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寒山詩

寒山詩 245

空空 2024. 7. 25. 06:56

寒山詩 245

아견세간인我見世間人 내 보기에 세상 사람들

세이환부사而還復死 태어났다가 다시 죽음으로 돌아가네.(世↔生)

작조유이팔昨朝猶二八 어제 아침에는 열여섯 꽃다운 청춘

장기흉금사壯氣胸襟士 건장健壯한 기운을 지니고 마음속에 큰 뜻을 품은 사내더니

 

여금칠십과如今七十過 지금은 일흔을 넘겨

력곤형초췌力困形憔悴 힘 떨어지고 꼬락서니도 초췌憔悴하네.

흡사춘일화恰似春日花 마치 봄날의 꽃과 같아서

조개야락니朝開夜落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떨어지고 마네.(니你↔이爾)

 

 

我見世間人 내가 아는 世間 사람들

而還復死 이 世上에 왔다가 또 곧 떠나네.

昨朝猶二八 어제는 열여섯 꽃다운 靑春

壯氣胸襟士 氣運 좋고 큰 뜻 품은 靑年이더니

 

如今七十過 오늘은 일흔을 넘긴 늙은이

力困形憔悴 힘 딸리고 생긴 것 憔悴해졌네.

恰似春日花 그 모습이 마치 봄날 꽃과 같아서

朝開夜落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지고 마네.

 

 

내 보건대 세상 사람들

났다가 다시 죽네.

어제 아침 나이 열여섯

큰 뜻 품은 원기 왕성한 사람이었네.

 

지금 일흔이 넘어

힘은 약하고 몸은 야위었네.

아침에 피었다 밤에 지는

봄날의 꽃과 같구나.

 

►이팔二八 16세. 나이가 어린 청춘을 말함.

►장기壯氣 건장健壯한 기운氣運. 왕성한 원기元氣.

 

►흉금사胸襟士 가슴에 큰 뜻을 품은 사람.

‘胸襟’ 가슴속에 품은 생각.

회포懷抱. 여기서는 장지壯志(장대한 포부. 크게 품은 뜻).

‘옷깃 금襟’ 가슴. 마음. 생각.

 

►초췌憔悴 얼굴이나 몸이 수척瘦瘠(야위다)하다.

 

<세월 앞에 장사壯士 없다>

●탄로가嘆老歌/우탁禹倬(1262-1342)

일수장집一手杖執 한 손에 막대 잡고

우일수형극악又一手荊棘握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노도형극방老道荊棘防 늙는 길은 가시로 막고

래백발장타來白髮杖打 오는 백발白髮은 막대로 치려했더니

백발자선지白髮自先知 백발이 자기가 먼저 알고

근래도近來道 지름길로 오더라

 

●망월望月/송익필宋翼弼(1534-1599)

미원상한취원지未圓常恨就圓遲 안 둥글 때는 보름달 늦음 한탄하더니

원후여하이취휴圓後如何易就虧 둥글고 나니 어찌 그리 쉬 이지러지는가.

삼십야중원일야三十夜中圓一夜 서른 날 밤중에 둥글기는 단 하룻밤

백년심사총여사百年心思摠如斯 백년 사는 인생살이 이와 똑 닮았다네.

 

●기관귀향棄官歸鄕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다/신숙申淑(?-1160)

경전소백일耕田消白日 밭을 갈면서 세월 보내고,

채약과청춘採藥過靑春 약초 캐면서 청춘이 지나네.

유수유산처有水有山處 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무영무욕신無榮無辱身 영화도 욕됨도 없는 자유로운 몸일세.

 

밭을 갈며 밝은 해 하루하루를 소비한다.

약을 캐며 한 해의 봄을 보낸다.

산 있고 물 있는 곳

몸을 영화롭게 하는 것도 욕되게 하는 것도 없다.

 

●단 하나의 소원/조병화

 

사람이 육십대에 들어서면

사형선고를 받을 사람들 대열에 끼고

칠십 줄에 들어서면

사형 집행을 받을 사람들 대열에

낀다고들 하는데

지금 나는 날로 그 날짜가 궁금해진다

 

아, 칠십 평생을 달음박질로

살아온 것 같은 인생,

무엇 때문에 나는 그렇게

칠십 평생을 공연히 그리 바쁘게

살아왔을까

 

떠남을 거듭하며 살아온 생애,

실로 나의 인생은

오해, 와 포기, 와 도피, 와 이별, 과 고독.

그 순수고독을 살아오며, 그 순수허무를

같이 살아온 거다

 

지금 이 자리 아무런 후회는 없으나

칠십을 넘는 사람들의 대열에 끼어

날로 궁금해지는 것은

사형집행을 받을 그 날짜만이다

 

어머님, 저는 지금 기진맥진

단 하나 소원으로, 어머님 곁에 와 있습니다

확, 단숨에 집행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