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寒山詩

寒山의 詩世界 硏究 Ⅰ. 序論

空空 2024. 8. 4. 08:25

寒山의 詩世界 硏究-禪文學的 입장에서

李日宰(慈明) 東國大學校 大學院 1993  寒山詩 博士 學位論文 

Ⅰ. 序論

1. 硏 究 目 的

 

宗敎的 가치의 세계와 文學的 가치의 세계는 엄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兩者는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文化를 형성하여 왔다.

종교에서 文學의 역할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아마도 종교에서 文學의 역할이 배제 되었다면 과연 오늘날 종교가

그토록 널리 大衆性을 획득할 수 있었을까 의심스럽다.

 

佛敎에 있어서도 文學의 역할은 막대하였다.

佛敎文學의 연원은 멀리 佛陀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불타의 설법 중에 이미 文學的 형식을 갖추고 있었으니 散文과 韻文을 함께

사용하여 설법을 하고 比喩와 因緣, 象徵등의 여러 가지 文學的 방법을 이용하였다.

 

불타가 입멸한 후 3藏 12分敎가 結集을 통하여 이룩되고 이어서 인도 佛敎文學의

금자탑이라 할 수 있는 <佛所行讚>(Buddhacarita)이 馬鳴(Asvaghosha)에 의하여 나왔다.

 

佛敎文學 중에 가장 비중 있는 분야는 역시 禪文學이라고 할 수 있고

이는 곧 禪詩로 대표된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禪詩는 보편화 된 佛敎文學의 형식이다.

 

禪文學이 크게 일어나게 되는 데에는

禪宗이 시작 되던 시대인 唐의 문화풍토와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 禪文學은 뿌리를 내리고 선가의 많은 語錄이 나왔으며

宗門第一書라고 불리는 <碧巖錄>이 園悟克勤에 의해 나오게 되어 최고봉을 이루게 된다.

 

禪文學의 역사에서 寒山子는 비교적 초기에 속하며 유일하게 <寒山子詩集>이 전해지고 있다.

寒山은 생애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인물이지만 寒山詩는 禪文學 硏究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寒山은 禪宗이 성립되던 역사적 공간 속에서

禪과 詩를 함께 수용하면서 天台山에서 은둔했던 禪詩人이었다.

그의 시집으로 전해지는 <寒山子詩集>은 禪文學의 중요한 古典이라 할 수 있다.

 

寒山詩는 禪詩 속에, 禪詩는 禪文學에, 禪文學은 佛敎文學에 내포되고

佛敎文學은 佛敎學 속에 포섭된다.

우리는 佛敎文學을 다시 이해할 필요가 있다.

 

佛敎文學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위하여

우리는 佛敎文學의 場을 좀 더 개방적으로 열어가야 할 것이라고 본다.

 

우리의 시각은 다양한 세계를 다양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열려져 있을 때 참다운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佛敎文學은 다만 佛敎文學의 모습 그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禪文學에 있어서도 그 자체로서 이해해야만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물을 보고 이해하는 입장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시각이 나올 수 있으며

이런 열려진 다양성 속에서 佛敎文學 硏究는 성숙되어갈 것이라고 믿는다.

 

寒山에 대한 硏究는 종래에 국내의 경우 주로 中國文學의 분야에서

약간 이루어졌을 뿐이며 佛敎學界에서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寒山詩뿐 아니라 佛敎文學에 대한 인식이 아직 열려 있지 않고 또 필요성도 별로

느끼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몰이해 속에 소외당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그러나 진정한 불교의 대중화를 위하여는 불교문학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中國佛敎의 특성으로 지적 할 수 있는 것으로 宗派佛敎를 들 수 있다.

이런 宗派佛敎의 가장 중국적인 모습으로 등장한 것이 禪宗이다.

 

禪宗은 가장 중국화 된 옷을 입고 역사에 등장하였다.

중국적인 宗派佛敎로서 최후에 나온 禪宗이 중국적 특색을 잘 나타내고 있는 것 중

하나가 禪과 詩의 결합을 통하여 매우 새롭고 독특한 文學이 전개되어간 것이다.

 

어느 종파보다도 禪宗은 文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많은 文學作品을 남겼다.

그래서 佛敎文學의 분야에서 단연 禪文學이 독보적인 위치에 서게 된다.

 

이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禪宗의 독특한 진리 인식의 방법이 直觀的인 論理를

존중하는 점과 또 禪과 詩가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었던 역사적 배경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禪宗이 역사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唐代이다.

이러한 선의 中國化의 역할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은 慧能이다.

慧能이 출현함으로 하여 비로소 禪은 중국적인 옷을 입고 역사위에 등장하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禪의 연원은 붓다에서부터 비롯되고 達磨 이전에 일찍부터 중국에 들어왔다.

그러나 達磨 이전의 禪과 이후의 禪은 역사상 매우 체질을 달리 하여 전개되었다.

 

詩 또한 오랜 역사의 흐름을 거쳐 唐代에

가장 精緻하게 다듬어진 文學樣式으로 자리 잡게 된다.

 

唐의 王朝는 文學을 숭상하고 특히 詩를 政治에 끌어들여 와서

과거의 기준을 삼고 그 결과로 많은 시인과 문인들이 배출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禪과 詩는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고 새로운 文學이 활발하게 전개되는데

이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禪宗의 출발 시기인 당의 문화가 佛敎的인 사상을 바탕으로 이룩된

문화이고 당을 대표할 수 있는 문화의 특색으로 唐詩를 빼놓을 수 없는 점과 관계가 깊다.

 

선이 不立文字를 표방하면서 언어를 부정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역설적으로 禪家만큼 많은 語錄과 文集을 남기고 있는 경우도 드물다.

 

禪과 文學이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으며 이러한 사실은

寒山詩를 통하여 또 그 후대의 禪家의 많은 경향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寒山은 그의 삶의 신비성으로 해서 더욱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그는 天台山의 寒巖이라는 바위 굴속에서 완전히 은둔자로 삶을 살면서

오로지 자신의 전 존재를 시에 담아 표출한 불세출의 詩人이자 禪者이다.

 

그러나 자유분방하면서도 활달하며 禪의 깊은 세계를 잘 드러내주고 있는

그의 시는 일찍부터 禪家에서 애송되어 왔고 민중들 사이에서 많이 읽혀져 왔다.

 

그의 시세계는 靑山과 白雲으로 표상되는 바

이는 體와 用의 동양적 사유의 틀에 뿌리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아울러 그가 궁극적으로 지향했던 불교의 자유로운

해탈의 경지는 任運思想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寒山의 詩世界가 어떻게 전개되어 나갔는지 살펴보고

나아가 佛敎文學의 새로운 길은 무엇인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역사의 이면에 숨어 隱士로서 살다 간 禪詩人 寒山子의 詩世界의 硏究를 통하여

역사 밖에 있으면서도 역사를 투철히 통찰하고 자연 속에서 더불어 심성을

가을 달과 같이 맑게 살았던 그의 시세계를 다시 조명해보고

그의 선사상과 시세계의 특징 등을 살펴보고

나아가 禪文學의 가능성을 열어가고자 함이 본 논문의 목적하는 바라 하겠다.

 

2. 硏 究 方 法

 

佛敎文學의 硏究方法으로는 文獻學的인 방법과 解釋學的인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물론 두 분야가 완전히 독립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 보완적인 관계로서

두 방법이 잘 조화를 이룰 수 있을 때 완전한 硏究의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文獻的인 硏究는 집의 기초공사와 같아 기초가 튼튼해야 집을 잘 지을 수 있는 것과 같이

정확한 문헌의 기초를 마련해야만 훌륭한 硏究를 이루어 낼 수 있게 된다.

 

또 길을 닦는 것에 비유를 할 수 도 있겠다.

사람이나 차량이 다니기 위해서는 우선 길이 먼저 닦여야 하는 것과 같다.

 

解釋學的인 硏究는 매우 폭이 넓다.

어떤 해석적 입장을 견지하느냐에 따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입장이 매우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해석학적인 접근 방법으로 언어의 의미 분석을 통한

접근 방법도 가능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寒山의 詩世界를 살피는 방법적인 면에서는

文獻學的인 접근과 아울러 解釋學的인 새로운 시각을 갖고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寒山의 歷史的 사실성에 대하여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점을 다시 살펴보고

寒山詩의 분석을 통하여 그의 사상에 대한 이해를 해나가고자 한다.

 

寒山詩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의 문제는

오늘의 나의 존재의 의미를 묻는 질문과도 무관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寒山은 主體的으로 투철하게 자기 삶의 의미를 묻고 치열하게 살다 갔기 때문이다.

 

본 논문은 8章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장에서는 이 논문의 目的과 方法論과 資料的인 면을 다루고져 했다.

자료적인 면에서 기존의 硏究성과와 寒山詩 板本의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둘째 장에서는 禪文學의 맥락을 알아 보고져 한다.

寒山詩 이전의 중국에서의 맥락을 살펴보는 것은

寒山詩를 이해함에 필수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禪의 시발은 멀리 인도의 불타의 가르침에서 비롯되었으나 중국에 와서

唐詩와 접합되면서 禪文學으로 독특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이는 中國文學 속에서 자리한 특수한 성격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禪宗이 출발하던 시기에 살았던 寒山은 그의 독특한 시의 세계로 禪을 수용하고 표현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寒山은

중국의 佛敎文學의 새로운 길을 열어놓은 중요한 인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장에서는 寒山詩의 形成背景과 그에 따른 여러 측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寒山의 生涯는 현재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철저하게 隱遁의 삶을 살았기에 출생과 죽음의 시기조차 분명하지가 않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편린이나마 그의 人間關係와

詩를 통하여 삶의 일부라도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寒山의 사상적 뿌리를 이루고 있는 佛敎思想의 배경과

그가 왜 은둔적인 삶을 살았는가에 대하여

그리고 중국의 전통적인 隱逸思想에 대하여 寒山詩와의 관계를 통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넷째 장에서는 硏究方法論에 있어서 禪詩의 分類法의 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점에서 일반文學에서 禪詩를 어떻게 분류하는지를 살펴보고

또 선가나 佛敎文學的 입장에서 寒山詩의 분류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알아보겠다.

 

그리고 寒山이 매우 준열하게 비판하고 있는 비판시를 통하여

승가의 진정한 出家精神을 일깨우고 있는 점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다섯째 장에서는 寒山詩의 禪思想을 살펴보겠다.

寒山이 살았던 시대는 南宗禪이 크게 일어나던 시대이기도 하다.

 

그래서 寒山詩와 南宗禪과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그의 禪思想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그리고 寒山詩의 정신적 바탕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靑山과 白雲의 象徵的

구조의 분석을 통하여 體와 用의 사상에 뿌리하고 있음을 살펴보려고 한다.

 

體․用의 구조는 동양의 독특한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다.

體와 用이 둘이며 동시에 하나인 통합의 틀로 세계를 인식하는 것은 서구의 二分法的인

二元論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인식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한 틀 속에서 寒山詩가 드러내주는 세계를 분석하여 보고자 하였다.

그리고 또 그의 自然觀에 대하여도 살펴보려고 한다.

 

여섯째 장에서는 寒山詩의 特徵을 살펴보겠다.

禪이 갖는 특징 중에 파격적인 태도는 格外라고 할 수 있다.

格外야말로 일상성을 깨뜨리고 새로운 깨달음으로 이끄는 破格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깨달음의 세계는 바로 우리의 平常心을 떠나 달리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일상언어를 떠나서 달리 본질을 들어내 줄 수 없기에 철저히 일상적 차원으로 돌아가기를

가르치는 선의 태도에서 잘 알 수 있듯이 平常心 바로 그 자체인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바로 禪․詩 一如의 경지로까지 나아가 있음을 살펴보고자 한다.

 

일곱째 장에서는 후대 寒山詩가 어떻게 受容되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中國 뿐 아니라 韓國, 日本, 美國에 이르기까지 寒山은 이미 대중성을 획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에 있어서 禪家에서 寒山詩가 어떻게 전승되어 왔으며

詩僧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아울러 韓國과 日本과 美國에서 寒山詩가 어떻게 읽혀왔고 수용되어 왔는지를 알아보겠다.

그리고 禪과 그림의 만남의 장이라 할 수 있는 禪畵로서

변형된 寒山 拾得圖를 살펴보고 結論을 맺을 것이다.

 

모든 학문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佛敎學 특히 佛敎文學에 있어서도

硏究方法論의 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 이런 점에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있는 입장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본 논문에서는 문헌분석을 통한 사상의 해석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寒山詩의 세계를 분석하여 해석해 보고져 한다.

 

인간의 언어에 대한 이해는 무한히 열려 있는 것이고 이러한 언어에 대한

열려 있는 존재로서 解釋學의 方法論은 접근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3. 硏究資料

 

학문 硏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資料이다.

정확하고 풍부한 자료를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느냐가 좋은 논문을 쓰는 관건이 된다고 본다.

硏究資料는 일차자료와 이차자료로 나누어 볼 수 있다.

 

寒山詩에 있어 일차자료는 <寒山子詩集>의 板本이라 할 수 있을 것이고

이차자료는 이제까지의 寒山詩에 대한 硏究성과와

그 밖에 여러 분야의 보조적 硏究資料라고 할 수 있다.

우선 판본부터 살펴보자.

 

1) 板本의 問題

 

고전에 관한 硏究에서는 판본에 대한 硏究는 매우 중요하다.

寒山詩에 있어서도 宋代 이후 많은 板本이 전해지고 있다.

최근 寒山詩의 板本硏究로 論文이 나와서 이 방면의 다양하게

흩어졌던 硏究들이 하나로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 있다.

 

위 논문에 따르면 판본은 크게 여섯 계통으로 나눠진다.

첫째는 당대간본唐代刊本 계통

둘째는 송각본宋刻本 계통

셋째는 오명춘본吳明春本 계통

 

넷째는 곽댁지포본郭宅紙鋪本 계통

다섯째는 보우본寶祐本 계통

여섯째는 국청선사본國淸禪寺本 계통

 

위와 같이 여섯 계통 중에 본 논문의 저본으로 삼고 있는

奉恩寺本은 郭宅紙鋪本 계통이다.

 

奉恩寺本은 우리나라에서 판각 된 것으로

郭宅紙鋪本 계통에 속하며 高麗信女本과 같은 계통이다.

이는 또한 사부총간영옥봉본四部叢刊影玉峰本과도 같은 계통이기도 하다.

 

初刊은 宋 成宗 元貞 2年(1296)에 간행되었다.

국내에 번역되어 소개된 <寒山詩>도 奉恩寺本에 의한 것이다.

 

奉恩寺 판본의 체제는 머리에 閭丘胤의 寒山子詩集序가 있고

寒山子詩와 豊干詩와 拾得詩를 함께 싣고 있으며

책 뒤에 사문 南志의 天台國淸禪寺三隱集記가 있고

부록으로 <자수회심화상의한산시慈受懷深和尙擬寒山詩>가 있다.

 

刊記는 咸豊 六年 丙辰 秋 廣州 奉恩寺刊版으로 되어 있다.

刊者는 信女 妙月心이 父 全州李氏와 母 密陽朴氏의 靈嘉를 위해 施主 한 것으로 되어 있으며

현재 東國大學校 및 高麗大學校 도서관에도 귀중본으로 분류되어 소장돼 있다.

 

본래 寒山詩集은 三隱集 또는 三隱詩라는 이름으로

寒山, 拾得, 豊干의 시가 함께 간행되었는데 宋代의 刊本이 가장 오래 되었다.

 

간행 년대가 오래 된 것으로는 서기 1189년 國淸寺의 志南이 간행한 것으로

일본 宮內廳 書陵部에 소장되어 있는 것도 이에 속한다.

이는 뒤에 四部叢刊으로 나와 建德周本이 되었다.

 

다음의 宋本은 明末의 고명한 장서가 毛晋이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영인되어 역시 중국고전 전집 四部叢刊의 後印本이 되었다.

 

또 다음으로는 四部叢刊의 初印本으로 영인되어 元代의 刊本을 1529년에

조선에서 판각한 것을 저본으로 삼고 있으며 원간본은 宋刊本으로 간주된다.

 

여기에 1130년에 慈受懷深이 한산시를 모방하여 지은 시 148수가 付刻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봉은사본과 일치한다.

판본마다 시의 배열이 다르고 약간의 자구의 출입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본 논문은 奉恩寺 板本에 의거하여 硏究하였고 시에 제목이 없는 관계로 편의상

시에 번호를 단 것은 金達鎭 역 <寒山詩>(세계사,1991)에 따랐음을 밝힌다.

 

2) 旣存의 硏究 成果

 

寒山詩에 대한 근대적인 硏究의 길을 연 사람은 다름 아닌 호적胡適이다.

그는 근대적인 文獻學의 방법으로 寒山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寒山의 생애에 대하여 이제까지 유일한 자료로 내려오는 寒山詩集 서문의 작자로 알려진

閭丘胤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문헌학적인 관점에서 사실성의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다.

 

胡適에 의하여 근대적인 寒山의 硏究는 막이 올랐다고 할 수 있다.

胡適은 근대적인 학문에 대한 눈을 일찍 뜬 사람으로 그의 문헌학적으로

역사에 대한 事實的 접근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胡適 이후 비교적 다수의 寒山에 대한 논문과 저술들이 中國, 韓國, 日本에서 나왔지만

대부분이 문헌학적 혹은 역사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거나

中國文學의 입장에서 硏究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의 硏究를 살펴보면 우선 胡適의 <白話文學史>를 들 수 있다.

이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중국의 口語文學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한 역저로 여기서 그는

寒山의 神話的인 부분을 비판하고 역사적인 사실의 문제를 제기하였으며

또한 왕범지王梵志의 시를 최초로 역사위에 떠 올리고 寒山과의 관계를 거론하기도 하였다.

 

그의 硏究에 힘입어 그 후 여러 사람의 硏究가 나왔으니 전목錢穆의 <독한산시讀寒山詩>

조자번趙滋蕃의 <寒山的 時代精神> 황박인黃博仁의 <한산급기시寒山及其詩>

진혜검陳慧劍의 <寒山子 硏究> 등에 의해 寒山의 硏究는 많은 진전을 보았다.

 

學位論文으로도 몇 편의 논문이 나와 있다.

韓國에서는 硏究論文으로 몇 편이 나와 있으며 또 몇 편의 碩士論文도 나와 있다.

 

일본의 경우는 寒山詩의 번역과 비평이 많이 이루어져 있다.

그 중에서 괄목할만한 것으로 입시의고入矢義高의 硏究성과를 들 수 있다.

 

그는 중국 고대의 俗語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서 禪學의 俗語에

대한 해설은 매우 뛰어나고 정확한 것으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이 밖에 미국에서도 박사학위 논문이 나와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寒山詩는 주로 역사적인 관점에 의한

사실적 硏究와 文學的 입장에서 이루어져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寒山詩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이에 그치지 않고 그가 가장 깊이 몸 담았던

禪에 대한 硏究와 함께 이루어져야만 온전하게 다 파악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禪文學的 입장의 硏究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人間에 대한 理解의 길은 무한히 열려 있는 것이고

이러한 점에서 해석의 통로 또한 항상 열려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이해라는 측면에서 寒山詩의 세계는 새롭게 조명 되어야 할 줄 안다.

 

이같이 佛敎文學으로서의 禪文學적 입장을 통하여

한산시의 세계를 새롭게 평가하고 이해하고자 함이

본 논문의 지향하는 바라고 하겠다.

/2016-08-11