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寒山詩

寒山詩 240

空空 2024. 7. 25. 06:46

寒山詩 240

무의자방멱無衣自訪覓 옷이 없으면 스스로 찾아보게.

막공호모구莫共狐謀裘 여우와 함께 갖옷을 만들 생각하지 말고.

무식자채취無食自取 먹을 것이 없으면 몸소 캐어 먹게.(캘 채采=採)

막공양모수莫共羊謀羞 양과 더불어 음식을 의논하지 말고.

 

차피겸차육借皮兼借肉 가죽을 빌리고 아울러 고기를 빌리면

회탄복회수懷歎復懷愁 탄식을 품고 또 근심까지 품게 되네.

개연의실소皆緣義失所 모든 인연因緣이 의롭지 않으면

의식상부주衣食常不周 옷과 음식을 늘 갖추지 못하게 되리라.

 

 

無衣自訪覓 입을 옷이 없을 때는 다른 것을 찾아보지

莫共狐謀裘 幸여라도 여우 잡아 가죽옷 짓지 말고

無食自採取 먹을 것이 없을 때는 풀과 나물 뜯더라도

莫共羊謀羞 絶對로 羊을 잡아 고기 먹을 생각 말게.

 

借皮兼借肉 가죽옷 지어 입고 고기 먹고 사는 것은

懷歎復懷愁 마음에 근심과 슬픔거리 쌓아두는 것이네.

皆緣義失所 이런 因緣 絶對로 뜻 없는 것 아니니

衣食常不周 다음 生에 못 입고 못 먹는 삶 살게 되네.

 

 

옷이 없거든 스스로 찾아다니지

여우와 함께 갖옷을 꾀하지 말라.

먹을 것 없거든 스스로 골라 캐내지

양과 더불어 맛좋은 고기 꾀하지 말라.

 

가죽도 빌리고 살도 빌리면

한숨도 품고 시름도 품게 되리라.

모두 다 옳지 않은 까닭에

옷과 밥 항상 넉넉지 않으리라.

 

►무의자방멱無衣自訪覓 막공호모구莫共狐謨裘

무식자채취無食自采取 막공양모수莫共羊謨羞

 

노나라 제후가 공자를 사도司徒로 삼고 장차 삼환三桓을 불러

그들과 상의하고자 하여 좌구명左丘明에게 말했다.

 

“과인이 공구孔丘(공자)를 사도司徒로 삼아

노나라 정치를 맡기고 삼자三子한테 자문을 받고자 한다.”

 

좌구명이 말했다.

“주나라 사람들은 갖옷을 좋아하고 맛좋은 고기를 좋아합니다.

천금의 가치가 나가는 갖옷을 만들기 위해 여우와 더불어 가죽을 꾀하고,

어린 양고기의 진귀한 음식을 얻기 위해 양과 더불어 진귀한 고기를 꾀합니다.

그러나 말처럼 되지 않습니다.

 

여우는 서로를 데리고 첩첩 산 아래로 도망가고

양은 서로 부르며 깊은 숲속에 숨습니다.

그래서 주나라 사람들은 10년 동안 갖옷 하나 만들지 못하고

5년 동안 양고기 한 점 갖추지 못합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주나라 사람들이 계획을 세우지만 그것을 이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제후께서 공구孔丘를 사도司徒로 삼고 삼환三桓을 불러 상의 하려는 것 역시

여우와 함께 갖옷을 꾀하고 양과 더불어 맛좋은 고기를 꾀하는 것입니다.

/<태평어람·부자符子>

 

►사도司徒 중국의 관직명官職名.

►삼자三子 ‘삼환三桓’

춘추시대 노의 환공桓公에서 난 맹손· 숙손 · 계손의 세 대부大夫.

 

‘좌구명左丘明(?-?)’

산둥성山東省 출생. 공자孔子와 같은 무렵의 노魯나라 사람이다.

일설에 의하면 성이 좌구, 이름이 명이라고도 한다.

 

부친이 좌사관左史官을 지내서 좌구명으로 일컬어진다.

춘추 말기의 사학가이자 문학가, 산문가, 정치가로 노나라의 사관史官을 지냈다.

 

<좌씨춘추左氏春秋>와 <국어國語>의 저자로 일컬어진다.

<논어論語 공야장편公冶長篇>에

“원망을 숨기고서 그 사람과 친구로 지내는 것을 좌구명이 부끄럽게 여기더니

나도 또한 부끄러워하노라”라는 공자의 말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것이 <좌씨전> 좌씨에 결합되어 <좌씨전>의 저자라고 하게 된 것 같다.

 

한편 <논어>의 이 이야기에서 좌구명이 공자의 선배일 것이라며

<논어>의 좌구명은 <좌씨전>의 저자가 아니라고 하는 의견도 나왔다.

 

후세에 이 두 가지 설에 대하여 여러 가지 의론議論이 있는데

후자 쪽이 온당할 것으로 본다.

 

‘좌구실명左丘失明’이라는 사마천司馬遷의 말에 의하여

후세 사람은 그를 가리켜 맹좌盲左라고도 한다.

공자와 사마천은 좌구명을 군자로 칭송했ㅏ

 

►모수謀羞 맛있는 음식을 도모함. ‘수羞’ 맛이 좋은 식품.

►실소失所 마땅하지 않다. 합당하지 않다.

의지할 곳을 잃다. 타당하지 못하다.

 

►‘두루 주周’ 두루 미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