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득시拾得詩 43
습득시拾得詩 43
반야주냉랭般若酒冷冷 지혜로 빚은 술은 얼음처럼 차가워서
식다인이성食多人易醒 많이 마신 사람도 더욱 맑게 깨어있네
여주천태산余住天台山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천태산인데
범우나견형凡愚那見形 어리석은 이들 어찌 나를 볼 수 있겠는가
상유심곡동常游深谷洞 언제나 깊은 골과 동굴 속에서 지내면서(遊=游)
종불축시정終不逐時情 끝끝내 세상 정리 쫓지 않았네.
무사역무려無事亦無慮 바빠야 할 일 없으니 걱정할 게 없고
무욕야무영無辱也無榮 영화를 바라지 않으니 욕 볼 일도 없네
저 반야의 술은 차고 차가와
마시기를 많이 해도 쉬이 깨나니
내가 천태산에 산다지만
범부들이야 내 얼굴 어이 알리.
언제나 혼자 깊은 곳에 노닐어
끝내 세상 情에 따르지 않네.
생각도 없고 또 걱정도 없어
辱도 없으며 또 영화도 없네.
►반야般若 (근원적) 지혜. 산스크리트 prajna의 음역이다.
판단능력을 말하는 분별지(산스크리트 vijnana)와 구별하기 위해 음역을 쓴 것이다.
분별지와 다른 지혜라는 의미에서 무분별지라고도 한다.
반야般若(Prajna)=파야波若ㆍ반라야般羅若ㆍ발랄야鉢剌若.
혜慧ㆍ지혜智慧ㆍ명明ㆍ힐혜黠慧로 번역.
보살이 피안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6종의 행을 닦는데 6바라밀을 닦음.
그 중 반야바라밀(지혜바라밀)을 제불의 母라 하며 5바라밀을 성취하는 근거임
/解脫道論9分別慧品 梁粱譯攝大乘論中 大智度論43, 72
<연등회요聯燈會要>1
수보리재암간연좌須菩提在巖間宴坐 수보리가 암간巖間에 있으면서 연좌宴坐했는데
제천우화찬탄諸天雨花贊嘆 제천諸天이 꽃을 비 내리며 찬탄했다.
존자운尊者云 존자가 이르되
공중찬탄자空中贊嘆者 부시하인復是何人 공중에서 찬탄하는 자는 어떤 사람인가?
천운天云 천天이 이르되
아시범천我是梵天 나는 이 범천입니다.
경중존자선설반야敬重尊者善說般若 존자가 般若를 잘 설하심을 敬重합니다.
존자운尊者云 존자가 이르되
아어반야미상설일자我於般若未甞說一字 여운하찬탄汝云何贊嘆
나는 반야에 일찍이 한 글자도 설하지 않았거늘 네가 어찌하여 찬탄하는가?
천운天云 천이 이르되
여시如是 이와 같습니다.
존자무설尊者無說 아내무문我乃無聞 존자가 설함이 없고 내가 들음이 없으니
무설무문無說無聞 설함이 없고 들음이 없음이
시진설반야是眞說般若 이 진실로 반야를 설함입니다.
<반야般若>
견반야피반야박見般若被般若縛 반야를 보면 반야에 묶임을 입고
불견반야역부연不見般若亦復然 반야를 보지 못해도 또한 다시 그러하도다.
반야여하견반야般若如何見般若 반야가 어떻게 반야를 보며
반야심마처불견般若甚麽處不見 반야를 어느 곳에서 보지 못하는가.
흠일법불성법신欠一法不成法身 한 법이 모자라면 법신을 이루지 못하고
우잉일법역부연又剩一法亦復然 또 한 법이 남아도 또한 다시 그러하도다.
유일법급무일법有一法及無一法 한 법이 있거나 및 한 법이 없으면
불성법신견불견不成法身見不見 법신을 이루지 못하나니 보느냐 보지 못하느냐.
(1~8행)
중이 묻되 듣건대(承) 고인이 말씀이 있으되
만약 사람이 반야를 보면 곧 반야에 묶임을 입으며
만약 사람이 반야를 보지 못하면 또한 반야에 묶임을 입는다 하였거니와
이미 반야를 보았거늘 무엇 때문에 도리어 묶임을 입습니까?
스님(天台德韶. 法眼文益의 法嗣)이 가로되
네가 말하라,
반야가 무엇을 보느냐?
가로되 반야를 보지 못하면 무엇 때문에 또한 묶임을 입습니까?
스님이 가로되 네가 말하라,
반야를 어느 곳에서 보지 못하느냐?
이에 가로되
만약 반야를 보면 반야라고 이름하지 못하고
반야를 보지 못하면 또한 반야라고 이름하지 못하나니
그래 어떻게 見과 不見을 설하겠느냐.
소이로 고인이 말하되
만약 一法이 모자라면 법신을 이루지 못하고
만약 일법이 남으면 법신을 이루지 못하고
만약 일법이 있으면 법신을 이루지 못하고
만약 일법이 없으면 법신을 이루지 못한다 했나니
이것이 이 반야의 진종眞宗이니라/五燈會元 卷10 天台德韶章
‘반야般若’
약인견반야若人見般若 만약 사람이 반야를 보면
시즉위피박是卽爲被縛 이는 곧 묶임을 입음이 되며
약불견반야若不見般若 만약 반야를 보지 못하면
즉역명피박卽亦名被縛 곧 또한 이름이 묶임을 입음이다.
약인견반야若人見般若 만약 사람이 반야를 보면
시즉득해탈是則得解脫 이는 곧 해탈을 얻으며
약불견반야若不見般若 만약 반야를 보지 못하면
즉역득해탈則亦得解脫 곧 또한 해탈을 얻느니라.
/대혜도경종요大慧度經宗要 신라원효찬新羅元曉撰
►냉랭冷冷 냉랭하다. 쌀쌀하다. 얼음처럼 차다.
►범우凡愚 평범하고 어리석은 사람
범부우치지인야凡夫愚癡之人也 범부며 우치한 사람.
<오등회원五燈會元>1 육조혜능六祖慧能
실성자實性者 실성實性이란 것은
처범우이불감處凡愚而不減 범우凡愚에 처하더라도 감소하지 않고
재현성이부증在賢聖而不增 현성賢聖에 있더라도 증가하지 않고
주번뇌이불란住煩惱而不亂 번뇌에 머물더라도 어지럽지 않고
거선정이부적居禪定而不寂 선정에 거주하더라도 고요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