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寒山詩

寒山詩 281

空空 2024. 7. 29. 15:36

寒山詩 281

출생삼십년出生三十年 세상에 태어난 지 30년(상嘗↔당當)

상유천만리常游千萬里 늘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노닐었네.

행강청초합行江靑草合 강에 가니 싱싱하고 푸른 풀이 우거졌고

입새홍진기入塞紅塵起 변방邊方으로 접어드니 흙먼지가 이네.

 

련약공구선煉藥空求仙 단약丹藥을 만들어 부질없이 신선神仙이 되려고 했고

독서겸영사讀書兼詠史 책도 읽고 역사도 읊었네.

금일귀한산今日歸寒山 오늘에야 한산寒山으로 돌아와

침류겸세이枕流兼洗耳 손초孫楚처럼 흐르는 물을 베개 삼아 허유許由처럼 귀를 씻네.

 

 

出生三十年 내 이 世上에 난지 30年 그 동안에

常游千萬里 헤매어 돌며 千萬里로 놀았다.

行江靑草合 江으로 나갔더니 푸른 풀 우거지고

入塞紅塵起 國境에 이르매 붉은 티끌 아득했다.

 

煉藥空求仙 헛되이 藥 만들어 神仙도 求해보고

讀書兼詠史 부질없이 詩도 짓고 冊도 읽었다.

今日歸寒山 이제 비로소 좋이 寒山으로 돌아와

枕流兼洗耳 개울을 베고 누워 귀를 씻노라.

 

 

세상에 나와서 서른 살이 되었을 때

천하의 산과 강 주유할 뜻 세웠네

배 타고 나아가고 푸른 풀과 하나 되고

변방으로 말 달리며 붉은 먼지 일으켰네

 

단약으로 부질없이 신선되기 바라고

시 짓고 역사 읽으며 벼슬 꿈도 꾸었지만

지금은 이곳 한산으로 들어와서

물 베고 누워 쉬며 허유처럼 살고 있네.

 

►청초합靑草合 푸른 풀이 고르게 자라 틈새가 없다.

►홍진紅塵 바람이 불어 햇빛에 벌겋게 일어나는 티끌[먼지].

►여약鍊藥 연제선약鍊製仙藥. 仙藥선약을 짓다.

►영사詠史 과거의 인물과 사건을 주제로 시를 짓는 일.

 

►침류겸세이枕流兼洗耳 은거하며 벼슬에 나아가지 않음을 말한다.

‘세이洗耳’ 순舜임금에게서 선위에 관한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못 들을 소리를 들은 것처럼 영천穎川의 맑은 물에 귀를 씻었다는

허유許由의 고사를 인용한 것이다.

세상일에 관심이 없는 고사高士의 품격을 나타내는 비유로 많이 쓰인다.

 

‘침류枕流’/<세설신어>

손자형이 젊었을 때 은거하고자 하여 왕무자에게 말했다.

“냇물로 양치질하고 돌을 베려고 합니다.”를 잘못 말해

“돌로 양치질하고 냇물로 머리를 베려고 합니다.”라고 했다.

 

왕무자가 말했다.

“냇물로 머리를 베고 돌로 양치질 할 수 있나?”

 

손자형이

“냇물로 머리를 벤다 함은 귀를 씻고자 함이요,

돌로 양치질한다 함은 이를 닦고자 함입니다.”라고 말했다.

 

‘수석침류漱石枕流’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을 베개 삼는다는 뜻으로

말을 잘못해 놓고 그럴 듯하게 꾸며대는 것을 말함.

 

소부는 요임금 시대의 은자다.

산에 살면서 속세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다.

나이가 들자 나무에 새집[巢]을 틀고 거기서 살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소부巢父라고 불렀다.

 

요임금이 허유에게 천하를 넘기려 했다.

허유가 그에게 이를 말하자 소부는

“자네는 왜 자네의 몸을 숨기고 빛을 감추지 않는가?

내가 자네의 친구가 아니었더라면!”

 

그는 가슴을 치며 아래로 내려가 버렸다.

허유가 스스로 깨닫지 못했음을 한탄하며

이내 깨끗한 개울로 가서 귀를 씻고 눈을 닦으며 말했다.

 

“탐욕스러운 말을 듣게 되어 벗을 잃었군.”

마침내 떠나가니 목숨이 다할 때까지 서로 만나지 못했다./황보밀 <고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