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寒山詩

寒山詩 291

空空 2024. 7. 29. 16:19

寒山詩 291

여견승요성희기余見僧繇性希奇 내가 보기에 장승요張僧繇는 성품性品이 드물게 기이奇異했고

교묘간생양조시巧妙間生梁朝時 공교工巧롭게 세상에 태어난 것도 양梁나라 때였네.

도자표연위수특道子飄然爲殊特 오도자吳道子도 거침없는 행동이 남달라서

이공선회수호휘二公善繪手毫揮 두 사람 다 붓을 휘둘렀다 하면 좋은 그림을 남겼네.

 

령화도진의기이逞畵圖眞意氣異 사물事物의 本性을 마음대로 그리는 데 있어서 氣像이 뛰어나

용행귀주신외외龍行鬼走神巍巍 용龍이 날아가고 귀신이 달아나니 영묘靈妙함이 우뚝 솟았네.

요막허공사진적饒邈虛空寫塵跡 먼 허공虛空에 날리는 티끌의 자취까지 그려 내기에 충분했지만

무인화득지공사無因畵得志公師 지공 선사志公禪師의 모습은 그려낼 수 없었네.

 

 

余見僧繇性希奇 장승요는 성격이 희기하고

巧妙間生梁朝時 교묘하게 양나라 때에 태어났네

道子飄然爲殊特 오도현은 표연함이 남다르니

二公善繪手毫揮 두 사람은 붓을 휘날리며 잘도 그렸네

 

逞畫圖眞意氣異 뽐내며 그린 초상 기백이 달라

龍行鬼走神巍巍 용이 날고 귀신이 달리듯 신묘했네

饒邈虛空寫塵跡 비록 허공에 티끌을 그린다 해도

無因畫得志公師 그러나 지공대사는 그릴 수가 없었네

 

 

내 보기에 장승요는 타고난 게 남다르고

세상에 난 것도 공교롭게 양나라 때였네

오도자도 초연하기가 다른 이와 달라서

두 사람 다 붓을 잡으면 거칠 것이 없었네

 

그림으로 진리를 나타냄에 색다름이 있었고

용이 가고 귀신이 달리는 듯 뛰어남이 있었네

하지만 하늘의 먼지 자취까지 그려냈던 그들도

지공선사의 모습만은 그려낼 수 없었다네

 

►승요僧繇

구름, 용, 인물의 그림을 잘 그리던 梁나라 때의 화가 장승요張僧繇(?-?)

화룡점정畵龍點睛의 고사로 유명하다.

 

장승요는 오흥 사람이다.

천감天監 중에 무릉왕국시랑, 직비각直秘閣, 지화사知畵師가 되었으며

우장군과 오흥태수를 역임했다.

 

무제가 불교 사찰에 장식하기를 아주 좋아하여

자주 장승요에게 명해 사찰에 그림을 그리게 했다.

 

강릉의 천황사에 명제 때 건립된 백당이 있는데

장승요는 이곳에 노사나불과 중니 십철十哲을 그렸다.

 

무제가 이상하게 여겨 물었다.

“어찌 불문佛門에 성인 공자를 그리는가?”

 

그가 대답했다.

“후일에 당하여 아시게 될 것입니다.”

 

그 뒤 후주後周가 불법을 없애고자 온 나라의 절과 탑을 불태웠으나

이 전각에만 중니의 상이 있었기 때문에 훼손하지 말라는 명을 내렸다.

 

금릉의 안락사安樂寺에 흰 용 네 마리를 그린 그림이 있었는데

눈동자를 그리지 않은 상태였다.

 

장승요가 늘 말했다.

“내가 용들의 눈동자를 그리면 용들이 날아갈 것이다.”

 

사람들이 모두 이것을 망령된 말로 여겨 그에게 용들의 눈동자를 그리도록 청했다.

잠시 후 우레와 함께 번개가 쳐 벽이 부서지고 용 두 마리는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으며 눈동자를 그리지 않은 용 두 마리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역대명화기歷代名畵記 卷七>

 

►양조梁朝 특히 장승요가 활약한 양무제梁武帝 때를 말한다.

►도자道子 당나라 현종 때의 저명한 화가로 그림의 성인이라 불린 오도자吳道子.

현종이 도현道玄이란 이름을 하사했을 정도로 뛰어난 화가였다.

백대화성百代畵聖, 또는 줄여서 화성畵聖으로 불린다.

오생吳生, 오장吳裝으로도 부른다.

 

당나라 때 오도현은 스무 살 전부터 단청의 묘를 궁구하기 위해 동락東洛을 유랑했다.

현종이 그의 이름을 듣고 그를 불러 명을 받들게 했다.

/<태평광기 권212 오도현吳道玄>

 

►표연飄然 바람에 가볍게 팔랑 나부끼는 모양.

►수호휘手毫揮 손으로 붓을 잡고 휘두르다. 그림을 잘 그리다.

‘호휘毫揮’ 붓을 휘두르다.

 

►‘쾌할 령(영), 사람 이름 영逞’ 마음대로 하다.

►용행龍行 용이 움직임. 용이 날아 감.

장승요가 용을 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점 찍으니

용이 생동하여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외외巍巍 뛰어나게 높고 우뚝 솟은 모양.

►‘넉넉할 요饒’ 비록. 설사~에도 불구하고

►‘멀 막邈’ 멀다.

 

►무인화득지공사無因畵得志公師

지공사志公師는 양나라 때의 신승神僧 보지선사寶誌禪師를 가리킴.

 

황제가 일찍이 화공 장승요를 불러 보지선사寶誌禪師를 그리도록 했다.

승요는 붓을 놓고 어쩔 줄 몰랐다.

지공은 손으로 얼굴을 문질러 十二面觀音의 모습을 나타내니 그 묘상妙相이 수려했다.

자비롭기도 하고 위의威儀가 있기도 하니 장승요가 결국 그리지 못했다.

/<오등회원五燈會員 금릉보지선사金陵寶誌禪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