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235
寒山詩 235
여권제치자余勸諸稚子 내가 어린아이들에게 권하니
급리화택중急離火宅中 빨리 불타고 있는 집에서 나오너라.
삼거재문외三車在門外 문밖에 있는 세 대의 수레가
재니면표봉載你免飄蓬 너희를 태워서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신세를 면하게 해 주리라.
로지사구좌露地四衢坐 탁 트이고 조용한 네거리에 앉아서
당천만사공當天萬事空 하늘을 마주하고 있으면 여러 가지 온갖 일이 다 부질없다네.
시방무상하十方無上下 시방十方에 위아래가 없고
래거임서동來去任西東 동서남북東西南北 마음대로 오갈 수 있네.
약득개중의若得個中意 만약 그 가운데 뜻을 얻는다면
종횡처처통縱橫處處通 자유자재自由自在로 거침없이 곳곳으로 두루 통하리라.
余勸諸稚子 내 젊은이들에게 眞實로 勸하건대
急離火宅中 어서어서 불타는 집에서 벗어나시게.
三車在門外 門 밖에 세워둔 세 가지 수레가
載你免飄蓬 그대들을 태워서 禍를 免하게 하리.
露地四衢坐 툭 트이고 閑寂한 四거리에 앉아서
當天萬事空 하늘 보고 있으면 걸리는 게 없어서
十方無上下 十方에 높고 낮은 分別이 없어지고
來去任西東 東西南北 마음대로 오갈 수 있네.
若得個中意 그러다가 한 消息 얻기라도 하면
縱橫處處通 어디든지 막힘없이 두루 通하네.
내 너희에게 권하노니 어린애들아,
어서 빨리 불난 집에서 나오너라.
수레 세 대 문 밖에 있어
너희들 태워 날리는 쑥 신세 면케 하리라.
탁 트인 곳 네거리에 앉아 있으면
바깥이라 만사萬事가 공空하구나.
시방十方에 위아래가 없고
오고 감 동서東西를 마음대로 하네.
만일 ‘이 가운데 뜻’을 얻는다면
가로 세로 곳곳으로 통하리라.
►화택火宅 불난 집.
불교에서 진세塵世를 불난 집에 비유함. 3界를 화택에 비유함.
<화택유火宅喩> 법화 7유喩의 하나로 비유품에 나온다.
<법화칠유法華七喩> 법화경에서 설한 바 7종의 비유.
1. 화택유火宅喩 비유품譬喩品
2. 궁자유窮子喩 신해품信解品
3. 약초유藥草喩=운우유雲雨喩 약초유품藥草喩品
4. 화성유化城喩 화성유품化城喩品
5. 의주유衣珠喩=계주유繫珠喩 오백제자수기품五百弟子受記品
6. 계주유髻珠喩=정주유頂珠喩 안락행품安樂行品
7. 의자유醫子喩=의사유醫師喩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
<남석문수어록南石文琇語錄>3
직지단전무수수直指單傳無授受 직지단전直指單傳은 주고받음이 없지만
법화칠유여삼주法華七喩與三周 법화는 7유喩와 삼주三周다
비권필경원비실非權畢竟元非實 권權이 아니면 필경 원래 실實도 아니니
유방환응역유수有放還應亦有收 놓음이 있으면 도리어 응당 또 거둠도 있다.
<대혜어록大慧語錄>22
불설화택유佛說火宅喩 부처가 화택유火宅喩을 설함은
직시위중생直是爲衆生 바로 이는 중생을 위해
개방편문開方便門 방편문을 열어
시진실상示眞實相 진실상을 보였다.
<위림여박암고爲霖旅泊菴稿>3
칠유자七喩者 일화택유一火宅喩 유삼계불안은喩三界不安隱
7유喩란 것은 1. 화택유火宅喩 3계의 안은安隱하지 못함에 비유했다.
►삼거三車 세 가지 수레 즉 양 수레, 사슴 수레, 소 수레.
불교에서 聲聞乘, 緣覺乘, 菩薩乘을 이 세 종류의 수레에 비유했다.
►표봉飄蓬 이리저리 떠돌아다녀 머무름이 일정치 않다.
중생이 6道에서 생사 윤회하는 것을 말함.
‘봉蓬’ 쑥.
쑥이 가을이 지나면 뿌리가 뽑혀 바람 따라 떠돌아다니기 때문에
‘머무름이 일정치 않음’을 비유했다.
‘표봉飄蓬’
바람 따라 표탕飄蕩하는 비봉飛蓬(나는 쑥)
표박漂泊(떠돌다) 혹 표박하는 사람에 비유함.
<무온어록無慍語錄>3 임제견승편할臨濟見僧便喝
지장일갈정강종只將一喝定綱宗 다만 1할喝을 가지고 강종綱宗)을 정했나니
문자여동이과풍聞者如同耳過風 듣는 자는 귀에 바람이 지남과 여동如同하다
자시요탐도로락自是要貪途路樂 스스로 도로의 낙을 탐하고자 하여
불수추창원표봉不須惆悵怨飄蓬 추창惆悵하며 표봉飄蓬을 원망함을 쓰지 않는다.
►노지露地 가리거나 덮지 않은 땅. 탁 트인 땅. 3界를 벗어난 경지.
삼계(욕계, 색계, 무색계)의 번뇌를 모두 떨치고 툭 트인 곳에 거하는 것.
처중육자處中六者 수행자가 있어야 할 곳에 여섯 가지가 있는데
一, 아란야처阿蘭若處 첫 번째는 인가에서 떨어진 조용한 곳이고
二, 재총한在塚閒 두 번째는 무덤 가 한적한 곳
三, 재수하在樹下 세 번째는 나무 밑
四, 재로지在露地 네 번째는 막히지 않은 한적한 곳
五, 시상좌是常坐 다섯 번째는 항상 앉는 자세를 취하고 눕지 않으며
六, 시수좌是隨坐 여섯 번째는 수시로 앉아있는 것이다./<법원주림法苑珠林>
►사구四衢 사방四方으로 통하는 도로. ‘구衢’ 네거리.
네거리라는 상징을 자慈∙비悲∙희喜∙사捨 四無量心의 수행으로 보기도 한다.
►당천當天 노천露天. 지붕 등으로 가리지 않은 한데. 바깥.
►시방十方 팔방八方 및 상하上下.
사방四方(동서남북)과 사유四維와 상하 열 방향.
►무상하無上下 오고 감이 자유로워 걸림이 없다.
►임서동任西東 서쪽이든 동쪽이든 마음대로 갈 수 있다. 자유로워 걸림이 없다.
►개중의箇中意 차중의此中意. 이 가운데의 뜻.
‘불법을 깨달아 안 것’을 말함. 불교의 근본 취지 곧 진여眞如. 불성佛性.
►종횡縱橫 종횡무진縱橫無盡. 막힘없이 달리다.
이 시는 <묘법연화경 비유품>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석가모니불은 삼계三界를 화택火宅에 비유했다.
이 시에서 ‘어린애들’은 삼계에 살고 있는 중생들을 비유한 말이다.
화택 비유의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큰 장자가 대 저택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불이 났다.
장자는 집을 빠져 나왔는데 자식들은 불난 집에서 놀이에 빠져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때 장자는 아이들에게 양의 수레, 사슴 수레, 소 수레가
문밖에 있으니 불난 집에서 나오면 원하는 대로 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아이들은 그 집을 달려 나왔다.
장자는 자식들이 안전하게 나와 네거리의 빈 땅에 앉아
더 이상 장애가 없는 것을 보고는 마음이 놓였다.
양의 수레는 성문승聲聞乘을, 사슴 수레는 연각승緣覺乘을,
소 수레는 보살승菩薩乘을 각각 비유한 것이다.
이 시의 5-8행 및 10행은 불난 집을 빠져 나온 아이들처럼 삼계를 벗어난 중생이
부처가 되어 아무 장애 없이 대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innerlight34님의 블로그
●삼주三周
천태종에서 법화경 적문迹門의 정종분正宗分의
개권현실開權顯實의 설로 나아가서 세운 명목이다.
불타가 성문으로 하여금 1乘 실상의 이치에 오입悟入하게 하기 위해
상중하 3근의 근기로 나아가 반복하여 3회 설법함을 일컬어
삼주설법三周說法 또는 법화삼주法華三周라 한다.
1. 법설주法說周=초주初周
불타가 상근인을 위해 법체로 나아가 제법의 실상인 10如의 이치를 직설하여
3乘의 권權을 열어 그로 하여금 1승의 실實을 요오了悟하게 하였다.
이때엔 오직 대지大智 사리불 1인이 있어 해오解悟하고
수기授記했으니 곧 법화경 방편품 중에 담설한 바이다.
2. 비설주譬說周=중주中周.
불타가 법설주에서 깨치지 못한 중근자를 상대로 다시 3車1車의 설을 지었으니
처음에 3거를 허락함이 시권施權이고 후에 1大車를 줌이 현실顯實이다.
그로 하여금 1승의 이치를 요오了悟하게 했으며
이때에 마하가섭ㆍ마하가전연ㆍ마하목건련ㆍ수보리 등
4대 제자가 영해하고 수기했으니 곧 비유품 중에 담설한 바이다.
3. 숙세인연주宿世因緣周=하주下周. 약칭이 인연주因緣周.
불타가 위에서 진술한 2周를 능히 요해하지 못한 하근자를 위해
그들이 숙세에 대통지승불 아래의 1승의 몇 종種이 되었음을 설하여
그들 등으로 하여금 숙세 久遠의 機緣을 요오了悟하고 得悟하게 함이다.
이때엔 부루나ㆍ교진여 등 천2백 성문이 있어
영오하고 수기했으니 또한 곧 화성유품 중에 담설한 바이다.
이 3周를 구분하면 정설正說(佛說)ㆍ영해領解(제자의 영해를 表明)ㆍ
술성述成(불타가 제자의 영해에 대해 認可함)ㆍ
수기授記(불타가 제자의 성불에 대해 예언을 지음) 4계급을 반복하면서
이에 따라 상중하 3근을 도화度化했으니
가히 주비周備가 완족完足하다 이를 만하다.
/법화경의기3. 법화경의소8(길장). 법화문구4상. 법화경현찬3.
<위림여박암고爲霖旅泊菴稿>3. 3주周란 것은
초初 법설주(法說周)
상근인을 위해 3乘1乘의 설을 지었으며
사리불 1인이 득오得悟했으니 곧 방편품에서 담설한 바가 이것이다.
2. 비유주譬喩周
중근인을 위해 3車1車의 설을 지었으며 가섭 등
4대 제자가 영해領解했으니 곧 비유품에서 설한 바가 이것이다.
3. 인연주因緣周
하근인을 위해 숙세인연宿世因緣의 설을 지었으며 천2백 성문이
득기得記했으니 곧 화성유품化城喩品에서 밝힌 바가 이것이다.
적문迹門의 시화施化는 3주에서 마친다.
주周란 것은 종終이다.
종終은 반드시 시始를 상대함이다.
상근은 처음(始) 녹원鹿苑에서 품소稟小하여
마침내(終) 법화에서 득기得記했으니 중근도 예지例知하라.
하근은 처음(始) 대통大通에서 하종下種하여 마침내(終)
인연因緣(因緣周)에서 개회開會했다.
3주의 설은 대략이 이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