 화禍.

►수수颼颼 바람소리

 

►‘조 속粟’ 조. 좁쌀.

►동아凍餓 입을 것과 먹을 것이 없어 춥고 배고픔. 헐벗고 굶주림.

헐벗어 몸이 얼고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림.

 

►처처凄凄 슬프고 처량하다. 처연하다.

►각촉覺觸 -에 대응하여 깨닫다.

유접촉이인식지의由接觸而認識之意 접촉으로 말미암아 인식함의 뜻.

 

<오등회원五燈會元>12 반암계성蹣菴繼成

비리음성이리향鼻裏音聲耳裏香 콧속의 음성이며 귓속의 향이며

안중함담설현황眼中鹹淡舌玄黃 안중의 함담鹹淡(짠맛과 싱거운 맛)이며 혀의 玄黃이며

의능각촉신분별意能覺觸身分別 의意는 능히 각촉覺觸하고 몸은 분별한다.

 

►‘어질 량(양), 무덤 랑(낭)良’ 진실로. 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