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245
寒山詩 245
아견세간인我見世間人 내 보기에 세상 사람들
세이환부사世而還復死 태어났다가 다시 죽음으로 돌아가네.(世↔生)
작조유이팔昨朝猶二八 어제 아침에는 열여섯 꽃다운 청춘
장기흉금사壯氣胸襟士 건장健壯한 기운을 지니고 마음속에 큰 뜻을 품은 사내더니
여금칠십과如今七十過 지금은 일흔을 넘겨
력곤형초췌力困形憔悴 힘 떨어지고 꼬락서니도 초췌憔悴하네.
흡사춘일화恰似春日花 마치 봄날의 꽃과 같아서
조개야락니朝開夜落你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떨어지고 마네.(니你↔이爾)
我見世間人 내가 아는 世間 사람들
生而還復死 이 世上에 왔다가 또 곧 떠나네.
昨朝猶二八 어제는 열여섯 꽃다운 靑春
壯氣胸襟士 氣運 좋고 큰 뜻 품은 靑年이더니
如今七十過 오늘은 일흔을 넘긴 늙은이
力困形憔悴 힘 딸리고 생긴 것 憔悴해졌네.
恰似春日花 그 모습이 마치 봄날 꽃과 같아서
朝開夜落爾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지고 마네.
내 보건대 세상 사람들
났다가 다시 죽네.
어제 아침 나이 열여섯
큰 뜻 품은 원기 왕성한 사람이었네.
지금 일흔이 넘어
힘은 약하고 몸은 야위었네.
아침에 피었다 밤에 지는
봄날의 꽃과 같구나.
►이팔二八 16세. 나이가 어린 청춘을 말함.
►장기壯氣 건장健壯한 기운氣運. 왕성한 원기元氣.
►흉금사胸襟士 가슴에 큰 뜻을 품은 사람.
‘胸襟’ 가슴속에 품은 생각.
회포懷抱. 여기서는 장지壯志(장대한 포부. 크게 품은 뜻).
‘옷깃 금襟’ 가슴. 마음. 생각.
►초췌憔悴 얼굴이나 몸이 수척瘦瘠(야위다)하다.
<세월 앞에 장사壯士 없다>
●탄로가嘆老歌/우탁禹倬(1262-1342)
일수장집一手杖執 한 손에 막대 잡고
우일수형극악又一手荊棘握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노도형극방老道荊棘防 늙는 길은 가시로 막고
래백발장타來白髮杖打 오는 백발白髮은 막대로 치려했더니
백발자선지白髮自先知 백발이 자기가 먼저 알고
근래도近來道 지름길로 오더라
●망월望月/송익필宋翼弼(1534-1599)
미원상한취원지未圓常恨就圓遲 안 둥글 때는 보름달 늦음 한탄하더니
원후여하이취휴圓後如何易就虧 둥글고 나니 어찌 그리 쉬 이지러지는가.
삼십야중원일야三十夜中圓一夜 서른 날 밤중에 둥글기는 단 하룻밤
백년심사총여사百年心思摠如斯 백년 사는 인생살이 이와 똑 닮았다네.
●기관귀향棄官歸鄕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다/신숙申淑(?-1160)
경전소백일耕田消白日 밭을 갈면서 세월 보내고,
채약과청춘採藥過靑春 약초 캐면서 청춘이 지나네.
유수유산처有水有山處 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무영무욕신無榮無辱身 영화도 욕됨도 없는 자유로운 몸일세.
밭을 갈며 밝은 해 하루하루를 소비한다.
약을 캐며 한 해의 봄을 보낸다.
산 있고 물 있는 곳
몸을 영화롭게 하는 것도 욕되게 하는 것도 없다.
●단 하나의 소원/조병화
사람이 육십대에 들어서면
사형선고를 받을 사람들 대열에 끼고
칠십 줄에 들어서면
사형 집행을 받을 사람들 대열에
낀다고들 하는데
지금 나는 날로 그 날짜가 궁금해진다
아, 칠십 평생을 달음박질로
살아온 것 같은 인생,
무엇 때문에 나는 그렇게
칠십 평생을 공연히 그리 바쁘게
살아왔을까
떠남을 거듭하며 살아온 생애,
실로 나의 인생은
오해, 와 포기, 와 도피, 와 이별, 과 고독.
그 순수고독을 살아오며, 그 순수허무를
같이 살아온 거다
지금 이 자리 아무런 후회는 없으나
칠십을 넘는 사람들의 대열에 끼어
날로 궁금해지는 것은
사형집행을 받을 그 날짜만이다
어머님, 저는 지금 기진맥진
단 하나 소원으로, 어머님 곁에 와 있습니다
확, 단숨에 집행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